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 사이 사이에서 한기가 느껴지는 기분이다.
언뜻보면 겉으론 둘다 성공한 삶으로 보일 수 있지만, 한때의 연인이었던 남자와 여자는 지금 지극히 외로워 보인다.
또 어떻게 그렇게 외로운 삶을 견디며 살았을까?
‘평생 추웠어. 온기를 찾아서 사막과 열대지방으로 가기도 했지. 하지만 내 안에는 늘 작은 고드름이 매달려 있었어. 사람들은 언제나 뭔가를 끌고 다니지. 어떤 사람들은 슬픔을, 또 어떤 사람들은 불안을, 내가 끌고 다닌 것은 고드름이었어. 당신은 낡은 어부의 집, 안락한 방에 있는 개미집을 끌고 다니고.‘
얼음같은 소설의 마지막에서, 그나마 조금 온기가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