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포네 지방의 피시 마을 출신인데요, 인두세가 있던 시절에는 같은 마을에 친족들이 해마다 나한테 돈을 부탁했어요. 형제나 사촌, 심지어 먼 조카들까지요. 강제노동에 끌려가지 않으려면 나한테 손을 벌릴 수밖에 없었지요. 우리 집안에서 정해진 수입이 있는 사람은 나뿐이었으니까요. 하지만 요즘은 직무상의 수당이나 관사, 자동차도 제공되지 않고 급료까지 줄었는데도 나는 더 잘살고 있어요. 인두세가 사라졌기 때문이지요. - P147
토지개량도, 사막화 대책도, 빈민가의 인프라 정비도, 농업지원도, 우물파기 프로젝트도 결국은 헛수고로 끝나버릴응급조치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고 있어. 기아를 근본적으로해결하기 위해서는 각국이 자급자족경제를 스스로의 힘으로이룩하는 것 외에는 진정한 출구가 없다고 아빠는 생각해. - P152
1919년 막스 베버는 "부란 일하는 사람들이 산출한 가치가 이어진 것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말은 오늘날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오늘날 부, 즉 경제력은 다혈질적인 투기꾼들이 벌이는 카지노 게임의 산물이다. - P160
장 자크 루소는 사회계약론에서 "약자와 강자 사이에서는 자유가 억압이며 법이 해방이다"라고 썼다. 시장의 완전한 자유는 억압과 착취와 죽음을 의미한다. 법칙은 사회정의를 보장한다. 세계시장은 규범을 필요로 한다. 그리고 이것은민중의 집단적인 의지를 통해 마련되어야 한다. 경제의 유일한 견인차는 이윤지상주의라는 입장, 신의보이지 않는 손에 맡겨두면 유토피아가 도래할 것이라는 허구에 대항하여 싸우는 것이 이 시대의 급박한 과제다. - P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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