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 아라로아, 나에게로 - 광활하고 눈부신 뉴질랜드 3000킬로미터, 혼자 걸은 아홉 달의 기록
나오미 아널드 지음, 신정은 옮김 / 그림나무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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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km를 홀로 걷고 나면, 무엇이 달라질까?

 


뉴질랜드의 긴 트레일을 아홉 달 동안 홀로 걸은 나오미 아널드.

거친 바람과 가파른 오르막, 발이 푹푹 빠지는 진흙탕. 

때로는 분통이 터지고, 혼자라는 사실이 사무치게 느껴지는 길.

 


그녀는 왜 이토록 긴 길을 걸었을까? 

그리고 그 끝에서 무엇을 만나게 되었을까?


트레킹이라 쓰고 인생이라 읽는다. 

이 책에는 길 위에서 건져 올린 인생의 문장들이 가득하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여정의 끝을 알리는 표지판이 그녀에게는 출발점이었다.

누군가에게는 끝인 곳에서 새로운 여정을 시작한다는 것. 

어쩌면 우리의 삶도 그렇게 시작되는지 모른다.

 

 


공식 안내서는 하루 15~40km를 추천하지만, 사람들은 저마다의 속도로 길을 걷는다. 익숙한 이름 대신 새로운 트레일 이름으로 자신을 부르기도 한다.

같은 길을 걷는데도 속도는 다르고, 이름은 다르고, 걸어온 사연도 다르다. 

같은 길 위에 있다고 해서 같은 삶을 살아가는 것은 아니었다.

 


길은 생각처럼 순탄하지 않다.

거친 날씨와 예상치 못한 상황을 마주하고, 때로는 자신의 한계 앞에서 멈춰 선다.

그럴 때마다 모든 상황을 뜻대로 바꾸려 하기보다, 

주어진 하루를 살아내며 다시 길을 이어간다.

 


P.34

부디 안전하게 이 길을 걷기를. 

당신을 둘러싼 모든 것의 깊이를 살피고, 그 속에서 배움을 얻기를.

길 위에서 그녀는 혼자 지내는 쓸쓸함에 익숙해진다. 

자신을 지키고 돌보는 법을 배우고, 

타인의 시선과 속도에서 벗어나 자신의 감정과 에너지에 집중한다.

그렇게 걷는 동안 길은 단순히 목적지에 도착하기 위한 통로가 아니게 된다. 

자신의 한계를 시험하고,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아가는 시간이 된다.


마침내 마지막 목적지. 

남은 에너지를 쏟아낸 그녀는 벅차오르는 기쁨과 압도적인 생동감에 사로잡힌다.

아홉 달의 고독, 수많은 오르막과 진흙탕을 지나 마주한 도착점.


그 기쁨은 단지 완주했다는 성취감 때문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 길을 통과하며 달라진 자신을 만났기 때문은 아닐까.

이 책을 읽으며 생각했다.

 


우리도 저마다의 길을 걷고 있다.

누군가는 빠르게 나아가고, 누군가는 자주 멈추며, 누군가는 돌아간다. 

같은 목적지를 향하더라도 그 길에서 겪는 일과 배우는 것은 모두 다르다.

그렇다면 중요한 것은 얼마나 빨리 도착하느냐가 아니라, 

그 길을 어떻게 걸어가느냐가 아닐까.

 


끝까지 걷든, 잠시 멈추든, 다른 길을 선택하든. 

남들과 같은 속도로 걷지 않아도 된다.

다만, 내가 왜 이 길을 걷고 있는지 잊지 않는다면.

 


이미 시작해 버린 길 위에서, 나는 오늘 어떤 태도로 나아가고 있을까?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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