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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그 자체의 감각 - 의식의 본질에 관한 과학철학적 탐구 ㅣ Philos 시리즈 26
크리스토프 코흐 지음, 박제윤 옮김 / arte(아르테) / 2024년 2월
평점 :
“의식이 돌아왔어요!”
의학드라마(영화)에서 꼭 한 번은 들을 수 있는 대사다. 생과 사에서 의식은 중요한 영역에 해당된다. 그런 만큼? 이 책의 저자 역시 의식을 측정을 다루었다. <뇌사-혼수상태-식물상태-최소의식상태-잠금증후군-인지> 로 본다면 앞의 3단계에서 의식이 있는가 없는가의 여부를 측정할 수 있다면 환자와 보호자의 미래가 달라질 것이다. (9장)
신경과학자 크리스토프 코흐는 철학의 대상이었던 ‘의식’을 과학탐구 영역으로 끌어들인 논쟁적 과학철학자라고 한다. 그는 이 책을 통해 “의식은 경험이다“를 증명하고 있다. 이는 <통합정보이론>으로 뒷받침 되는데 어휴.. 이 논증에 접근이 상당히 어렵다. 풀이도 어렵지만 납득도 어려운 면이 있다. (사실 납득이 어렵다고 하기에 내가 이 이론을 제대로 해석했는지도 잘 모르겠;;) (8장)
‘엘르’ 편집장이던 장 도미니크 보비가 뇌졸중으로 눈만 깜빡이며 <잠수종과 나비>라는 책을 썼다. (영화로도 제작됐다.) 과학적 수사에 탈진할 때 쯤 이 사례가 책에서 언급되어 상당히 반가웠다. 저자는 여러 영화와 드라마를 인용한다. <블레이드 러너>, <그녀(Her)>, <엑스 마키나>등의 여성 캐릭터나 <스타트랙>의 의식측정기 등이 그것이다. 이는 모두 (전체 혹은 부분적으로) ‘의식’이 무엇인지 궁금증을 남기는 작품들이다.
그래서 드는 생각인데. 차라리 그 영화나 드라마(핑크 플로이드의 노래 가사도 등장)를 비중 있게 ”의식이 경험이다“라는 주장과 연결했다면 어땠을까. 약간의 유머도 섞어가면서. 그랬다면 더 많은 이들이 ‘의식이란 무엇인지‘에 쉽게 접근할 수 있지 않을까? 또 책에도 살짝 언급되었는데 올리버 색스의 책이 베스트셀러인 이유도 한 번쯤 작가가 고려해봤으려나 생각해본다. 물론 ’세상에 이런 일이‘ 차원의 에피소드를 열거하는 것과 <과학+철학> 차원의 증명은 전혀 방향이 다르겠지만은. 이상 뇌과학(의학)에 참으로 무지한 독자의 안타까운 하소연으로 마무리를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