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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일회 一期一會
법정(法頂) 지음 / 문학의숲 / 2009년 5월
평점 :
절판
일기일회, 법정, 문학의숲
삶 그 자체가 되면 불행과 행복의 분별이 사라진다 15
[나]강팀장님과 ˝왜 부모님은 부지런한가˝에 대해 대화한 바 있다. 결론은 ˝부모님은 부지런한 게 삶 그 자체이나, 우리는 부지런함을 목표로 살아가기에 부모님 만큼 부지런해질 수 없다˝는 것
깨어있어야 합니다 ... 그때그때 스스로 물어서 어떤 의지를 가지고 가야 합니다. 그래야 자기 삶이 개선됩니다 22
나. 내 자신에게 ˝... 야. 이게 과연 맞나˝하고서 자문하는 일을 잊고 살아왔다
절이 있기 전에 먼저 수행이 있었습니다 22
자기 자신을 의지하고 진리에 의지하라 23
저는 지금까지 이런 표현[나.‘전광석화’라는 표현]을 관념으로만 듣고 그 실체를 절감하지는 못했었습니다 26
지금이 어떤 때입니까? 경제적으로 가장 어려워서 정말로 못살겠다는 때 아닙니까 ... 세상이 나아질 때까지 적어도 이 도량에서만이라도 불사가 중단되어야 합니다. 29
추울 때는 추워야 하고, 더울 때는 더워야 합니다. 32
[나]일관적으로 산다는 것에 대한 고민
추울 때는 그대 자신이 추위가 되고, 더울 때는 그대 자신이 더위가 되라. 33
[나]환경에 동화되는 것에 대한 고민
번뇌 밖에 따로 깨달음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 그 둘은 동전의 앞면과 뒷면의 관계입니다. 34
[나]나는 항상 좋은 것 3, 나쁜 것 7이라는 말을 상투적으로 사용해왔는데 이제는 동전의 양면이라고 표현하는 편이 좋겠다
이 세상이 어떤 세상입니까? 극락도 아니고 지옥도 아닙니다. 참고 견뎌 나가야 하는 사바세계입니다. 39
[나]그렇다면 인내란 속세를 살아가는 마음의 상태를 의미할 것이다
자주 나는 새는 그물에 걸리는 재앙이 있다 41
맑은복 여덟가지-장혼
태평시대에 태어난 것, 서울에 사는 것, 선비라는 신분을 가진 것, 문자를 대충 이해하는 것, 산수가 아름다운 곳 하나를 차지한 것, 꽃과 나무 천여 그루를 가진 것, 마음에 맞는 벗을 얻는 것, 좋은 책을 소장한 것 45
혼자 사는 사람들은 자칫하면 신경질을 부리고 딱딱하게 굳어지기 쉽습니다. 제가 굳어지려고 할 때 삶에 탄력을 주는 음악이 있습니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곳이라서 건전지를 사용하는 조그마한 소리통에서 음악을 듣곤 합니다 47
[나]스님이 음악을 듣는다니... 나는 무슨 새소리나 바람소리를 듣는다는 말을 할 줄 알았는데...
강과 산은 본래 주인이 따로 없습니다. 그것을 보고 느끼면서 즐길 줄 아는 사람만이 바로 강과 산의 주인이 됩니다. 49
[나]법정스님이 그런 의도로 이런 말씀을 한 건 아니겠으나, 나는 이 법문에서, 어떤 것에 대한 주인이 되고자 한다면 그 어떤 것이 최대한 그 어떤 것 그 자체가 될 수 있도록 let it be 하여야지 지배하려해서는 안된다 는 것을 깨달음
함께 어울려 흐름을 이루는 삶의 대열에서 자기 감정대로 이탈하는 것은 결코 명예스러운 일이 아닙니다 50
우리들이 보고 듣고 말하고 생각하고 생동하는 것은 곧 업이 됩니다. 우리 마음속에 그와 같은 씨앗이 뿌려지는 것입니다. 그 씨앗이 어떤 상황을 만나면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를 낳습니다. 51
[나]인과
한때의 극단적인 충동으로 멀쩡한 차를 버리게 되면 새 차는 전에 탔던 차만 못하게 됩니다. 53
이 삶을 당연하게 생각하지 마십시오. 모든 것이 일기일회, 한번의 기회, 한번의 만남입니다. 54
하루 일하지 않으면 하루 먹지 않는다 55
[나]할아버지께서 “일하지 않는자 먹지도 마라”고 하셨는데...
모든 것을 알고자 하는 이는 어떤 지식에도 매이지 않아야 한다. 모든 것을 소유하고자 하는 이는 어떤 것도 소유하지 않아야 한다. 모든 것이 되고자 하는 이는 어떤 것도 되지 않아야 한다. 그리고 모든 것을 가지려면 어떤 것도 필요로 함 없이 그것을 가져야 한다 63
불상이나 십자가라는 하나의 형상, 외부에 나타나는 형상을 섬기는 것이 곧 우상입니다. 실상(實相)이 아닌 것은 모두 우상입니다. 하지만 그러한 매개물을 통해 실상을 볼 수 있다면 그 매개물은 단순한 우상이 아니게 됩니다 78
우리가 가족과 친구의 죽음을 슬퍼하는 이유는 다시 만날 수 없는 영원한 이별이기 때문입니다 82
마음, 마음이여, 알 수가 없구나. 너그러울 때는 온 세상을 받아들이다가도 한번 옹졸해지면 바늘 하나 꽂을 자리가 없구나 86
어제는 제가 과식을 했는지 갑자기 속이 답답하고 식은땀이 나서 오늘 여기에 나올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하루 저녁 굶었더니 괜찮아졌습니다. 과식들 하지 마십시오. 특히 저 같은 자취생은 남은 음식을 버리기 아까우니까, 무조건 다 먹어 치우는 바람에 소화가 안 되는 경우가 더러 있습니다 98
[나]미즈노남보쿠의 ‘절제의 성공학’은 오로지 먹는것만을 주제로 한 책인데, 그는 과식이 가장 나쁜 행위라고 한다
... 이와 같이 조주 스님은 어렸을 때부터 번쩍이는 선(禪)기(機), 곧 선의 기틀을 지닌 분이었습니다. 수많은 생 동안 수행을 해왔기 때문일 것입니다. 99
[나]수행은 이번 생의 일만이 아니다
... 이 한 마디에 크게 깨닫습니다 102
[나]깨달은 자들의 수많은 행적을 보면 그들은 대부분 스승의 어느 말 한마디에 “크게 깨닫는” 경우가 많다. 나는 범운스님의 “멈춰라”는 말에 크게 깨달은 바 있는데, 그 후 다시 멈추지 않고 더 빨리 달리게 되어 다 도로아미타불이 되었다
“깨달은 사람은 어떻습니까?”
조주스님이 답합니다.
“참으로 크게 수행한다”
깨닫고 나서야 진짜 수행한다는 말입니다. 깨닫기 전의 수행은 온전한 수행이 아니고, 알고 나서 닦는 수행이야말로 진정한 수행입니다 106
[나]순서가 깨달음 다음에 수행이라고 한다. 수행을 통해서 깨달음을 얻는 것이 아니라는 말인가. 알고 나서야 닦는다는 게 무슨 말인가. 그렇다면 모르는 상태에서는 닦아도 닦는 게 아니란 말인가. 알아도 실천하기 쉽지 않은데 실천의 어려움을 돌려 말한 것인가.
탐욕을 억제하려면 소비를 줄여야 합니다. 소비를 줄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광고에 접근해서는 안됩니다. 116
우리는 이 풍진세상을 살면서 너무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불필요한 말들을 쏟아내며 삽니다. 이 생각 저 생각 하면서 노후를 걱정하고 온갖 근심 걱정을 미리 가불해서 쓰느라 밤잠을 못 이룹니다. 그 결과 사람들이 왜소하고 무기력해져서 인간으로서의 기상을 지니지 못하게 됩니다. 124
[나]왜소해지고 무기력해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논밭에서 생산한 곡식뿐 아니라 벼논에서 말들어 내는 산소가 우리들 건강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 생태적 관리가 안 되기 때문에 사람 살기가 더욱 어려워집니다.
[나]농민을 생태적 관리인으로 보고 있다
한 스님이 복권에 당첨되었습니다. 갑자치 찾아온 난데없는 행운에 착실하게 기도를 하던 스님은 어쩔 줄 몰라 하다가 우선 은사스님한테 자동차를 한 대 사 드렸다고 합니다. 얼마 안 있어 자기도 차를 사고, 그때부터 생각이 달라지더니 결국 동네 처녀와 눈이 맞아 결혼까지 했습니다. 그 후 들리는 이야기로 그는 택시 기사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172
깨달음이라는 것은 다른 것이 아니라, 늘 깨어 있는 상태입니다.184
법랍은 수행자의 나이입니다. 수행자에게 있어 진짜 법랍은 수행자로서 깨어 있는 시간의 나이입니다.187
남을 미워하고 싫어하는 생각으로부터 벗어나야 합니다. 그것이 출가입니다.188
모든 것이 넘쳐 나는 세상에서는 투철한 자기질서와 의지가 없으면 그런 것들에 휩쓸리기 쉽습니다.191
버리기는 아깝고 지니기에는 짐이 되는 것들은 내 것이 아닙니다.191
누가 와서 어떤 부탁을 할 때 자기의 역량이 되면 도와줄 수 있겠지만, 그럴 능력이 없고 자기 그릇의 한계를 느낀다면 스스로 자제해야 합니다. 이것은 자기 관리를 통해서만 가능한 일입니다. 자기 관리를 위해서는 인정사정 두지 마십시오. 인정이라는 것은 개인적인 것입니다. 인정과 자비심은 다릅니다. 우리들의 청정한 본성이 자비심입니다. 자비심은 우연히 생겨나지 않습니다. 참선 잘하고 경전 잘 암송한다고 해서 자비심이 생겨나는 것이 아닙니다. 남과의 관계 속에서 자비심이 길러집니다.193
신문세서는 몇억이 있어야 노후 대책을 할 수 있고, 그래야 안심하고 죽을 수 있다는 말들을 합니다. 이런 숫자에 속지 마십시오. 순간에 사는 사람에게는 노후 대책이란 필요하지 않습니다. 삶은 숫자 놀음이 아닙니다.215
과거를 따르지 말고 미래를 기대하지 말라. 한번 지나가 버린 것은 이미 버려진 것, 또한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다. 오늘 할 일을 부지런히 행하라. 누가 내일의 죽음을 알 수 있으랴. 지나가 버린 것을 슬퍼하지 않고 오지 않은 것을 동경하지 않으며 현재를 충실히 살고 있을 때 그의 안색은 생기에 빛난다. 분수 바깥 것을 탐내어 구하고 지나간 과거사를 슬퍼할 때 어리석은 사람은 그 때문에 꺽인 갈대처럼 시든다.217
세상의 모든 행복은 남을 위한 마음에서 오고, 세상의 모든 불행은 이기심에서 온다. 하지만 이런 말이 무슨 소용이 있는가. 어리석은 사람은 여전히 자기 이익에만 매달리고, 지혜로운 사람은 남의 이익에 헌신한다. 그대 스스로 그 차이를 보라.219
깨닫고 나서 행하는 것이 아니라, 행의 결과가 깨달음에 이르게 한다 220
내가 아직 깨닫지 못했는데 어떻게 남을 제도할 수 있는가? 선가에서 흔히 하는 말입니다. 그러나 이런 가설에 속지 마십시오. 그런 생각을 가지면 영원히 깨닫지 못합니다. 그것은 자신만을 생각하는 이기심이 담긴 말에 불과합니다.221
옛날과 달라서 요즘 사람들은 출생부터 자기 집에서 태어나지 않습니다. 집 밖의 병원에 가서 태어납니다. 돌잔치, 생일잔치, 환갑잔치, 칠순, 팔순, 구순잔치 모두 바깥에서 합니다. 죽음까지도 자기 집에서 맞이할 수가 없습니다. 이것이 오늘 우리의 실상입니다.235
우리는 몸에 지나치게 집착합니다. 이 몸이 곧 자신의 실체인 것처럼 착각합니다.240
선방에 다니며 매우 착실하게 정진하는 한 수행자가 화두 대신 수년 전 누군가 자신을 서운하게 했던 맺힌 감정을 품고 있다면, 그는 더 물을 것도 없이 불행한 사람입니다.247
절에서 살다 보면 가끔 경험하는 일입니다. 깊은 잠에 빠져 있을 때 ˝스님!˝하고 부르는 목소리가 잇습니다. 깜짝 놀라 눈을 떠보면 일어날 시간입니다. 나 자신을 지켜보는 어떤 존재가 있다는 말입니다. 그것은 스님들에게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 어떤 존재가 나를 그때그때 일깨웁니다. 그런데 그 삶이 청정해야 그런 메아리가 있습니다. 생활 자체가 흐리고 탁하면 그런 반응이 전혀 없습니다. 그것은 맑음에 대한 울림입니다.251
남의 허물을 보지 말라. 남이 했든 말았든 상관하지 말라. 다만 너 자신이 저지른 허물과 게으름만 보라.287
게으름에 빠지지 말라. 육체의 즐거움을 가까이하지 말라. 게으르지 않고 생각이 깊은 사람은 큰 즐거움을 얻게 되리라.314
우리가 불교를 배운다는 것은 자기 자신을 배우는 일입니다. 자기 자신을 배운다는 것은 자기를 내세우지 않고 잊어버리는 것입니다.321
<장자>외편 ‘天地‘에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한 노인이 밭을 경작하는데, 우물 속으로 내려가서 항아리에 물을 길어다 밭고랑에 붓는 작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힘만 들고 물이 충분하지 못해 일에 진척이 없었습니다. 이 광경을 지켜보던 한 나그네가 말했습니다. ˝노인장, 어째서 양수기를 사용하지 않습니까?˝ 노인의 대답은 이렇습니다. ˝양수기를 이용하면 편리하다는 것을 난들 왜 모르겠소. 그러나 한번 기계에 맛을 들이기 시작하면 그 기계에서 벗어날 수가 없소. 기계가 있으면 그에 따라 기계의 일(고장, 사고)이 있고 또 기계의 일이 있으면 반드시 기계의 마음이 있게 마련이오. 기계가 내 마음속에 들어오면 순박함을 잃게 되오. 순박하지 못하면 정신이 안정을 이루지 못하오. 불안정하면 사람의 도리를 제대로 지킬 수 없소. 그래서 나는 기계의 편리함을 모르는 것이 아니나 스스로 그것을 쓰지 않소.˝329
[나]자동차나,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이나, 에스컬레이터, 엘리베이터, 심지어 자전거까지... 이런 기계를 사용할 때 이런 생각을 한다.
텔레비전 보는 시간도 줄여야 합니다. 귀중한 시간과 전력과 체력을 무가치한 일에 낭비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 앞에서 정신을 빼앗겨 가며 등신처럼 앉아 있는 일상적인 자신을 냉엄하게 주시할 필요가 있습니다.331
아무것도 가져가지 못하고 업만 남아 따라간다.340
소승은 곧이곧대로 따르는 것이고, 대승은 보다 큰일을 위해 규약과 규칙을 범하는 것입니다.366
남을 돕는 일에 어떤 보상이 따른다면, 그 보상이란 곧 내 가슴이 그만큼 따뜻해지는 일일 것입니다.366
오후 11:33 2018-0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