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으로 스매싱
페테르 발락 지음, 김상열 옮김 / 상상공방(동양문고) / 2008년 6월
평점 :
절판



-천국으로 스매싱-

 

자녀들은 거의 엄마를 친구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아빠는 친구가 아니라 아빠이다.

우리는 엄마와는 꺼리낌없이 지내지만 아빠와는 그 무언가가 있다.

이 책의 주인공인 욘도 그렇다.

'어렸을 때 엄마와 한바탕 싸우고 나면 침대에서 꺼이꺼이 울면서, 엄마가 들어와 사과를 하거나 아니면 내게 사과하라고 하기를 기다렸던 기억이 난다. 엄마가 무슨 말을 하느냐는 중요하지 않았다. 중요한 건 엄마가 내 방으로 와서 우리가 다시 친구가 되는 것이었다. 지금은 아무도 오지 않는다.'라는 부분에서 욘이 엄마와 친구처럼 지낸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엄마를 친구와 같이 편하게 지내고 싸움도 한다.

어느날 엄마가 자동차 사고 죽게 되면서 욘의 이야기는 살짝 변동이 일어나게 된다.

엄마한테 항상 부탁했던 물건을 찾는 일도 이제 평소보다는 2배 이상이 걸리게 되고 테니스장에 데려다 주었던 사람도 이제는 엄마가 아닌 아빠가 된다.

또 반에서 엄마가 죽은 사람은 자기밖에 없어진다.

이제 엄마는 밤마다 밖에 볼 수 없다. 그것도 꿈으로...

낮에는 엄마가 들어올 시간이 없지만 아무 생각도 하지않고 자야하는 밤이면 욘의 꿈 속으로 엄마가 나타난다. 

하지만 욘은 항상 엄마가 놀리는 것같아 "진짜가 아니잖아!!"라고 깨어나서야 생각하게 된다.

밤마다 엄마 꿈을 꾸고 우는 욘이 그렇게 가엾을 때가 없었다.

 

보통 사람들도 이런 생각 한 두 번씩은 할 것이다.

저 사람이 더 슬플까? 내가 더 슬플까? , 저 사람이 더 기쁠까? 내가 더 기쁠까?

욘은 여기서 점수로까지 계산을 한다.

'쓰나미로 아이를 잃는 경우가 10점, 나처럼 엄마를 잃는 경우는 9점이다. 외할머니가 돌아가시는 경우는 4점이나 3점밖에 줄 수 없다. 친구들 중에서 외할머니가 안 계신 경우는 많은 것으로 보아 외할머니가 돌아가시는 것은 꽤 흔한 일이다. 어쨌든 내 점수는 합계 12점 내지 13점이다. 엄마와 같은 차에 타고 있었던 이모는 자기 언니를 잃었다면 4점 정도밖에 않 될 것 같다. 자동차 사고로 갑자기 죽었다 해도 79세의 노인이라면 원래부터 언제 죽을지 모르는 거니까 점수를 더 줄 수 없다. 어떤 방법으로 계산한다 해도 이모는 11점을 넘지 못한다. 결국내가 이모보다 더 불쌍한 사람이다.'라고 욘은 결론을 내린다.

이걸 읽을 때 참으로 웃긴 내용이라고 생각했다. 슬픔을 점수로 바꾸다니 참으로 황당하기도 했다.

책을 둘러싸고 있는 띠의 뒷 부분의 남은 말이 나에게 물음을 남겼다.

엄마는 1월 21일 오전 10시 25분에 죽었다.

거울 속 내 모습은 변한 게 없다.

이제 나는 무얼 해야 하지?

 

잠자리에 들기 전 나는 엄마에게 잘 자라고 인사를 한다. 엄마도 없는데 이런 인사를 하는 게 우습지만 그러지 않으면 잠이 안 올 것 같다.

앞으로는 등을 안 긁어 줄 거냐고 엄마에게 물어본다. 그러고는 엄마가 그러지 않을 거란 걸 잘 알고 있다고, 스스로 답한다.

눈물이 나온다.

엄마에게 등을 안 긁어 줘도 괜찮다고 말은 했지만 마음이 너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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