욱해서 쓴 편지
박소예 지음 / 스튜디오오드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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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책방사장’ ‘세입자’ ‘며느리’ ‘예술가’ ‘직장인’ 등 사회의 여러 위치에서 겪었던 저자의 억울하고 불쾌한 이야기들을 편지 형식으로 쓴 에세이다.

📙 아저씨, 저를 세상 물정 모르는 어린애 취급하지 마세요. 돈도 안 모으고 뭐 했냐는 듯 나무라지 마세요. 은행에 빚내면 된다고 쉽게 말씀하지 마세요. 저는 집값 하나로도 수많은 이해관계를 생각할 줄 아는 어른입니다. 단지 이토록 이상한 구조가 바뀌지 않는 것에 괴로움을 느끼는 대한민국 청년일 뿐입니다. (부동산 아저씨께)

📕 뭐든 싸게 사면 좋긴 하지만 우리 꼭 그렇게 까지 치밀하게 살아야 하나요?
조금 더 알아보고 발풀을 팔아서 마땅히 누릴 수 있는 권리를 누리는 것은 좋지만 1원 한 푼도 손해 보지 않으려 하고 싼값에 더 많은 것을 얻으려 애쓰다 보면 내가 무엇을 위해 소비하는 건지
불분명해집니다.(전국에 계신 호갱님께)

📘 공부를 못하는 아이도, 대학을 안 나온 청년도, 직업을 갖지 못한 사람도, 모든 인간이 품위 있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고요. 그 삶의 최전선을 어느 누구도 욕되게 해서는 안 된다고요.
(사회 복지사님께)

📗 할머니, 젊은이의 삶은 생각보다 복잡해요.
할머니께서도 제가 겪지 못한 삶이 있겠지요.
하지만 저 역시 마찬가지예요. 저에게도 할머니가 겪지 못한 삶이 있어요.
그러니 제 자궁엔 이제 그만 관심 가져주세요.
(주인집 할머니께)

세상을 살다 보면 내 맘 같지 않고 선을 넘는
무례한 말들을 너무나 당연한 듯 자연스럽게 내뱉는 사람이 종종 있다.
그 당시에 바로 조목조목 무례함을 따지면 좋으련만 그렇지 못할 때 화로 남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답답하고 꽉 막힌 마음을 [욱해서 쓴 편지는]
뻥하고 뚫어주는 책이었다.
미쳐 생각지도 못했던 표현들에 속이다 시원했다.

격한 감정들로 다다다다다 쏟아내는 말들이 아니라 한 글자 한 글자 감정과 생각들을 써 내려가며
할 말은 다 하면서 상대가 딱히 부정하지 못할 맞는 말들이라 더 좋았고 와닿았던 것 같다.

앞으로 상대로부터 화나고 욱한 마음을...
때론 전하지 못한 말들을 나만의 편지로 써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보통은 혼자 머릿속으로만 생각하고 정리하는 편이었는데 글로 써 내려가면서 감정도 정리하고 못한 말도 다 하고 아프고 힘든 마음들도 위로되면서 마음이 좀 가벼워지지 않을까 싶어졌다.

책 속의 뼈 때리는 말들도 속 시원해 지는 그런 시간이었다.

(도서를 지원받아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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