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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이라는 산 - 개정판
고정순 지음 / 만만한책방 / 2024년 12월
평점 :
#도서제공 #만만한책방 #그림책이라는산
한글자 한글자 모든 글자들이 그림으로 보일만큼 고정순 작가의 글은 차분하게 내려 앉아 움직하는 것만 같았어요.
그녀의 언어는 숨박꼭질하는 아이같이 숨겨놓고 조금씩 드러내는 것만 같았거든요.
웃픈 수식어를 가진 작가의 그림책은 하나하나 만들어지며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내요.
솔직한 그녀의 속마음이 너무나 아름답게만 보여집니다.
부모님의 극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그림을 그리겠다고 집을 뛰쳐나왔던 20대 어느 날,
그녀는 작업실 위층에 살고 있던 그림책 작가 지망생 언니를 통해 두권의 그림책을 만나게 됩니다.
<100만 번 산 고양이>와 <지각 대장 존> 인데요. 그녀의 작가의 길은 우연을 가장한 운명처럼 시작되요.
그림책을 탐독하고, 복사지를 반으로 접기 시작하는데요.
그걸 ‘더미’라고 부른다는 걸 시간이 지난 뒤에 알게 되었다고 해요.
부모님께 어떤 경제적 도움도 받지 못했던 그녀는 꿈을 지지해줄 무릎의 힘을 기르는 일과 시시한 나를 견디는 것은
그림책을 만나 처음 한 일이라합니다.
그 시작점에서 수많은 시작하는 사람을 만나는데요.
그녀가 지나오며 만났던 수많은 사람들은 그녀를 지금 이자리에서 우리가 알고 있는 고정순 작가를 알려준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낮선 곳에서 길을 잃은 그녀에게 이방인의 안내로 시작된 새로운 길은, 그녀에게 그림책 세상의 이방인으로 13년를 보내며 어렵게 첫 책 『최고 멋진 날』을 만들어내는데요.
그 기회를 어떻게든 이어 두 번째 세 번째 그림책을 출간했지만 그녀의 운명은 마치 깐깐한 감시자의 눈을 피할 수 없는 운명인 양 또 다른 산이 기다리고 있었지요.
갑자기 찾아온 난치병은 그녀에게 절망과 희망을 동시에 가져다주며 그림의 새로운 기법들을 찾고, 결국 그녀만의 지도 그리는 법을 터득하게 되는데요.
목탄과 볼펜, 판화, 연필 선을 그대로 드러낸 작품까지 책마다 다른 기법으로 특유의 이야기에 맞는 그림들로 채워 갑니다.
마지막 승부를 놓고 온 힘을 다해 한판승을 거둔 선수처럼 그렇게 기적같이 찾아온 그림책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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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이라는 산>은 솔직하게 써내려간 작가의 이야기에서 독자와 소통하고픈 그녀의 마음이 들리는 듯했어요.
새로운 그림책을 만들때마다 글과 그림을 그때그때 배워 쓰고 그린다는 고정순 작가.
완성형 작가도 아니고 밀도 높은 작품을 만들지도 못한다는 겸손을 보며, 이 책을 통해 그녀에게 조금은 더 가까이 다가간 것만 같았죠.
자신의 이름을 검색하고 다양한 감상평을 만나는 작가님의 모습이 감히 귀여워 보이기까지합니다.
그림한장 없이 자신의 이야기로 채운 이 책은 그녀의 마음을 이해하는 데 많은 상상을 하게 되어 좋았습니다.
<그림책이라는 산> 이름의 의미, 다시 한번 새겨보게 됩니다.
🎁 만만한채방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