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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아로 자란 코끼리의 분노
박이문 지음 / 미다스북스 / 2010년 12월
평점 :
품절
[서평]고아로 자란 코끼리의 분노
시를 잘 알지는 못 한다. 사실 학창시절만 해도 시를 참 따분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시인은 두꺼운 뿔태를 쓰고 세상과 단절된 사람. 세상을 포기한 사람처럼 그런 느낌이 사람이고 생각했다. 그런 사람이나 시를 쓰고 읽는다고.. 참 어이없는 편견을 갖었던 것 같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인생의 쓴맛들을 맛보면서 내가 시를 좋아하며 즐기며 또 쓰게 될줄은 몰랐다. 어느날 우연히 읽었던 시집을 보면서 내 가슴을 이 시가 이렇게 위로 할 줄 몰랐다.. 시는 그냥 일상의 고백이다. 시는 어려운것도 심오한것도 아니오 시는 그저 삶의 고백이다.
그때부터 나는 시를 어렵게도 나와 전혀 다른 세계의 것이라고도 느끼지 않는다. 시는 스타벅스 커피를 마시고 도시의 화려한 거리를 걷는 유행을 따라 사는 사람도 읽는 그리고 쓰는 그런 것이었다.
참 좋은 또 하나의 시집을 만났다. 그 책이 이 책이다.
고아로 자란 코끼리의 분노
이 책은 박이문 작가가 쓴 시집으로 그는 21세기 한국의 대표적인 철학적 지성이자 당대의 석학이라고 한다. 1930년에 태어나 지금까지 100권에 가까운 철학, 윤리학, 미학, 예술학, 생태학적 저작 및 시집을 출간하였다고 현재는 포항공대와 시몬스대학 명예교수로 재직중이라고 한다. 인생의 마지막을 시인으로 살고자 시창작에 몰두하고 있다고...
시집의 내용을 잠깐 보자면 책 제목인 시다.
고아로 자란 코끼리의 분노
인도의 밀렵꾼들이 상아를 팔아 돈을 벌려고 어미 코끼리들을 마구 죽였다 아프리카의 가난한 사람들이 밭을 만들려고 코끼리들의 거처인 숲에 침입해서 나무를 베고, 숲을 밭으로 바꾸어 코끼리들은 생존의 터전을 잃었다
어미 아비를 잃어 고아가 된 새끼 코끼리들은 먹을 것을 구하러 숲에서 마을로 나왔다 그들은 시골 마을에 몰려와 보이는 대로 뒤져 먹고, 닥치는 대로 길고 힘센 코로 들이받고 부순다 동네 사람들에게 아비 어미를 잃은 어린 코끼리들은 분노와 원한, 복수심에 차 있다
분노에 찬 어린 코끼리들은 물건, 동물, 사람도, 집도, 먹을 것도, 먹지 못할 것도, 그리고 또 그들의 사육사들까지도 코로 올려 높이 공중에 던지고, 땅에 떨어지면 바윗돌 같은 발로 밟아 죽인다 부모의 따뜻한 보호, 사랑도 없이 자란 분노 때문이란다 아비 어미의 가정교육도 없이 자란 정신적 상처 때문이란다 사람들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잘 살려고, 아니 그냥 생존하기 위해서 우리들은 코끼리를 죽인다 사람들은 정력에 좋다는 소문을 듣고 코뿔소를 사냥한다 사람들은 재미로 동물을 죽이는 스포츠를 즐긴다 생명을 죽임으로 삶의 환희를 느낀다 인간은 정신병에 걸렸고, 고아 코끼리들은 분노한다
코끼리, 코뿔소를 쏘는 밀렵꾼을 쏴라
재미로 사냥하는 사냥꾼을 사냥하라
생명의 이름으로, 인간의 이름으로!
예술이라는 것이 그렇듯 뭐 대단한 것을 느낄 필요는 없다. 국어수업에 답을 내는 것도 아니고 그저 느낀대로 이 시가 내게 주는 그 느낌대로 그냥 느끼면 된다. 평론가의 평론도 무시하고 시의 저자가 느꼈던것도 그냥 참조정도만 하면된다. 그냥 즐려라 내 상황에 따라서 시가 느끼게 해주는 그것에 그냥 집중하면 된다.
글쎄 그 방법이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난 예술을 그렇게 즐긴다. 그림도 음악도 시도 소설도 연극도.. 그렇게 하면 그것은 나만의 예술이 되어서 내 삶에 녹아들어 나를 위로하고 나와 대화하고 나를 북돋아주고 나를 행복하게 해준다.
좋은 시집을 만나서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