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철저하게 실용주의적이었던 체제는, 전면전은 극도로 엄격하게 방지하는 반면 국지전은 끝없이 벌어지게 내버려두면서 그 가운데에 평화로운영리 활동이 벌어질 수 있도록 보장한다는 것이 그 본질적 성격이다. - P117

이렇게 볼 때에 실로 설명을 필요로 하는 수수께끼는 여러 나라의 외교 정책이 어째서 19세기 말경 다시 무역과 연계되었는가가 아니라, 오히려19세기 초에서 말까지 자국 무역의 이해를 보호해야 한다는 관심이 사라진 휴지기가어째서 나타났는가이다. - P133

사실 1930년대에 나타난 거대한전환도 이렇게 과거로 돌아가려는 1920년대의 노력이 실패하는 것에서 비롯된 것이다. - P139

실로 그시대의 모든 나라 모든 계급 모든 이름의 종교와 사회철학이 함께 받아들인유일무이의 교리가 있었으니, 이는 국제 경제 체제가 작동하는 데 금본위제는필수불가결하다는 것이다. 당시 인류는 자꾸 무너져가는 스스로의 존재를 회복하기 위한 투쟁에 몰두해 있었거니와, 비록 눈에 보이지는 않아도 금본위제에 대한 믿음은 그러한 삶의 의지가 한사코 붙들고자 했던 실재였던 것이다. - P144

제1차 세계대전과 제2차 세계대전의 차이점은명백하다. 전자는 여전히 19세기 유형에 충실한 것으로서, 단순히 세력 균형체제가 작동을 멈추는 바람에 터져나오게 된 강대국들 간의 갈등에 불과한것이다. 하지만 후자는 이미 전 지구적인 규모로 벌어지고 있는 대격변의 한부분인 것이다. - P151

이렇게 이익이라는 동기를 한 문명 전체의 기초로서 작동하게끔 만든 메커니즘은 그 효과 면에서 실로 유례를 찾기 힘든 것이므로, 아마도 순식간에지구의 일부를 뒤덮어버린 가장 거친 종교적 열광의 폭발 정도만이 그에 비견될 것이다. 불과 한 세대 만에 온 인간 세상이 그 메커니즘의 영향력을 고스란히 받아들이고 그 앞에 무릎꿇고 말았다. - P153

어떤 경향이 궁극적으로 승리를 거두었다는 것이 그 경향으로의 진보 속도를 늦추어보려는 노력이 별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증거가 된다는 말인가? 그러한 조치들은 실제로 그러한 변화 속도를 늦추는 데 성공하지 않았던가? 그리고 바로 이렇게 속도를 늦추는 것이야말로 그러한 조치들의 진정한 목표였다고 볼 수 없는 것인가? 어떠한 방향으로의 발전을 완전히 멈추지는 못했을지언정 그렇다고 해서그것이 전혀 아무 결과도 낳지 못했다고 볼 수는 없는 것이다. 어떨 때는 변화속도가 변화의 방향 그 자체만큼 중요할 때가 있는 법이다. 그리고 변화의 방향이란 우리의 의지로 어떻게 해볼 수 없을 때가 종종 있지만, 그러한 변화에어느 정도 속도를 허용할 것인가는 우리의 뜻에 따라 크게 좌우되는 것이다. - P170

기계에 의한 생산이 상업 사회에서 일어나면, 현실에서는 사회를 구성하는 인간적 · 자연적 내용물이 상품의 형상을 뒤집어쓰게 된다는 실로 엄청난 변화가 벌어진다. 기괴하게 들리겠지만 다음의 결론을 피할 도리가 없으며, 이를 완곡히 말해봐야 소용없을 것이다. 이러한 장치들은 심한 사회적 혼란을 야기시킬 수밖에 없고, 이로 인해 인간의 상호 관계가 마디마디 끊어질 수밖에 없으며, 인간이 삶을영위할 자연환경도 반드시 쑥밭이 될 수밖에 없음이 명명백백하다는 것이다. - P179

19세기 내내 학문의 이름으로 지겹게울려퍼졌던 주문(呪文)의 염불과는 달리, 교환을 통해 이익과 이윤을 얻는다는 동기가 인간의 경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았던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물론시장이라는 제도는 후기 석기 시대 이래로 아주 일반화되었지만, 경제생활에서 시장이 부수적인 역할 이상을 차지한 적은 결코 없다. - P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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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극적으로 따져보면 이것이 바로 경제 체제를 시장이 통제할 경우 전체 사회 조직을 압도해버릴 만한 결과가 나오는이유이다. 이것은 사회가 시장에 딸린 부수물로서 운영되게 된다는 엄청난사태를 뜻한다. 경제가 여러 사회 관계 안에 묻어 들어가 있는 것이 아니라 그여러 사회 관계가 경제체제안에 묻어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 P39

19세기 문명을 떠받치던 것은 네 개의 제도였다. 첫 번째는 유럽 강대국들사이에 장기간의 파괴적 전쟁이 벌어지는 것을 한 세기 동안이나 방지한 세력 균형 체제(balance-of-power system)였다. 두 번째는 세계 경제라는 19세기의 독특한 조직체의 상징이었던 국제 금본위제(international gold standard)였다. 세 번째는 전대미문의 물질적 복지를 낳았던 자기조정 시장(self-regulatingmarket)이었다. 네 번째는 자유주의적 국가(liberal state)였다. - P93

오트 피낭스는 평화의 도구로서 그 모습이 계획된 것이 아니었다. 그 기능을그들이 맡게 된 사태란 역사가들의 표현을 쓰자면 우연적인 것이었으며, 사회학자들이 좋아할 표현으로는 가용성의 법칙(law of availability)이라 할 만한 것이었다. 오트 피낭스를 움직인 동기는 오로지 이득이었다. 그것을 얻으려 하다보니까 권력과 정복을 목표로 삼는 여러 정부와 함께 일하지 않을 수 없었던것뿐이다. - P108

거의 모든 전쟁은 금융가들이 조직한 것이 맞다. 그런데 평화 또한 바로 그들이 조직한 것이었다. - P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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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는 바닥을 칠 때까지 실수를 해봐야 해요. 끔찍한 실수라도 배움을 위해선 필요해요.」 - P197

미국 학자 라이얼 왓슨은 이 같은 관찰을 바탕으로 다음의 가설을 수립했다. 일정수 이상의 개체가 새로운 아이디어를 받아들여 태도를 바꾸게 되면, 이 아이디어는물리적인 전파 없이도 마치 공기 속에서 파동이 퍼져 나가듯 모든 구성원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 P202

물건에 제2의 삶을 불어넣는 이런 긴쓰기 방식에는 비극을 겪는 과정에서 부서졌다 회복된 인간이 삶의 풍파를 전혀 모르는 온전한 인간보다 훨씬 매력 있다는 생각 또한 담겨 있다. - P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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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죽음에 초연해지면 교회의 권력은 힘을 잃게되겠지. 그것을 잘 알기 때문에 그들은 몽매함을 부추기고 있는 거야.> - P27

「진실이라는 건 결국 관점의 문제일 뿐이야.」 - P71

허락된 일이면 무슨 재미가 있겠나? 권력을 가졌다는 건 금지된 걸 과감히 할 수있다는 걸 의미하지. 권력자들은 누구나 금지된 것에 끌리게 마련이야. 그걸 위해 투쟁하는 거야. 그들은 돈이나권력이 아니라 도덕에 어긋나는 퇴폐와 환락에 이끌리는거야. - P84

<선택은 포기의 다른 이름이다.> - P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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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당신 말마따나 건강염려증이 조금 있는 나는 깨달았어요. 건강에 이르는 지름길은 행복이라는 사실을불행은 병을 부르죠. 은행이 부자들에게는 돈을 빌려주고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대출을 거절하는 것과 같은 이치예요. 모든 운명에 예외없이 적용되는 부당한 현실이자 비밀스러운 법칙이죠. - P103

나는 수업 시간에 읽어야 하는 책들이 싫었어요. 교과과정에 나오는 작가들은 내 눈엔 모두 거들먹거리는 도덕주의자들로 보였거든요. 그들이 독자에게 설파하는 지혜로운 조언들이 실제 그들의 삶과는 관계가 없다는 사실을 간파했던 거죠. - P149

멈추는 순간을 스스로 결정하지도 못하는 삶이 무슨의미가 있을까? 그게 과연 진보일까? - P212

떠돌이 영혼이 내 운명이라는 생각이 들더구나.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아도 됐지. 다른 사람들의 결정에 자신의 행복을 의지하는 사람은 불행해지기 마련이란다. 어느 누구에게도 종속되면 안 돼, 의사들에게는 더더욱. - P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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