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과 양배추가 있는 풍경>은
나도 어떤 이의 눈에는 누군가를 조악하게 답습하는
흔한 예술 추종자로 비칠까 두려워지는 내용이었고
(이를 노린 걸지도?)
<자작나무 숲>은 몰입감이 대단한 신랄한 소설이었다.
호더 할머니와 손녀의 애증 어린 시선이 절묘하게
잘 표현되어 읽는 내내 흥미로웠다.
마지막이 조금 아쉽기는 했다.
맨 마지막에 실린 김멜라 작가님의 <이응 이응>은
뛰어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수작이었다.
내게 다가오는 현대 소설의 표정이
이러한 것들이라면
나는 앞으로 어떤 글을 쓸 수 있고,
나의 글은 어떤 표정을 지으며 나를 바라볼까?
독자로서, 창작자로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해가 지나면서 계속해서 발간될
이효석문학상 수상집에도 꾸준한 관심을 둬야지.
잊지 않고 찾아보는 수상집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 당신에게
이 책은 어떤 표정으로 다가왔나요?
당신의 글은 어떤 얼굴을 짓고 있나요?
손을 떨고, 입술을 주무르며
무언가 말하고 싶지는 않나요?
시리다 못해 투명해지는 하늘보다는
어딘가 침침하고 끊임없이 잔비가 내리는
하늘 아래서 글을 써보고 싶지는 않나요?
나에게 이 책이란,
이런 얼굴을 지니고 다가왔기에. ㅎㅎ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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