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의 존재
이석원 지음 / 달 / 2009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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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네 이발관' 이라는 그룹의 보컬이시랬다. 저자 이석원 씨가...

하지만 그룹도 음악도 전혀 모른다.

'유희열의 라디오천국'의 월요일 고정 게스트란다.(지금도 진행형일까?)

나는 새벽 0시에 라디오를 듣지 못하는 오전형 인간이기 때문에 당연히 누군지 모른다.

전혀 모르는데 책을 샀다.

저자는 본문에서 자신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는 사람이 책을 봐주면 좋겠다고 했다.

훗~! 그 점에서 만큼은 내가 백점짜리 독자인 셈이다.



자신감도 잠시. 책을 읽는 내내 죽는 줄 알았다.

공감하는 부분이 많아서 기쁜 게 아니라 공포스러웠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다채로운 고민들을

나보다 십여년 전에 태어난 사람도 똑같이 하고 있다는 걸 발견한 바람에

지금까지 가지고 있었던 확신 하나가 무너지고 말았다.

어제까지도 내가 나보다 나이 많은 사람들을 찾아가 고민을 털어놓았던 것은

그들이 나와 같은 고민을 가졌던 시기를 지나왔고

그 고민을 반드시! 아주 잘! 해결했왔을 것이라는 전제가 확고했기 때문이었는데

이 에세이 덕분에(?) 나는 더이상 나보다 어른인 사람들을 믿지 못하게 되었다.



"나도 이십대 때에는 불안했지만 지금은 괜찮아.너도 다 잘될거야"

이런 이야길 들으려고 가까이 갔다 뺨만 한 대 맞았다.

"니가 하는 고민은 남들도 똑같이 하지만 나이가 든다고 그 고민이 해결될거라는 희망은 버렷!!"

아...네.



이 책으로 '보통의 존재'가 될 수 있을 거란 꿈은 버리시길. 

책을 다 읽고 나면 '불안한 존재'가 되어 있을 테니...

다만, 어줍잖은 위로가 아닌 섬뜩한 공감이 주는 희열이

그 정도 불안 쯤은 신경쓰지 않을 수 있을 만큼, 보상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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