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스 브로드 1
팻 콘로이 지음, 안진환 외 옮김 / 생각의나무 / 2009년 10월
평점 :
품절


이보다 더 화려한 문구가 있을까 싶었다. 미국이 선택했고 해리포터 작가 정도이며 종합 베스트셀러 등 광고만 봐도 도대체 뭐가 이렇게 많은 수식어가 있나 했다. 광고에 몇 번 속았으면서도 이 책이 읽고 싶어졌다. 다만, 읽기 전에 너무 기대하지 말자는 마음을 먹고 읽어나갔다. 처음에는 다른 책과 크게 다른 점을 느끼지 못했지만 한 줄 한 줄 읽어나갈수록 이 두께에 대한 부담이 사라지는 느낌이 들면서 빠져들게 된다. 술술 잘도 넘어가는 이야기에 영미소설 특유의 유머가 더해져서 지루할 틈이 없었다. 만약 내가 글을 쓴다면 이 작가를 흉내 내고 싶을 정도였고, 이번년도에 읽은 책 중 코맥 매카시와 함께 베스트 3에 당당히 들어가게 되었다.

 

형의 자살로 인해 그동안 늘 자신을 지켜왔던 테두리를 잃어버린 소년이 있다. 그는 남들보다 못생겼고 소심하고 다른 사람이 봤을 때는 정신도 조금 이상한 아이였다. 책을 읽다보면 그 당시의 시대적 배경도 많이 나타나는데 흑인과 백인의 인종차별에 대한 부분을 많이 느낄 수 있고 물론 우리의 뚝심 있고 늘 사람을 진심으로 대하는 (물론 말투는 늘 농담식이지만) 주인공인 레오 킹이 중재역할을 잘 해서 두루두루 인종에 상관없는 친구를 사귀게 된다.

 

레오 킹의 이야기만 1000페이지 가량 있는 것은 아니다. 레오 킹의 부모님 이야기에서는 ‘감동‘을 빼놓을 수 없었다. 한 여자만을 사랑하고 그녀가 수녀가 되었을 때도 기다려준 아버지는 성격이 너무도 좋고 친구 같아서 이상적인 아버지상이었다. 그와 대조되는 어머니는 무뚝뚝하면서 완벽주의가 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모든 것에, 외모마저도 완벽했던 형을 많이 자랑스러워했었다. 그러니 우리의 남들만도 못해보였던 레오 킹은 어머니와 많은 트러블을 겪었다. 물론 늘 중재 역할은 아버지의 몫이었다.

 

너무 부족한 한 사람이지만 그 사람이 성장하면서 겪는 진솔한 인생이야기 이었다. 그의 주변 인물들 역시 파라 만장한 삶을 살았다. 하지만 그 인생이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 그들을 지켜주고 외롭지 않게 해준 것은 우정과 사랑이라는 단어였다. 이 친구들의 이야기 속에서 우리는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고 파이팅을 외치기도 통쾌한 쾌감을 맛보기도 한다. 그렇게 사람을 푹 빠져들게 하고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이 책에서 느낀 감정들을 표현해 내기에 단어가 너무 한정된 게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이 소설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강한 인상을 남긴 시바, 트레버 쌍둥이 형제의 삶이었다. 이렇게 어떻게 살아갔을까? 하는 물음을 둘 수밖에 그들의 아버지를 통해 공포에 대한 전율이 느껴졌다.  물론 주인공 두꺼비의 삶 자체도 커다란 충격이었고 그것을 진심을 다해 이겨내고 기다린 끝에 그는 많은 사람들을 얻게 되었다. 뜻하지 않는 반전도 기다리고 있었으니, 그것은 형의 죽음에 대한 원인이었다. 참 길었지만 지루할 틈이 없었고 주인공 자신과 다른 친구들의 삶을 보여주면서 인생이란 단어를 작가는 글을 통해 마음껏 즐긴 것이 아니었나 싶을 정도로 생동감 있었다.


 

2009.11.botongsa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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