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육아 - 나를 덜어 나를 채우는 삶에 대하여
정지우 지음 / 한겨레출판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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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배려라고는 찾아볼 수는 없는 사회, 치솟는 물가, 외벌이로는 도저히 살기 어려운 재정, 노키즈존이 방대한 사회, 경쟁이 당연한 시대, 육아휴직은 물론 반차도 마음껏 쓰기에 눈치 보이는 회사, 허술한 육아복지, 방과 후 놀이터가 아닌 학원으로 곧장 이동하는 아이들 등 대한민국에서는 아이를 마음껏 키우기에는 어려운 조건들이 참으로 많다. 하지만 작가님께선 육아를 하기에 어려운 조건을 갖춘 대한민국에서 그들이 어떠한 육아 방식으로 자녀를 행복한 아이로 키워낼 수 있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사실 이 책은 작가님의 육아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나는 이 책이 내 아이와 반려자를 사랑하는 방법을 설명하는 책인 것 같다. 결국 사랑이라는 감정이 나를, 내 가족을 살아있게 만드는 존재라는 것이다. 가끔 부부끼리 싸우기도 하고 아이를 꾸짖기도 하지만 이 행동들은 모두 내가 사랑하기에 나올 수 있는 행동이다. 이 사랑이 아이에게 온전히 느껴지도록 부모는 노력한다. 아이는 영원한 존재가 아니고 눈 깜빡할 새에 어느새 어른이 되어있을 것이기에 어제보다 오늘 더 아이에게 사랑을 준다. 아이는 생각보다 빠르게 부모로부터 독립하여 자신만의 세상에서 자신의 삶을 꾸릴 아이에게 더 많은 사랑을 주지 못해 후회하고 싶지 않은 부모는 없을 것이다.
작가님께서는 아이와의 행복한 순간과 힘들었던 순간이 분명하게 등장한다. 하지만 이 힘들었던 순간에도 아이에 관한 사랑은 멈추지 않는다. 미래가 불안해도, 육아와 학업에 치여 제대로 된 삶을 살기가 힘들어도 그는 아이와 함께 절망에 빠지려 하지 않는다. 그래서 아이가 행복한 나날을 보낼 수 있었지 않았을까. 작가님의 사랑을 보고 있노라면 부모에게 사랑을 받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느낄 수 있다.

책에 ‘노키즈존’에 관한 이야기가 등장한다. 개인적으로 나는 노키즈존을 보면 다양한 생각이 든다.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 끼치고 말썽 부리는 아이들을 보면 노키즈존이 생긴 것에 이해가 되는 한편, 소수의 피해 끼치는 아이들로 인해 아이는 이럴 것이라는 프레임을 만들어 아이들의 자유를 빼앗는 것 같아 안쓰러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것은 아이의 잘못이 아닌 아이들을 제대로 돌보지 않는 부모들의 잘못이라는 것이다. 아이가 어려서 이럴 수도 있다는 생각, 무조건적으로 아이의 잘못이 아니라고 말하는 부모 등 피해 끼치는 행동들이 때묻지 않은 아이들의 행복에 해를 가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아이를 사랑하는 세상이 다시 돌아오길 바랄 뿐이다. 과연 그런 기적이 다시 찾아올 수 있을까 궁금해진다.
솔직히 나는 아이를 좋아하지만 아이를 낳고 싶다는 생각은 없는 사람으로서 작가님의 말씀이 모두 와닿지는 않았다. 아무래도 자녀가 있는 사람과 자녀가 없는 사람의 감정과 상황 등 다양한 것들에 차이가 존재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작가님의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은 내게도 완전히 느껴졌다. 오직 아이만을 위한 사랑이 아닌 모든 존재를 사랑하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는 것 같았다. 나도 누군가에게 사랑을 나눠주고 싶어질 느껴질 정도였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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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도
최진영 지음 / 한겨레출판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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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도>를 읽으면서 정말 많은 생각이 들었다. <원도>는 그 누구에게도 사랑받지 못하고 산 인간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원도는 쉽게 울지 않는다. 더 자세하게 말하자면, 누군가 앞에서 울지 않는다. 그 누구도 자신을 위로해 주지 않을까봐 쉽게 울지 않는다. 원도는 어려서부터 지금까지 불안과 긴장 속에서 살았다.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부모님과 자신을 새로운 사람으로 바꾸고자 한 여자친구,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아내를 포함해서 원도는 사랑이란 감정을 모르는 아이이다. 사랑을 받은 적이 없다 보니 사랑을 주는 방법조차 모른다. 그래서 그는 삶을 살아야 하는 이유를 찾지 못했다. 그는 죽고 싶지도, 그렇다고 살고 싶지도 않은 아이이다. 사실 원도는 누구보다 살고 싶은 아이가 아니었을까?

살아있는 이유가 아닌 자신이 죽지 않은 이유를 찾고자 안간힘을 쓰는 원도를 보면서 가슴이 아프다. 자신의 불행하고 어긋난 삶의 답을 찾으려는 원도의 노력에 독자인 나도 도움을 주고 싶어질 정도이다. 과연 원도는 자신이 줄곧 생각했던 질문의 답을 찾을 수 있을까? 결국 원도는 삶의 답을 얻었다. 자신이 죽지 않을 이유를 알게 되었다. 앞으로 원도의 삶에 불행이 닥쳐올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는 더 이상 자신에게 닥쳐오는 불행에 바로 죽음을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그가 살아야 하는 이유를 계속 복기하며 살아갈 것이고 자신이 절망에 빠뜨린 사람들을 생각하며 결국 모든 불행은 주변 사람들의 잘못만은 아니었음을 기억하며 살아갈 것이다.
이 책은 나에게 매우 고된 책이었다. 원도에게 깊이 몰입해서 였을까. 원도의 불행을 보면서 왜 주변 사람들은 원도를 죽이지 못해 안달 났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생각보다 엄청 짧은 소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장편소설을 읽은 것처럼 읽는 내내 내 마음이 피폐해졌다. 원도가 해답을 꼭 찾길 바랐고 무엇보다도 어머니가 원도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하길 바랐다. 왜 원도는 누군가에게도, 심지어 부모에게조차도 사랑받을 수 없는 존재로 살아가야 했을까? 늘 사랑을 한 번도 받아보지 못한 자의 이야기를 듣는 것은 힘들다.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을 갈구하는 원도의 모습이 안쓰럽다. 가슴이 절절 해지는 소설이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원도는 자신이 죽어야 하는지 사람들에게 묻는다. 그는 자신이 죽어야 하는 이유를 나열한다. 사실 그는 죽고 싶지 않았던 것이 아닐까? 과연 원도는 결말에 이르러서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원도는 무엇을 하고 싶었었을까? 원도의 속마음이 궁금해진다. 난 원도가 그저 사랑을 받고 싶었던 아이였던 것 같다.
역시 최진영 작가의 작품은 하나하나 다 읽어봐야 한다. 최진영 작가의 세계를 이해할 수 있는 책이라서 최진영 작가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봐야 한다. 사실 이 책은 <나는 왜 죽지 않았는가>의 개정판이다. 지금의 제목도, 초판의 제목도 모두 원도를 가리키고 원도의 질문의 답을 찾고자 하는 열망이 느껴진다. 죽음을 생각하고 있는 자들, 모든 불행을 주변의 탓으로 돌리는 자들이라면 이 책은 꼭 읽어봐야 한다. 결국 삶의 답을 찾은 원도를 보며 자신도 삶의 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암흑의 끝을 달리고 있던 원도도 답을 찾았으니 우리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원도 #나는왜죽지않았는가 #최진영 #최진영작가 #한겨레출판 #하니포터 #하니포터8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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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 이야기 - 몸의 중심에서 우리를 기쁘게도 슬프게도 하는 존재에 관하여
리어 해저드 지음, 김명주 옮김 / 김영사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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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책을 읽게 된 이유는 간단하다. 바로 내가 여성이기 때문이다. 나의 자궁에 관해 더 잘 알고 싶어서 이 책을 읽을 수밖에 없었다. 여성이라면 자신의 자궁에 무엇보다 큰 관심을 가지지 않는가? 그래서 이 책은 여성의 자궁에서 발생하는 모든 이야기를 담고 있다. 생리, 임신은 물론 제왕절개, 폐경, 자궁정제술, 수정 등 여성들에게 필요한 자궁의 역사, 과학, 문화를 만날 수 있다.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렇게 사람들이 자궁에 관해 많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몰랐다. 특히 생리에 관한 부분을 보며 놀랐다. 생리를 선택이라 생각하는 여성들이 있는 반면, 생리는 여성이 발달하는데 필요한 부분이라 생각하는 여성도 존재했다. 그들의 상반된 입장을 듣고 있노라면, 나는 과연 생리를 어떻게 바라봤는지 다시 생각해 보게 만든다. 사실 나는 생리통이 심한 사람으로서 생리를 한다는 것 자체가 무서움이자 스트레스다. 그래서 가끔은 생리를 그만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래서 생리는 선택이라는 입장의 여성들의 주장을 들으면서 어느 정도 공감이 되었다. 하지만 반대 입장의 주장을 듣고 나니 내가 여성으로서 생활하는데 필요한 존재가 생리이고 생리는 정신적, 육체적 편안함이라 함부로 생리를 중단하기는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여성으로서 건강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생리가 꼭 필요한 존재이다. 상반된 입장을 듣고 있으니 결코 어느 한쪽으로 내 입장을 치우치기에는 매우 힘들다는 생각이 들면서 자궁에 관한 더 많은 지식과 이야기가 듣고 싶어졌다.

우리는 왜 생리를 ‘그날’이라 부르며 생리라는 단어를 입 밖으로 내뱉지 않았을까? 왜 생리할 때 생리대를 늘 숨기면서 화장실을 갔을까? 왜 사람들 앞에서 생리하는 것을 부끄럽게 여겼을까? 여성이라면 당연하게 경험하는 생리를 우리는 왜 부끄럽다고 생각하게 되었을까. 그저 우리는 여성으로서 성인이 되어가는 과정에서 필요한 과정인데…, 생리를 부정적인 존재로 여기는 사회가 만들어 놓은 편견에 그저 안타까운 생각만이 든다.
‘생리혈’보다 ‘정액’에 대한 결과가 훨씬 더 많은 사회에, 과학과 세계가 남성의 몸에 불균형적으로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증거에 씁쓸한 마음이 드는 건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여성의 몸에 관한 연구는 돈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관심조차 갖지 않고, 여성의 몸에서 나오는 혈을 더럽다고 생각하는 사회는 연구비를 지원하는 부분에서조차 불평등하다. 세계 인구의 절반이 자궁을 가지고 태어나며 우리 모두는 자궁 안에서 인생이 시작한다는 점을 잊고 있는 그들에게 소리쳐 외치고 싶다. 우리는 모두에게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여성의 몸도 소중하다고 외치고 싶다.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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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블루칼라 여자 - 힘 좀 쓰는 언니들의 남초 직군 생존기
박정연 지음, 황지현 사진 / 한겨레출판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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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블루칼라 여자>는 남초직군에 종사하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화물차 기사, 목수, 주택 수리 기사 등 남성들만 가능할 것 같았던 직군에서 각종 차별과 어려움을 이겨내고 멋진 삶을 살고 있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이 책에서 자주 등장하는 말은 “여자가 집에서 살림이나 하지. 뭣하러 나와서 일을 해!”, “저를 반장이 아닌 누님, 아줌마라고 불러요.”, “여자가 제대로 일할 수나 있겠어!” 등등 각종 성차별적인 발언들이 난무한다. 그뿐만 아니라 여자가 아니어도 들으면 누구나 수치심을 느낄만한 발언들이 등장한다. 그 말들을 들을 수밖에 없었던 그녀들을 보면서 분노가 차오르고 한숨이 저절로 나온다. 그녀들은 단지 재정상황에 보탬이 되기 위해서, 우리 가족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일에 뛰어든 것을 사람들은 고정관념과 차별의 시선으로 바라본다. 성차별적인 언어뿐만 아니라 임금, 직급 승진, 여자 화장실 등 다양한 부분에서 문제점이 존재한다. 이 문제들은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부족하고 문제이다. 남성과 여성이 평등하게 대우받을 수 있는 날은 언제쯤 될까 궁금해지는 날이다.

하지만 그녀들은 강했다. 온갖 차별들로부터 주눅 들기보다는 이 상황에 굴하지 않고 자신이 맡은 일을 열심히 한다. 그래서 그녀들은 그 분야의 달인이 되어가고 누구도 그녀들을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대단한 사람이 되었다. 그녀들은 공통적으로 말한다. “누군가의 불쾌한 시선과 말들로 주눅 들기보다는 당당하게 일했으면 좋겠다. 주저하지 말고 계속 도전해 보자. 여성들이 계속 배웠으면 좋겠다. 당신들은 지금 엄청 멋있는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 좋겠다.” 그녀들의 응원의 말을 듣고 있노라면 나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내가 하고 싶은 일에 마음껏 도전해 보자는 마음가짐이 생긴다. 누구도 무시당하고 비난받을 자격이 없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사람들의 시선 따위는 무시하고 오직 나만을 믿으며 내 길을 걷자. 그것이 우리가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이다.
여성 노동자를 ‘여성’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닌 ‘동료’로 바라보는 세상이 오길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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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오래 산다 - 30년 문학전문기자 생애 첫 비평에세이
최재봉 지음 / 한겨레출판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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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오래 산다>는 마치 문학의 역사를 읽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책이다. 정말 얼마나 작가님께서 세밀하게 취재하셨는지 느껴질 정도이다. 그만큼 책에서 사랑이 가득 느껴진다.

문학 전문기자로서 일한 지 벌써 30년, 그가 그동안 얼마나 다양한 문학가들을 만났는지 알 수 있는 책이다. 그가 얼마나 문학을 사랑했는지, 이 책에 그 사랑이 열정적이고 성실하게 쓰여 있으므로 책을 좋아하는 사람인 나도 진지하게 이 책을 임하게 된다. 정말 이 책이 존재하기에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여전히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존재하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 이 문학을 같이 공유하려 부단히 노력하는 이의 이야기를 듣는 것은 참으로 아름답다.
정말 많은 작가가 이 책에 등장한다. 내가 태어나기도 전부터 작가 생활을 해왔던 작가님부터 내가 사랑하는 작가님들까지 모든 작가님들을 알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것 또한 하나의 배움이라 여겨 작가님들의 이야기를 읽고 싶어진다.

문학의 가장 아름다운 점은 작가의 마음과 감정이 글로 사람들에게 전해진다는 점이다. 그것도 영원히 과거부터 현재를 거쳐 미래의 세대까지 전해지고 전해져 기록되고 기억된다. 그 점이 다른 예술과는 다르게 아름답고 매력적이다. 그 당시 작가가 무엇에 관심을 가졌고 이 책을 통해 무엇을 말하고자 하였고 사람들이 무엇을 기억했으면 하는지 고작 책 한 권으로 사람들에게 전달한다. 사람이 손 하나로 가볍게 들 수 있는 책이 우리에게 너무나 많은 지혜와 경험을 가져다준다. 그래서 문학이란 존재가 아름답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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