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걸 비추는 밤, 마음만은 보이지 않아 -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7가지 심리 처방전
도하타 가이토 지음, 이지수 옮김 / 흐름출판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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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는

밤의 항해를 하고 있는 , 망망대해에 내팽개쳐진 조각배들이다.

인생은 때로 길을 잃는 시기가 있는 법이다.

이를테면 갑자기 큰 실패를 겪거나, 가족에게 문제가 생기거나 등의 여러 함정에 일상은 산산조각 난 유리처럼 파편이 튀고 만다다.

사소한 일이 계기가 되기도 한다.

발표에서 실수를 했다든지, 소중한 사람에게 말이 헛나와 말로 상처를 주었다든지. 그때 우리의 밤의 항해가 시작된다.

과연 밤의 항해는 어떨까?

망망대해를 떠도는 우리의 길에 행여 암초나 등대 같은 건 없을까?

그 속내를 일본 서점 대상 수상 작가인 도하타 가이토의

<모든 걸 비추는 밤, 마음만은 보이지 않아>와 함께 알아보자.


조각배는 어떻게 방향을 찾아내고, 어떻게 항해를 해나가는가?

이 자유롭고 가혹한 세상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15p

심층 심리학자 융은

누구라도 맞닥트릴 수 있는 위기의 시기를 '밤의 항해'라고 불렀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행복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복잡한 현실을 가능한 한 복잡하게 살아가는 일입니다.

308p

임상심리상담사인 저자 도하타 가이토는 이렇게 말한다.

행복이란, 복잡한 현실을 살아가는 일이라고.

그렇다면 밤의 항해란 결국 그 밤을 거쳐 아침이 오기까지의 과정을

길을 잃지 않도록 도와주는 누군가와 함께

버텨내고, 벼려내어 항해하는 일련의 과정이겠다.

그렇다면 이 과정을 저자인 도하타 가이토가

임상심리상담사로서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

1. 처방전

2. 보조선

- 말과 기수

- 일하기와 사랑하기

- 공유와 비밀

- 후련함과 답답함

- 포지티브와 네거티브, 순수와 불순

저자는 위의 순서대로 우리의 마음을, 친절한 사례를 들어 차근차근 설명하고 때로는 처방전을, 때로는 보조선을 그어 막막한 항해를 도와준다.

자세한 내용은 책에서 확인하시라. ㅎㅎ


우리 모두는 하나의 조각배다.

어떤 배는 돛을 달고 순풍을 만나 순조로운 낮의 항해를 할 수도,

어떤 배는 암초를 만나 바다와 씨름하며 밤의 시간을 보내고 있을 수도 있겠지.

작은 조각배로 거친 바다를 항해하는 일, 얼마나 힘들까?

우리가 사는 인생도 마찬가지입니다. 의지할 데 없고, 말하기 어려운 힘듦이 있는 시기가 있기 마련이니까.

그리고, 지금이 바로 그런 시기일 수도 있다.

우리의 항해, 아침을 향한 여정은 이렇듯 언제나 갑자기 시작된다.

어둠 속에 내팽개쳐져 인생을 암중모색하는 일, 항해를 계속해 나가기 위해

이 책을 한번 읽어보면 어떨까?

그 결과, 여태까지 피해 왔던 진실과 비밀에

손을 뻗어보려는 마음이 생기실 수도 있으니까.

이 책을 읽고, 우리는 '태풍 속에서 조각배로 살아남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


개인적으로 좋았던 점과 부분.

먼저, 우화 형식으로 밤의 항해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전개가 색달랐다.

마치 최면에 걸려 꿈의 세계를 유랑하듯, 몰입도가 높았다.

정중하고도 조목조목 핵심을 짚어내는 말투에도 전문성이 묻어났고,

항목마다 개별적인, 때로는 연속되는 예시가 있어 이해하기에도 편했다.

세심하고 상냥한 어휘도 읽는 데에 불편함이 없었다.

117p의 <왜 임상 심리사가 되었는가>라는 주제의 글도 매우 흥미로웠다.

과연 저자는 '알고 싶어파'와 '보살피고 싶어파' 중 어느 쪽이었을까?

(여러분은 어느 쪽이신가요?)

인생은 이야기입니다. 어떤 상처가 인생을 구동시켜 우리를 어딘가로 데려갑니다.

120p

어느 쪽이라도 괜찮다.

어떤 쪽을 선택하든 거기에는 스스로 자기를 치유하고자 하는 동기가 있는 법이고,

인생은 항상 무언가로부터 촉발되어 흘러가는 사건의 연속이니까.

그리고 이 부분의 문장이 굉장히 의미있게 느껴졌다.

그렇다면 공유와 비밀의 본질적인 차이는 어디에 있을까요?

저는 그것이 '상처를 다루는 방식'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145p

이 부분을 읽으면서, 지난 전주국제영화제에서 관람한

<비밀의 언덕>이라는 작품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영화에는 글짓기 대회에 가족의 비밀을 담은 글을 출품하려다

양심의 가책을 느낀 주인공이 자기만 아는 언덕에

원고지를 묻어 버리는 장면이 나온다.

(그래서 제목도 <비밀의 언덕>이구요.)

영화에서도 주인공이 자신의 상처를 공유하는 과정을 통해 비밀과 공유의 과정을 겪게 되는데, 이 과정이 정말 감명깊게 다가왔었다.

그래서 이 문장이 더 아찔하지 않았나, 그런 생각이 든다.


현실이 매우 복잡하다는 건 자명하다.

하지만 그만큼 분명한 건, 이 현실은 살아갈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현실을 살아가기 위해, 잠시 거치는 밤의 시간을

더욱 순조로이 항해할 수 있도록.

처방전과 보조선으로서의 이 책을 여러분께 추천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인문 #모든걸비추는밤마음만은보이지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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