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살
이태제 지음 / 북다 / 2023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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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동영상

줄거리

푸른 살의 창궐로 인해 범죄가 사라진 지구,

인류는 정말 도덕적으로 진화했을까?

근미래, 지구에 불시착한 운석에 묻어온 외계생명체의 포자가 뇌에 기생하며 폭력성이 나타날 때마다 푸른 살이 증식한다. 그 과정 끝에 악인은 '청나무'라는 제거의 대상이 된다.

무단으로 생장한 청나무를 처리하는 휴머노이드 ‘레미’와 눈앞에서 엄마가 청나무로 변하는 장면을 목격한 인간 아이 ‘동수’가 세 인디고에게 납치된다.

그리고 폭력성에 무조건적으로 반응하는 푸른 살 때문에 선한 의도를 가졌음에도 남들보다 커다란 푸른 살을 지닌 채 살아야 하는 인간 형사 ‘드레스덴’이 그들의 뒤를 추적한다.

그리고 드레스덴 앞에 세상으로부터 존재가 완전히 지워져버린, 수많은 비밀을 간직한 사이보그 ‘한결’이 ‘아이버스터’를 검거하기 위한 협상가로 한국으로 파견된다.

과연, 이야기의 끝은 어디를 향해 달려갈까?

후기

푸른 색의 강렬한 표지

'푸른 살'이라는, 시큼한 상상력의 제목

'테제'가 떠오르는 신기한 작가명

거기다

'제10회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 대상 수상작'

이라는 타이틀

이 책, 뭐지?

안 읽고는 배길 수 없었다

다 읽고 나서 뒷장을 다시 보니

소설가들의 평 여럿이 눈에 띈다

나와 같은 생각을 한 분들도 있고

다시 한번 읽고 싶게 만드는 부분도 있다 ㅎㅎ

그 중에서 가장 공감갔던 건,

넷플릭스 시리즈를 감상한 듯한 스케일

한번도 접하지 못한 세계관

이었다.

최근 넷플릭스 <지옥>, <사이버펑크 2048>을 봤는데,

이 책과 비슷한 느낌이었지만 또 다른 느낌이었다.

독특한 세계관과

이를 풀어내는 작가의 능력!

이 작품이 영상화 되었을 때에

위 작품 못지 않은 파급력을 가질 것이라고

감히 생각해 본다.

작품 곳곳에 배치된 설정과

적재적소에서 사용되는 '발작'이라는 핸디캡,

긴장감과 흡인력을 두루 갖춘 내용···

SF를 좋아하는 이들이나

철학적인, 진중한 주제의식을 중요시 하는 이들,

완전히 책에 몰입해 새로운 세상의 이야기를

접하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장르성과 문학성을 두루 갖춘

SF계의 '꼭 읽어봐야 할 책'이다 ㅎㅎ

본성마저 통제된 잿빛 미래에 대한

디스토피아적 상상력

이 말이 정말 잘 어울린다

좋았던 부분과 설정

푸른 살은 손상이 가해지면 상처를 회복하기 위해 피부조직이 켈로이드화 되는 것처럼 비정상적으로 증식한다. 그래서 인디고는 다치면 다칠수록 키클롭스처럼 외양이 점점 기괴해졌다.

(중략)

푸른 살이 탈모를 유발하긴 하지만 완전히 민머리가 된 경우는 처음 보았다. 그는 마치 남색 물감을 칠한 달걀처럼 보였다. 그래서 레미는 그 인디고에게는 부활절을 뜻하는 '이스터'라는 별명을 붙이기로 했다.

39P

여기서는 이스터가

바이오하자드 네메시스의 푸른, 종양 같이 부푼

그런 느낌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암세포나 다름없는 수많은 범죄자가 푸른색 나무가 되어 사라지자, 보츠와나는 푸른 살을 '신'으로 추앙하기 시작했다. 청나무에서 자라난 가지가 건물을 부수고 도심 곳곳을 잠식해가는데도 절대로 청나무를 베지 못하게 했다. 그리고 푸른 살을 예찬하며 보츠와나를 '푸른 살의 땅'이라고 불렀다.

90P

이 부분에서는 머릿속에서 흘러가던 영상이 마치

넷플릭스 서던 리치 같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면서,

한편으로는 제발 이 스토리를 이렇게 책으로만 내면

안 된다는 강력한 주장을 교보문고 측에 내고 싶었다.

바이오하자드처럼 시리즈물로 게임도 만들어 주시고요

당연히 PC, 모바일, 플레이스테이션 가능하게 말이죠!!

넷플릭스에서(꼭!!) 영화도 내 주시고요!!!!

뭐든 이걸로 다양한 방법과 다양한 플랫폼을 동원해서

엄청난 콘텐츠들을 만들어 달란 말입니다!!

ㅎㅎ

"제가 잘 몰라서 묻는 거지만, 사이보그와 일반 휴머노이드의 차별점은 오직 그거 하나입니까? 실제 인간의 뇌가 들어 있다는 것?"

"아뇨. 발전 방법도 달라요, 전 몸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발전을 해서 움직여요, 여기, 가슴 속에 작고 동그란 수소 발전기가 들어 있죠. 태양처럼 아주 오랫동안 스스로 빛과 열을 내요."

아이언맨 같은 동그란 수소 전지!

설정 하나하나마다 재미있고

또 상상하기가 어렵지 않아서

더 흥미로웠다

-아닙니다. 이건 제 뇌입니다.

예상치 못한 대답에 드레스덴은 충격에 빠졌다. 그는 안 소장의 홀로그램과 수조 속 뇌를 번갈아 바라보았다. 수조 속 뇌엔 푸른 살이 일부 남아 있었다. 그 뇌가 자신을 보고, 제게 말을 걸고 있는 셈이었다.

아 진짜 너무 괴기하고 그래서 더 자꾸 빠져들게 되는

<푸른 살>의 구절들 ㅠㅠ

드레스덴의 어머니도 푸른 살이 없었던 시절엔 사람들이 어떻게 살았었는지 잘 몰랐다. 외할머니가 들려줬던 2000년대 초반의 생활상이 드레스덴은 거의 기억나지 않았다. 대체 그 시대 사람들은 푸른 살 없이 어떻게 살았던 걸까. 우린 그때보다 더 잘 살 수 있을까.

"언젠가는 다 괜찮아질 거예요. 혼란은 아주 잠시뿐이겠죠."

묵직한 물음을 던지는 부분

내가 살아가고 있는 2000년대 초반,

지금, 여기에서 우리는

과연 어떻게 '살아가'지는 것일까?

어떻게 '살아야' 하고 어떻게 사람을 '보아야' 할까?

시선으로 판단할 수 있는 세상에서

사람을 믿고 신뢰해야 하는,

보이지 않는 것을 보아야 하는 세상이 된다면,

아니! 그런 세상이기에

나는 또 다소간 무너질 듯 하다

믿을 수 없어서, 믿기 어려워서

믿기 두려워서···

하지만 나는 안다

답은 정해져 있다

두려워 할 필요 없다!

먼 곳에 가지를 내며 뻗어가는

울창한 한 그루 나무처럼

내 안의 믿음과 신뢰를 뻗어가며

그물망 같은 인간관계를 형성하다 보면

세상은 가지와 가지가 엮어낸

아름다운 직조물이 되어갈지도 모른다

작가의 말

다양한 문화권과 대륙, 인종을 다루면서도

특정 편견이나 선입견을 드러내지 않는다는 점이

참 만족스러운 부분이었는데,

작가의 말에서도 이 부분이 언급되어 있어 좋았다

가지치기하고 남은 푸른 흔적,

<푸른 살>의 또다른 생장점을 부디

더 다양하고 더 널리며 더 풀어내주었으면 하는 바람~

어디서도 보지 못한 희한하고, 재밌는 이야기를 많이 가꿔놓도록 하겠다

작가의 말 마지막이 이렇게 안도스러운 건 처음이다

ㅎㅎ

멋진 첫 작으로 내게 다가온 '이태제'작가님에게

무한한 응원의 박수를 드리며

다음에도 펼쳐질

작가님만의 독창적인 이야기를 기대해 본다.

#소설 #푸른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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