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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개하는 날들 - 취향을 엮어 좋아하는 것을 만드는 일
박은영 지음 / 시공사 / 2024년 6월
평점 :
뜨개하는 날들, 제목부터 참 뜨개로운데다가
취향을 엮어 좋아하는 것을 만드는 일이라니, 표지부터 몽글몽글하는 마음이 든다.
뜨개에 푹 빠진 사람이라면, 모두들 한 번쯤은 이 좋아하는 뜨개로 잘 먹고 잘 살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보았을 것 같다(나를 포함해서). <뜨개하는 날들>은 많은 이들이 꿈꾸는 것처럼 좋아하는 뜨개를 업으로 삼은 뜨개작가 10인의 이야기이다.
이미 알고 있고 팔로우하고 있는 작가님도 있고, 처음 보는 뜨개 브랜드도 있었는데 모두의 공통점은 뜨개에 대한 열정이 가득하다는 것.
한 분 한 분의 이야기가 챕터 별로 실려 있다.
‘내가 뜨개 브랜드를 시작할 때 이런 일이 있었어. 이런 고민이 있었어.’ 하는 삶의 이야기를 듣는 것 같이 술술 읽혀서 금새 그들의 이야기에 빠져 들었다. 읽다 보면 한 챕터가 금방 끝나서 아쉽기도 했다. 아, 이 뒤에는 어떻게 됐을까, 지금은 어떤 작업을 하고 어떻게 지내고 계실까 궁금한 마음에 인스타그램에 계정을 검색해서 팔로우를 하고 피드를 구경했다.
어떻게 뜨개를 시작하고 뜨개 브랜드를 만들게 되었는지, 지금의 브랜드가 성장하기까지 어떤 고민과 어려움이 있었는지 열 분 작가님들의 뜨개 세상이 담겨 있다.
어렸을 때부터 뜨개를 시작해서 직업이 되었다는 작가님도, 대학을 졸업한 후 직업을 고민하다 어떤 계기로 뜨개 브랜드를 만들게 된 작가님. 그리고 뜨개와 전혀 관계 없는 일을 하다가 일과 뜨개를 병행하는 시간들을 거쳐 브랜드를 키운 작가님도 있다.
누군가에게는 단순해 보이는 결과물이 세상에 나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민이 있었는지, 각 브랜드의 인기 포인트와 시그니처 아이템을 만들기까지의 과정 이야기를 듣는 것이 참 흥미롭다.
코로나 이후 집콕 취미로 뜨개가 떠오르면서 몇 년 사이에 뜨개 시장이 몰라보게 커졌다.
뜨개를 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뜨개 세대의 범위도 넓어졌다. 예전에는 해외 사이트에서 영어 도안을 구입하고 일본어로 된 뜨개 패턴북을 사서 핸드폰 번역기로 알음알음 떠야 했었는데 이제 손쉽게 한국어로 된 도안을 구입해서 편하게 뜰 수 있고, 해외 유명 작가의 책도 한국어로 번역되어 나온다. 젊은 뜨개 작가가 특히 정말 많아졌고, 뜨개 도안 플랫폼에는 한국인들의 패션 취향이 찰떡같이 녹아있는 뜨개옷 디자인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뜨개 시장이 커지는 만큼 내 뜨개 라이프도 풍족해지고 있으니 반갑고 즐거운 변화가 아닐 수 없다. 그 변화의 중심에 뜨개 작가님들의 노력이 있었을 테니, 얼마나 멋진 분들인지!
좋아하는 것을 업으로 삼기란 상당히 많은 용기와 준비가 필요한 일이다. 지금의 직업으로 먹고 산지 10년이 넘어가니 더 그렇다.
일하다 힘들 때, 내면에서 깊은 빡침이 올라올 때 다 때려쳐!!! 외치고는 좋아하는 일을 시작하는 꿈을 꾸기는 하지만 ㅋㅋㅋ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완전히 접지는 않는다. 언젠가 내 작은 재주로, 내가 좋아하는 것을 시작해볼 수 있기를🤭 그 때 이 책 속 작가님들의 이야기가 또 생각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