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즈 어웨이 안전가옥 쇼-트 12
배예람 지음 / 안전가옥 / 2022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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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좋아하던 출판사 안전가옥의 책을 신청해 읽어보게 되었다.

안전가옥 출판사의 책은 독특한 판형과 종이의 질감으로 내게 인상깊은데, 이 책 역시도 손에 딱 잡히는 판형과 재생종이의 질감이 참 맘에 든다.

배예람 작가의 신작인 좀비즈 어웨이는 <피구왕 재인>, <좀비즈 어웨이>, <참살이404>가 수록된 단편집이다.

제목만 읽었을 때에는 모두 동떨어진 단편이라고 생각했는데, 세 작품 모두 '좀비'라는 소재가 곁들여진 작품이다 보니 이어지는 감이 없지 않아 있었다.

가장 맘에 들었던 작품은 제목인 <좀비즈 어웨이>였는데, 배예람 작가님 특유의 위트와 잔인한 묘사가 일종의 쾌감을 극대로 불러일으켰기 때문이다.

잔인하긴 하지만, 너무 잔인하게 느껴지지 않는 것. 그것이 배예람 작가님의 능력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성찰하며, 생각하며, 또 너무 무겁지 않게, 또 너무 가볍지 않게 읽히는 것. 그것이 능력이지 않을까?

"안녕하세요."

"아, 그 ... 네 , 안녕, 안녕하세요..."

당신 때문에 별로 안녕하지 못하다.

"아, 저는 김성하라고 하는데요."

"네, 네에..."

"혹시 성함이?"

"김, 김연정입니다."

74p

주인공 좀비 성하와 인간 연정의 첫만남 씬이다. 이 소설의 좀비는 '말을 하고 생각을 할' 수 있다는, 누구보다 인간적인 좀비로 그려진다. 그것이 다른 좀비 소설과 이 소설의 차이다. 인간이 인간이기에 인간이라면, 인간보다 인간다운 좀비는 인간인 것일까? 라는 의문을 가지면서 고심하는 마음으로 이 책을 읽게 한다. 성하와 연정의 우정도 걸작이다. 둘의 우정에서 피어나는 씁쓸함과 유쾌함이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게 한다.

좀비 시리즈인 만큼, <피구왕 재인>과 <참살이 404>에서도 좀비가 등장한다는 것은 앞서 말했다. 그런데 묘한 좀비들이다. 기존의 좀비 시리즈와 결이 다르다. 어딘가 모자라고 부족한, 우리들 같은(비하의 뜻이 아니라) 약자들이 약자를 구한다. 특히 주인공이 여성들이란 점도 주목할 만하다. <피구왕 재인>이 로맨스 여성 서사에 한 몫을 하고, <좀비즈 어웨이>가 우정 여성 서사에 한 몫을 한다면 <참살이 404>는 동료애 여성 서사를 다룬다는 점에서 여성 서사를 눈여겨보는 독자들에게 이 책을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이 책을 읽고 배예람 작가에 관심이 생긴 독자분들에게는 대스타에 수록된 스타 이즈 본을 추천한다.

(개인적으로 안전가옥의 김청귤 작가님을 매우 좋아하는데, 그 작가님 다음으로 좋아할 작가님을 찾은 것 같다. 대스타 공동저자인 황모과 작가님의 작품도 매우 추천한다.)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도서만을 전달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장르소설 #한국소설 #좀비즈어웨이 #안전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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