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을 동거한 소꿉친구, 료와 스오우의 이야기입니다. 오랫동안 친구로 지내왔던 탓에 아슬아슬하게 지켜지던 경계가 흔들리기 시작하며 관계가 전환의 국면을 맞이합니다. 료가 먼저 균열을 일으키고, 복잡한 건 뒤로 미루고 도망치던 스오우가 관계를 정면으로 마주하면서 둘의 일상은 이리저리 뒤흔들립니다. 일상적인 배경과 어딘지 특출날 것 없는 평범한 인물들이 등장하는데도 몰입하게 되는 매력이 있는 만화입니다. 어린 시절부터 층층이 쌓아온 감정선을 공들여 보여주는 작가의 노력 덕분인데요. 이런 섬세한 감정선이 현실감을 자아내는데, 개인적으로 히다카님의 강점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입니다. 읽고 나서 어딘가 존재할 것 같은 현실적인 감각이 든다는 게 의외로 이 장르에선 희귀하더군요. 그래서 리버시블이 등장해도 별로 놀랍지 않습니다. 둘 사이의 관계가 변해도 주변과 일상은 늘 그렇듯 아무렇지 않게 흘러가는 점도 좋았어요. 그렇게 변하는 것도, 변하지 않는 것도 있으면서 계속 이어지는 게 삶이니까요. 작가님 다른 만화 연재중이신 걸로 알고 있는데, 텀이 길었지만 비정기연재로나마 안티로망스 완결내주신 것에 감사드리고 좀 더 욕심부리자면 이쪽 장르 신작도 작업해주시면 좋겠네요. 믿고 보는 작가는 귀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