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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소년 ㅣ 마스터피스 시리즈 (사파리) 14
엘로이 모레노 지음, 성초림 옮김 / 사파리 / 2023년 10월
평점 :
어느 날 갑자기 투명인간이 되는
슈퍼파워를 가졌다고 믿는,
드래곤과 하늘을 날았다고 말하는
한 소년이 여기 있다.
하지만 지금은 소년을 지켜준다고 믿었던
특별한 능력인 슈퍼파워도 사라지고
무슨 일인지 모든 사람들 눈에
소년이 보이기 시작하며
소년은 발작과 함께 불안 증세를 호소한다.
"심장이 갈비뼈를 뚫고 나올 것처럼 두방망이질 치고
가슴 위에 코끼리가 앉아 있는 것만 같았다."
"내 입 속에 약 한 줌. 팔뚝에 주사 한 방.
코끼리 한 마리. 또 한마리. 또 한 마리...
셀 수 없이 많은 코끼리가 내 가슴을 짓밟았다."
소년의 이야기와 함께
백 개의 팔찌를 찬 소녀, 눈썹에 흉터가 있는 소년,
손가락이 아홉 개 반인 소년, 소년의 가족들이 등장한다.
분노, 무력감, 고통, 공포, 후회
제각기 다른 감정을 호소하는 그들은
어떠한 "사건" 하나로 묶여있는데...
"하지만 이번에 넘어진 쪽은 소년이 아니라 친구였다.
친구가 입은 상처는 마음속에 생겨서 눈에 보이지도 않았고
시간이 지나도 나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친구가 며칠이고 땅바닥에 쓰러져 있는데도
짐짓 모르는 척 뒤로 물러서서
아무 일도 하지 않았다."
사흘만에 혼수상태에서 깨어난 소년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걸까?!
사파리에서 출간된 <보이지 않는 소년>는
6부로 나눠진 이야기를 통해
학교 폭력을 당한
지극히 평범한 한 소년의 현재와 과거를
사실적인 묘사+소년이 읽는 책(히어로물)의
판타지를 빌려 이야기하고 있다.
1부에서는 소년 한 명의
명확한 이야기를 전달하기 보다는
소년의 신체적, 정신적 상태를 보여주듯
소년 주변 인물의 이야기를 정신없이 짧막하게 오가며
누가 누구인지, 소년과 어떤 관계인지,
왜 불안 증세를 호소하는지
독자로 하여금 궁금증을 유발하며
조금은 혼란스럽고 이해하기 어렵게 만든다.
글을 읽다보면 어떤 사건이 벌어졌는지
약간의 유추가 가능하지만 아직 확정 할 수 없기에
<보이지 않는 소년>에 더 빠져들게 되는데
본격적인 "사건"에 대해 이야기하는 2부~6부까지는
1부에서 뭉뚱그려 표현한 조각난 이야기들이
인물에 따라 하나씩 맞춰지며
소년이 지금 상황에 이르게 된 아주 사소한 일부터
누구보다 특별한 능력(슈퍼파워)을 원했던,
그리고 여러 능력 중에서 투명인간이 될 수 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해 알게 되는데...
"거울은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의 유일한 증인이었다.
거짓말도 모른 척도 하지 않았고,
고통스럽더라도 사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 주었다.
새하얀 하늘에 검은 별들이 점점이 뿌려져 있었다.
바로 내 등에 난 상처들이었다.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겠지만 몇몇은 영원히 흔적을 남기겠지.
그리고 그 흔적은 몸에만 남지 않을 것이다."
옳지 않은 일에 당연한 말을 했을 뿐인데
그 말 하나로 시작된 괴롭힘,
그로인해 떳떳하게 드려내도 될 소년의 장점을
스스로 "결점"이라 말하게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들
"문제없네요. 크게 심각한 문제는 아닌 것 같군요.
단순히 애들끼리의 일일 수 도 있고..."
"나만 건드리지 않는다면, 그건 내 문제가 아니야."
그리고 소년이 언제 어디에나 있다고 말하는,
소년을 투명인간으로 느끼게 만든 "괴물"은
단지 직접적인 폭력을 가하는 가해자 하나가 아닌
사건에 대해 알지만 못 본 척한, 보고싶어 하지 않는
친구들과 주변 어른들이라고 말하는데...
이 부분까지 읽었을 때에는
이미 소년이 느끼는 불안과 공포, 아픔을
온 몸으로 공유하게 된 나이기에
마음이 아프고 오랫동안 먹먹해져
책 장을 넘기지 못했다.
나 역시 같은 상황일 때
하나의 괴물, 방관자가 안 될 거라고
자신있게 말 할 수 없었기에
더 부끄럽고 미안하고 울컥했는지도...
학교 폭력을 겪는 아이가 어떤 세상을 마주하는지
아주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는 <보이지 않는 소년>은
뒤늦게 소년을 똑바르게 보게 된
가족, 친구들, 주변 사람들을 이야기하며 마무리한다.
소년을 끝까지 투명인간으로 보지 않았던
"루나"와 "드래곤"을 통해
판타지적 희망과 사랑을 이야기하지만
가해자, 방관자들이 한 평생 느끼게 될
후회와 죄책감도 함께 이야기하며
마냥 행복하게 끝나는 동화같은 해피엔딩이 아니라
더 마음에 와닿은 책!
지극히 평범하고 어제와 같은 오늘을 사는 어느 누구라도
학교 폭력의 피해자가 될 수 있음을,
그리고 방관자 역시 피해자 못지 않은
아주 크고 절망적인 고통을 안고 살아야함을 알며
그 어느 누구도 "투명인간"이 되지 않는
세상을 바라보지만
절대 이렇게 될 수 없다면
비겁하고 무관심한 방관자가 아닌
투명인간을 볼 수 있는 용기 있는 아이가 되길,
투명인간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좋은 어른으로 성장하길 마음 깊이 바라본다.
잠들기 전까지 생각이 많아지게 만든
가슴을 울컥하게 만든 <보이지 않는 소년>
책을 읽는 아이, 어른 모두 그냥 지나치지 말고
꼭 읽어보았으면 하는 책으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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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파리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