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는 흔하다면 아주 흔한 차원 이동하는 여주의 판타지 소설인데 등장인물들이 많이 고생하지 않는 잔잔한 책들을 주로 선호하는 내게는 많이 잔인하게 느껴져서 첫부분에선 좀 충격적인 책이었어요. 책 내용에 대한 사전 정보가 전혀 없이 예쁜 일러만 보고 귀엽고 예쁜 환상 동화로 예상하고 있었는데 의외로 잔혹 동화여서 좀 당황스럽더군요. 잔혹 동화지만 그래도 동화같아서 잔인한 장편들이 별로 현실로 와 닿지는 않아서 쉽게 읽히고 스토리 역시 무척 재미있어서 몰입감이 장난아니게 뛰어나서 두꺼운 책이었지만 밤 새워서 한번에 다 읽었어요. 평범한 여대생이 우연히 차원 이동으로 실험체가 되어 오랫동안 처참한 고통을 견디며 눈 하나 꿈쩍하지 않고도 살생을 하는 무서운 살인 병기로 변하는데 여주의 한결같은 무심함이 왠지 무척 매력적이면서 안쓰러웠어요. 다시 원래의 세계로 돌아가기 위해 흰 토끼가 되어 고군분투하는 무심한 마성의 여주 주변에 저절로 꼬이는 원더랜드의 막강한 남자들도 모두 멋지고 독특한 매력의 소유자들이고요. 여주가 자신에게 빠진 남자들을 무심한듯 어장 관리하는 동화같은 마무리인데 그래도 승자이고 불행한 과거가 안보여서 멋지고 다 가진듯한 남주만 빼고 다른 서브남들이 너무나 가엾고 측은하고 안쓰러워서 여주가 어장관리하듯 챙겨주는게 오히려 다행이라는 생각이 저절로 들 정도에요. 충격적이고 끔찍한 어린시절로 인해 망가질수밖에 없는 서브남들은 강하고 괴물처럼 잔인하기까지 하지만 한편으론 너무나 연약하고 어린아이처럼 순수해서 애처롭고 쉽게 치유될수 없는 치명적인 깊은 상처 때문에 여주의 존재가 절실히 필요하거든요. 조그만 외전까지 잘 읽고도 책을 덮는게 너무 아쉽고 다시 천천히 읽어보고 싶은 소장가치 100%인 디자인도 예쁜 아주 만족스러운 책이었어요.^^
별은 3.5 정도...한번에 몰입해서 재미있게 읽히는 책은 아니었어요. <네 이웃의 소녀를 탐하라> 는 제목 대신 '네 이웃의 소녀를 지켜라' 라는 제목으로 그쪽에 포커스를 맞추었으면 더 낫지 않았을까하는 책이네요. 실제로 중반부까지는 소년이 소녀를 몰래 지키기 위해서 홀로 고군분투하는 얘기가 주된 내용이구요. 소년의 지고지순하고 순수한 사랑 이야기였으면 흐뭇하고 좋았을텐데 그보다는 작가는 남주의 지독한 소유욕, 집착, 욕망같은것에 포커스를 맞추는걸 선호하는것 같아서 아쉬운 책이에요. 잔잔하고 순수한 사랑 이야기를 좋아하는 제 개인의 취향탓인지도 모르겠지만 감정적으로 숨기는게 많은 남주가 별로 맘에 들지 않고 남주와 동갑이지만 정신연령은 더 어리고 순진한 여주도 별로였어요. 남주가 자꾸 협박으로 여주와 가까운 사이가 되려는게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여주를 다치게 해서 불구로 만들어서 평생 돌보며 자신옆에 두고 싶다고 생각할 정도로 강한 소유욕을 드러낼때 소름이 살짝 돋는 느낌이었어요. 여주도 어렸을때부터 항상 같이 지낸 남주에게 길들여져서 남주를 사랑하기에 망정이지 아니면 큰 일 날 뻔 했을것 같이 남주의 집착이 대단해요.
별은 솔직히 3.5 정도.... 하영 작가의 전작인 <여우본색> 보다는 낫지만 <미스 꽃다발> 이나 <아리스미아> 보다는 못한 느낌이네요. (하영 작가 책은 이번이 네번째로 접하는건데 <아리스미아> 가 가장 괜찮았던걸로 기억되네요.) <신나라 Mr. 김>은 첨부터 뻔히 보이는 설정에 아무 갈등없는 아주 가벼운 글이지만 그래도 짜증나는 요소는 거의 없어서 아주 쉽게 술술 읽혀서 금방 끝냈어요. 소장가치는 별로 없지만 가볍게 심심풀이로 한번 읽기엔 잔재미는 있는 깃털처럼 아주 가벼운 책이었어요. 남주나 여주 둘 다 로설의 주인공으로 별로 특별한건 없지만 남주인 진우가 보낸 아픈 과거는 좀 안쓰럽더군요. 여주는 '신나라'라는 이름처럼 유쾌하고 여주 절친 세영도 괜찮고 착한 연우씨는 좀 많이 안타까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