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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 불신 - 기부금을 둘러싼 불편한 진실
이보인 지음 / 마음연결 / 2024년 5월
평점 :
'기부'라는
말만으로도 왠지 부담감이 든다. 하고자 하는 마음은 있지만 생각만큼 마음에 찰 만큼의 기부를 실천하지
못하고 있는 까닭일 것이다.
연말이 되면 재계에 이름이 높은 분들의 기부가 줄을 잊는다. 부자들은 그럴 수도 있지 하며 스스로 변명의 마음을 가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름 없는 독지가들의 기부를 마주하면 부끄러움이 들고 나만을 생각하며 살아가는 삶이 아닌가 반성이 된다. 이러한
감정이 나만의 감정은 아니리라 생각한다.
나의 선한 마음으로 행해진 기부가 과연 내가 바라는 곳에 낭비 없이 쓰이기를 바라는 마음일 뿐이고, 그렇게
행해졌을 거란 믿음을 가지고 기부하는 행위를 하게 된다.
하지만 책은 이러한 기부의 방법이나 기부가 이루어짐으로써 생겨나는 긍정적인 효과에 대해 논하고 있지는 않다. 오히려 입 밖으로 내는 것이 터부시 되어온 '기부 불신'이라는 주제로 글을 이어가고 있다.
우리가 잠재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기부라는 영역에서 이루어지는 그리고 우리가 잘 모르는 기부에 대한 정보에 대해 보다 선명하게 이해하고
알아감으로써 기부가가 올바른 행위가 되기를 바라며, 책 리뷰를 하고자 한다.
기부 불신의 시발점이라 할 수 있는 두 가지 사건을 소개하고 있다.
첫 번째는 '어금니 아빠 사건'이다. 자신과 딸의 희귀 성 질환을 인터넷을 통해 유포하고 그렇게 모인 12억
원 중 10억을 개인적인 일탈로 사용한 것이었다. 이런 귀결이
이루어진 것은 그가 유포한 내용이 모두 거짓이기에 더욱 경악할 수밖에 없는 것이었다.
두 번째는 '새 희망 씨앗 사건'으로 법인을 설립해 130억을 기부받아 2억을 제외한 금액을 호화 요트파티 등에 사용했다는 사실이 밝혀진 사건이다.
비록 사법처리되어 벌을 받았다고는 하지만 수많은 사람들의 좋은 취지는 한마디로 무색해져버린 것이다. 그들의 개인적인 기부금 유용에 내 스스로 일조를 했다는 자괴감만이 남게 되어 이러한 결과는 향후 이어져야 하는
선한 기부에 너무나도 어두운 기억만을 남겨버린 것이다.
조금 더 우리와 가까이 있는 상황을 생각해 보자. 당신은 기부
페이지에서 불행한 처지에 놓인 사람들의 사연을 접하게 된다. 그러한 사연에 마음이 움직여 소액이 되었든
정기기부가 되었든 선한 마음을 가지고 기부를 시행했다. 그럼 과연 내가 기부한 금액은 의도대로 내가
보내고자 하는 사람에게 전달이 되었을까? 그리고 내가 낸 금액이
100% 전달이 되었을까?
꼭 그렇다고 이야기할 수 없다. 일반적으로 기부 페이지에서 기부를
클릭하면 기부금은 사연에 보였던 그에게 향하는 것이 아니라 단체에서 진행되는 사업 전체로 기부가 시행이 된다. 또한
사용되는 금액도 일반 관리 비용이 제외된 금액이 기부에 적용된다. 그 금액은 대략 10%~20% 사이의 비용이다.
저자는 이러한 금액들에 대해서 상세히 기술하고 있지만 그러한 금액들로 단체별로 이름도 다르고 여러 가지
사정들이 서로 동일하지 않은 관계로 아주 정확하게 산출하기는 어렵다고 한다.
길지 않았지만 기부에 관련된 사회적인 이슈와 우리가 일반적으로 가지고 있는 의문점만 보더라도 투명성이 강조되어야
하는 기부단체의 행위들이 이상하다는 판단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굳이 그들의 회계적인 문제점, 그래야만 하는 당위성들을 문제
삼고 싶지는 않다. 우리 사회에는 도움을 받아야만 하는 약자들이 항시 존재하고 있고 그 한사람 한 사람을
찾아가 도움을 줄 수 없는 상황에서 이러한 사회단체들의 행위에 먼저 감사를 보내고 싶다. 석연치 않음을
이해하고 그에 대한 설명이 보강되기를 바라는 마음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 마음속의 따뜻한 심장이 전하는 메시지를 그러한 이유로 묻지는 말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서평을 마무리한다.
서평단 활동으로 '마음 연결'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