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 아이 - 어린이와 어른을 위한 동시
이혜솔 지음, 정선지 그림 / 아동문예사(세계문예)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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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문학을 쓰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동시, 동화..., 이제 내 안의 동심은 사라졌고, 글에 대한 불꽃도 어느 정도 사그라들었지만 공모전 사이트를 볼 때마다 나도 한번 써 보고 싶다는 생각은 그치지 않는다.

동화는 몇 편 써 보려고 시도했지만 동시는 진입 자체가 어려웠다. 명료하고, 아름다우면서도 그 안에 내재된 날카로운 시선. 세대를 아우르는 조근조근한 사랑이 내겐 어려웠다.

민들레 아이를 읽고 싶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다른 사람들이 쓴 상상력과 아름다운 표현이 궁금했다. 이혜솔 작가님의 글은 동시에 대한 새로운 정의를 가능케 했다. 이런 표현도 쓸 수 있구나, 이런 감성으로 동시를 쓸 수 있구나... 하는 정의 말이다.

여담이지만, 책 만들 때 정말 많은 정성과 노력이 들어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양장본에다가 풀컬러, 매 페이지마다 들어가는 일러스트,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많은 노력이 들어갔을 글 자체. 가벼우면서도 가볍지 않게(타이어) 아름다우면서 올망졸망하게(방울토마토네 집), 모두가 해봤을 경험을 소박하게(달팽이 이사) 등등... 좋은 시들이 참 많았다.



그림도 귀여웠다. 특히 사폿사폿 페이지의 꽃과 소녀가 참 예뻤다.



그리고 표지의 강아지가 너무 귀엽다! 앙 질끈 물은 민들레 강아지와 그 옆의 민들레 아이!


작은 감동으로 다가왔던 작가님의 서명.

좋았던 시를 몇 편 소개해 봅니다.

텃밭 동네 한쪽 옆

엄마 방울

아기 방울

태어난 아기 토마토

이름을 지어요

토마토행복, 토마토요정, 토마토예쁨

토마토귀염, 토마토무럭, 토마토나나

토마토도도, 토마토누림, 토마토두루

토마토평안, 토마토미루, 토마토라라

토마토달콤, 토마토하하, 토마토기쁨

둥글둥글 살아가는

토마토 대가족

방울토마토네 집

우리집 토토루

방울토마토네 집은 오늘 입양한 토토루를 떠올리게 했다. 올망졸망 리듬감이 느껴지는 아름다운 시.

놀랍도록 좋은 표현들도 많았다.

해님, 달님, 별님 빛 뿌려

알록달록 채워지는

아기 꿈 바구니

꽃눈

둥 둥

비눗방울 속엔 마침꼴 있어

하늘 집으로

쏙!

비눗방울

은빛 강물에

청둥오리 한 마리

물결 음악에 맞추어

수중발레를 해요.

은방울 만들며

지켜보던 푸른 강물

발레리나 연기에

박수를 보내며

은빛 구슬 달린

발레복 한 벌

오리 몸에 입혀줘요.

청둥오리 발레

이 시는 그 안에 생각하게 하는 바가 많은 시다.

다른 사람들에게도 널리 읽히고 싶은 시다.

수십억 년 전에 생물이 지구로 이사 왔어요.

공기가 오고

물고기가 오고

풀꽃이 오고

나무가 오고

도마뱀이 오고

풍뎅이가 오고

참새가 오고

사람이 오고

...............

지구에서 못 살아

우주로 새집 분양 받으러 갔어요.

(중략)

지금도 짐을 싸는 생물들이 있어요.

멸종동물

이 시는 제일 좋았던 시다. 너무 귀여웠다.

아기가 엄마를 보는

아기 눈망울

엄마가 아기를 보는

엄마 눈웃음

아기 입 방그레

엄마 눈 동그레

볼그레 진달래

얼굴에 피어나

방시레 아기 얼굴

빙그레 엄마 얼굴.

엄마 얼굴 아기 얼굴

어렵게 읽히지 않고 말랑말랑한 이혜솔 시인의 동시집. 어른과 아이 할 것 없이 모두가 읽을 수 있어 좋았다.

윤삼현 아동문학가 님의 감상을 돕는 글도 좋았다.

동심을 통과해 나오는 다양한 빛깔의 동시들을 통해 그 스펙트럼의 띠가 개성있게 의미의 파장을 일으키는 것을 볼 수 있다는 말이다.

118p

무엇보다 치장과 수식의 옷을 두터이 입히지 않고 잔잔한 음성으로 다가오는 소박함에서 시인의 삶과 창작관을 짐작케 한다. 앞으로 일관되이 동심행진을 벌여나가 웅숭깊은 시세계가 보다 넓게 열리기를 바라고 싶다.

131p

마지막으로 제목의 '민들레 아이'란 작품을 소개하고 글을 마치고자 한다.

학교 끝나고

학원 가는 길목

길옆에 민들레 친구들

옹기종기 모여

나를 보고 웃는다.

놀다 가라고

같이 놀자고

씨앗, 우주선놀이 하자고

바라보는 길로

방긋방긋 따라온다

노랗게 물든 내 마음잡으며

같이 놀자고

뒤돌아 보며 보며

가다 보니

가다 보니

어느새

학원 입구다.

민들레 아이

#어린이도서 #민들레아이

본 포스팅은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도서만을 전달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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