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 간 사자 웅진 세계그림책 107
미셸 누드슨 지음, 홍연미 옮김, 케빈 호크스 그림 / 웅진주니어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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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관에 간 사자』 

미셸 누드슨 글/ 케빈 호크스 그림/ 홍연미 옮김/ 40쪽/ 11,000원/ 웅진주니어/ 2007


2010년 여름, 남편과 대형서점에 갔다. 곧 태어날 아이를 위해 처음으로 그림책 코너 앞에서 신중을 기했다. 이것저것 들춰보다 손에 잡힌 『도서관에 간 사자』를 함께 읽었다.


도서관에 사자가 나타났다면 어떨까. 대부분 사서 맥비 씨처럼 크게 놀랄 것이다. 하지만 관장님은 사자가 ‘뛰지 않기‘, ‘큰 소리 내지 않기’ 등 규칙을 위반하지 않았다면 그대로 두라고 했다. 맥비 씨를 제외한 도서관의 모든 이들이 사자를 아주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 그러던 어느 날, 사자는 스스로 도서관을 떠났다. 관장님의 부상을 알리기 위해 복도를 뛰고 소리를 지른 뒤였다. 관장님은 그 날 이후, 아무리 도서관이라도 규칙을 지킬 수 없는 순간이 있다는 것을 인정했고 사자가 돌아온 도서관은 전과는 조금 다른 따뜻한 활기를 찾았다. 


태어날 아이에게 읽어주려면 적어도 6-7년은 기다려야 했지만 우리는 이 책을 선택했다. 사자가 일종의 상징이라면 나이, 성별, 인종에 관계없이 도서관은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이라는 당연한 메시지가 뜻밖의 울림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그리고 평등을 몸소 실천하는 관장님의 태도에 안도했다. 또 사자와의 우정을 통해 규칙보다 중요한 것을 깨닫게 된 관장님의 극적인 변화 역시 감동적이었다. 배경은 도서관이지만 더 큰 공동체의 비전으로 보였다. 


작가 미셸 누드슨은 도서관 사서였다는데 전직을 알고 나니 도서관 이야기를 디테일하게 풀어낸 것에 수긍이 갔다. 흥미로운 것은 사자상이 지키고 있다는 뉴욕공립도서관을 그림책의 배경으로 떠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11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뉴욕공립도서관과 사자상은 아동 문학의 단골 소재이기도 한데 『위대한 돌사자, 도서관을 지키다』, 『도서관에서 길을 잃었어』 등에서도 확인해 볼 수 있다. 


이 책의 아쉬운 부분은 그림이다. 케빈 호크스의 그림은 따뜻하게 느껴지지만 글과 유기적인 호흡을 한다기보다는 글을 설명하는 수준에 그쳤다는 인상이 강하다. 하지만 최근 어린이 뮤지컬(2020~)로 각색되어 인기리에 상영 중일 만큼 탄탄한 서사가 충분히 매력적인 그림책이다. 



* 『위대한 돌사자, 도서관을 지키다』 (마거릿 와일드 글, 리트바 부틸라 그림, 2013) 

* 『도서관에서 길을 잃었어』 (조쉬 펑크 글, 스티비 루이스 그림,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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