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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보완심 緩步緩心 - 느리지만 꾸준한 걸음으로 느리지만 따뜻한 마음으로
김경집 지음 / 나무수 / 2010년 7월
평점 :
품절
일상에 이리 저리 부딪히며 지친 마음을 달래고 싶은 마음과 완보완심이란 글에서 오는 편안함때문에 선택한 책이다.
한걸음 뒤에서 느린 호흡을 생각했다.
물론 그런 면도 있긴 했지만, 따뜻하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주로 전하려 했던 책인 것 같다.
내용 하나 하나는 좋은 얘기고 몇 개의 애피소드는 눈시울을 적시기도 했다.
나를 뒤돌아 보게 하기도 하고,,
大器免成((대기면성) 흔히 알고 있는 대기만성이 아닌 대기면성이다. '진정 커다란 그릇에 완성됨이란 없다'라는 의미로 대기만성보다 훨씬 큰 뜻을 품고 있다. 관포지교의 포숙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흔히 생각하는 우정이란 의리로 이야기 될 수 있는 서로가 서로를 위하는 것이다. 하지만 포숙아와 관포의 관계를 '우정'이라고 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일단 겉으로 보기엔 포숙아의 일방적인 희생(?)이 있을 뿐인데 말이다. 그래도 늘 포숙아는 관포를 위한다. 제3자 입장에서는 포숙아의 인품에 놀랄 뿐이지만 막상 내가 할 수 있으련지.. 결국 내가 항상 손해보면서도 손해보고 있지 않다고 생각해야 하는데 가능할까?
孤掌難鳴(고장난명) 흔히 초등학교 때 두팀으로 나누어 상대의 깃발의 뺏어야 이기는 기마전을 합니다. 그런데 이 기마전이라는 게 협동심을 끌어 낼지는 몰라도 상대의 몫을 빼앗아야 이긴다는 남을 쓰러뜨려야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어떻게 보면 무서운 내용을 가르치고 있었다네요. 같이 함께 앞으로 나가는 것이 아닌 나만 살아날겠다는 무한경쟁~ 학교에서도 사무실에서도 어디에서도 남을 이겨보겠다는 이기심이 어쩌면 이런 작은 교육 과정 하나하나가 모아 진것은 아닌지,,,
無用之用(무용지용) 무용지물이 아닌 무용지용, 쓸모 없도 다 쓰임새가 있다는 우리같은 범인들을 위한 말이다. 그럴 때가 있다. 문뜩 어딘가 떠나고 싶을 때 불쑥 전화를 걸고 싶을 때, 너무 친한 사람은 그들의 사정을 뻔히 알기때문에 함부로 전화를 할 수 없을 때 그 때 맘편하게 찾을 수 있는 사람. 그런 사람이 있다는 건 큰 선물일 것이다. 저자처럼 가을의 한뎃부엌이나 겨울의 군불처럼 평소에는 전혀 쓸모가 없다가도 때가 되면 요긴하게 쓰일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이 부럽다.
사자성어를 사용한 이유로 글자 하나하나를 생각하면서 그 뜻을 곱씹어 보란 이유가 아니였을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