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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다가, 뭉클 - 매일이 특별해지는 순간의 기록
이기주 지음 / 터닝페이지 / 2024년 10월
평점 :
표지의 펜 드로잉이 너무 좋아서 서평단 도서를 무조건 신청했다. 노란색 표지에 아름드리나무엔 잎이 모두 떨어져 앙상하지만 주변의 모든 것을 감싸 안아줄 것만 같은 푸근함이 있었다. 그리고 살포시 적어놓은 '매일이 특별해지는 순간의 기록'이라는 글이 마음 한켠을 파고든다.
저자는 이기주 작가이다. ‘그림’과 ‘글’의 활자가 묘하게 닮아서 ‘그림’이 어쩌면 ‘글임’이었을 거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 어쨌든 그림이나 글이 사라지는 매일을 담아두는 데 제격이라서 매일의 장면을 그리고 쓰면서 ‘기록’을 시작했다. 누구나 그림을 좋아하기를 바라면서 유튜브 ‘이기주의 스케치’를 시작했고 37만 명의 구독자가 사랑하는 채널이 되었다. 쓴 책으로는 『그림 그리기가 이토록 쉬울 줄이야』가 있다.
이 책은 삶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그림을 그리며 느껴지는 살아가는 이야기를 글로 써 내려간 에세이다. 자신의 생각을 또는 눈 속에 담은 전경을 종이 위에 내려놓을 수 있는 그의 재간이 부럽다. 더불어 내려놓은 그림 위에 적어 내려가는 감성에 온전히 젖어들 수 있음이 너무나도 좋다.
"그림이나 인생이나 지우는 거에 미련을 두지 말자"
"매일 반복되는 일상도 마찬가지 익숙함이 무심함이 되지 않도록 살피는 자세가 필요하다."
"결국 그림이나 마음이나 조급하지 말자, 응?"
"무엇이 부족해서 욕심을 부리며 사는지 모르겠다.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부터 인정받고 싶은 마음까지 나이가 들어도 욕심은 어쩔 수 없는 걸까?"
"'나만 아니면 돼'가 아니라 '너도 아니길 바라'가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연대'가 아닐까?"
"서글픔은 아픔과는 다르다. 아픔은 마음의 통증이지만 서글픔은 쓸쓸함이라는 성분의 호르몬 같은 것. "
"지나간 것에 후회할 필요는 없다. 상처쯤은 있어야 사람 사는 것이고 멀리서 한눈에 보면 누구나 빈틈없이 행복한 거니까."
"괜찮다. 길을 놓쳐도 길은 결국 통한다는 걸 알 수 있는 나이 정도는 되니까 좀 돌아가더라도 괜찮다."
"무슨 일이든 당신이 옳아요. 너무 고생 많았어요."
그림과 함께 위에 적어둔 말들을 되뇌어 본다면 그 의미는 몇 배로 커질 것이라 말하고 싶다. 각자의 삶을 살아가며 생각할 수 있는 많은 것들이 그림과 글로서 당신 앞에 나타날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이 책을 읽는 당신의 감성에 맡긴다.
서평단 활동으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