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들의 엄격함

천사들의 엄격함 - 보르헤스, 하이젠베르크, 칸트 그리고 실재의 궁극적 본질
윌리엄 에긴턴 지음, 김한영 옮김 / 까치 / 2025년 1월

'실재'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시간, 공간, 관계로부터 파생되는 현상을 우리 스스로 공감하는것일까? 아니면 실체적으로 존재하는 것으로부터 인간의 5가지 감각으로 느껴지는 것을 정의한 것일까? 결론을 만들어 내기 어려운 이야기이다.

이러한 이야기를 치열하게 역사속에 살아온 세 천재의 삶을 통해 풀어놓은 책이다. 시인이자 소설가인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사랑과 이별을 통해 스스로의 자아를 찾아가는 여정을 보여 준다. 물리학자인 베르너 하이젠베르크, 불확정성의 원리를 고찰하고 체계화한 과학자이다. 근래 핫이슈인 양자역학을 주장한 분이다. 그리고 계몽주의 철학자인 칸트, 치열하게 사유하고 그 결과로 쓰여진 <순수 이성 비판>은 과히 계몽주의의 정수라 할 것이다.

이들이 엮어낸 '실재'라는 의미를 따라가 보며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스스로와 비교해 보면 어떨까?

사전 지식 없이 책을 읽어 나간다면 현란하지만 익숙하지 않은 말투 그리고 문학, 과학, 철학에 펼쳐진 이야기들의 산만함이 느껴질 가능성이 크다. 필자 역시 그러했기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을 보다 간결하게 정리해준 '서론, 그것은 어디로 갔을까?'는 책을 읽으며 집중해야 할 사항, 서로간의 인과 관계에 대해서 간결하게 설명해 주고 있다. 내용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책은 4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진다. 각 장은 이율배반적인 내용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 공간과 시간은 무한정 나뉠수 있을까, 아니면 나윌수 없는 덩어리들로 구성되어 있을까? - 제 1부 시간의 편린위에 서다
• 조건을 초월하는 절대적인 존재가 있을까, 아니면 존재하는 모든 것은 다른 것들에 달려 있고, 다른 것들로 부터 영향을 받을까? - 제2부 신이 아닌 존재
• 우주에는 공간이나 시간의 끝이 있을까, 아니면 시작이나 경계없이 무한히 펼쳐져 있을까? - 제3부 우주에 끝이 있을까?
• 우리는 삶의 길을 자유롭게 선택할까, 아니면 우리의 모든 선택이 우리가 사는 물리적 세계에 의해 결정될까? - 제4부 사유의 심연

상당히 복잡해 보이는 언어의 조합일수도 있지만, 스스로 사유한다면 한가지 한가지의 명제가 우리의 삶과 너무도 깊게 연관되어 있음을 느낄수 있을 것이다. 책은 시간의 순서대로 진행이 되어 지지만 그렇다고 처음부터 읽어나갈 필요는 없다고 본다. 자신의 생각을 확인해 보고 싶은 곳부터 읽어 나간다면 생각의 확장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미 이야기했던 대로 한가지 '서론'은 지나치지 마시기를 추천한다.

책을 읽으며 필자에게 익숙한 '양자역학'에 주목해 본다. '불확정성의 원리'. 과학적인 정의가 어떻게 '실재'라는 현실적인 감각에 접목할수 있을까에 대해서 힌트를 던져준다.

린드버그를 기억하는가? 혼자서 대서양을 횡단해 프랑스 파리에 착륙한 젊은 도전자 말이다. 그가 프랑스 하늘에 모습을 드러낼때, 즉 모두가 관심을 가지게 될때 그는 존재한다. 하지만 대서양을 졸음과 싸우며 생사를 오가는 상황에서 그는 존재했던 것일까? 그의 도착에 환호했던 그 수많은 이들이 그러한 중간 과정에 관심을 주지 않았고 그래서 오롯이 혼자만의 도전을 이어오던 그 시간, 린드버그는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다.

이것이 '불확정성의 원리'가 '실재'라는 존재와 만나는 것이라 이야기 하고 있다.

흥미로운가? 그러면 슈뢰딩거의 고양이, 아인슈타인의 상자, 칸트의 '순수이성비판' 그리고 보르헤르의 세계로 들어가 보시라.

서평단 활동을 통해 까치 출판사의 서포터로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