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 만세! 힘찬문고 47
이현 지음, 오승민 그림 / 우리교육 / 2007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장수만세라!

어릴 때 인기 있는 TV 프로그램 가운데 <장수만세>가 있었다.

말 그대로 장수 만세다.

설마 어르신들 이야기를 가지고 동화를 만든 건 아니겠지.




호기심과 장난기를 곁들여, 가벼운 마음으로 아이에게 주고는

가벼운 마음으로 몇 줄 읽어 넘겼다.

어, 이거 봐라!

글이 통통 튀었다.

생동감이라고 해야 하나, 살아 움직이는 느낌이다.




좀 진부한 소재인 염라국과 귀신 이야기가 흥미를 덜 만한데도

동화는 재미를 더하기만 했다.

그러다 자살을 준비하는 청소년기의 아이들이 나오고,

가족 모두가 희생과 절망을 안고 살아야 하는 현실 앞에서,

장수가 자살하려는 이유가 난독증이라는 데에서는

가슴이 먹먹해지고 말았다.




큰 아이가 장수의 시기를 전쟁 치르듯이 보냈고

작은 아이가 혜수와 같은 또래라,

‘그 누구도 행복하지 않다면 우리는 대체 왜 이렇게 열심히 살고 있는 건가’라는 구절은

지금 진정으로 바라는 것이 뭔지, 곰곰이 생각해 보는 시간을 만든다.




생생한 문체와 속도감 있는 문장을 처음부터 끝까지 유지하면서

입시지옥을 건너야 하는 벼랑 끝에 내몰린 아이들의 처지를 온전히 드러내고는

가족 모두가 제자리를 찾는, 행복을 향해가게 하는 정돈된 결말은

이현이라는 작가를 주목하게 한다.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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