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기도
할레드 호세이니 지음, 댄 윌리엄스 그림, 명혜권 옮김 / 스푼북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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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을 쫓는 아이>로 유명한 작가 할레드 호세이니가 그림책으로 돌아왔다. 제목은 <바다의 기도>.

이 책은 2015년도에 난민들의 배가 전복되었던 사건에서 영감을 받아 쓰여졌다. 바닷가에서 작은 배를 기다리며 떨고 있는 아버지와 아들. 아버지는 아들에게 다정스래 자신의 어린시절 이야기를 해주기 시작한다.

 

사랑하는 마르완,

어린 시절 아빠가 네 나이였을 때,

긴 여름이 시작되면

아빠와 삼촌들은

홈스에 있는 작은 시골마을

네 할아버지 시골집 지붕 위에

커다란 담요를 깔고 잠들었단다.

어렸을 적 삼촌들과 할아버지댁에 갔던 추억, 아내와 함께 방문했던 북적거리던 시장, 아들과 함께 걷던 길까지 그는 그날의 추억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하지만 전쟁이 일어나자 모든것은 변하기 시작한다. 폭탄, 굶주림, 죽음...

세상의 아름다운 것들보다 불운한 것들만을 기억할 아들을 안타까워하며 그는 또 다시 다정히 얘기한다.

 

우리는 '집'을 찾고 있어.

우리는 어디에도 초대받지 못했고

어디서도 환영받지 못하지만

이 불행과 함께 어딘가로 가야만 한단다.

 

 

아빠는 이 작은 배를 지켜 달라고 신께 기도했어.

넓디넓은 바다 한가운데,

그저 작은 점일 뿐인 우리를,

큰 파도로부터 안전하게 해 달라고.

마르완, 그건 너를 위한 기도였어.

너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존재이니까.

 

아버지는 아들을 지켜달라고 신께 간절히 기도하지만, 신은 매정하게 그 기도를 들어주지 않았다. 왜 마르완은 그 깊은 밤에 차디찬 바람을 맞으며 배를 타야만 했을까? 행복하고 좋은 것만 기억해도 모자를 그 소중한 시절에 이러한 고통을 겪는걸까?

한국에도 가끔 난민 관련된 기사가 나오긴 하지만 내가 처한 현실이 아니기에 마음 속에 깊이 와닿지는 않았다. 그런데 이 책을 본 뒤 마음이 너무 아팠다. 내가 모르는, 혹은 내가 알고자 하지 않는 현실 너머의 세계에는 이렇게 의미 없는 전쟁으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이 나를 너무 슬프게 했다.

이 책을 읽고 앞으로는 난민 문제에도 좀 더 관심을 가지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도 이 책을 읽고 난민에 대하여 많이 생각하고 깊이 이해해보는 시간을 가지면 좋을 것 같다.

 

컬처블룸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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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을 걷는 밤 - 나에게 안부를 묻는 시간
유희열.카카오엔터테인먼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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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열의 라디오, 유희열의 음악을 듣고 자란 자칭 유희열 키즈(?)인 나. 그래서 어렸을적엔 그의 목소리만 알고 있었는데 최근에 여러 방송 프로그램에 나와서 잘생긴(?)얼굴과 함께 ㅎㅎ 입담을 과시하는 그를 보니 감회가 새롭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고 참 그렇다.

 

그러던 중 요즘 핫한 카카오TV라는 새로운 예능채널?에서 유희열이 밤 산책 프로그램을 진행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밤을 걷는 밤'이라는 이 예능은 유희열이 서울 곳곳의 밤 거리를 걸으며 두런두런 이야기를 하는 프로그램이다.

현재는 시즌이 지나서 그런지 전부 유료화가 되어서 볼 수 없다. 나는 이 책을 읽고 나서야 이런 프로그램이 있었다는 것을 뒤 늦게 알았다. 너무 아쉬운 마음에 짧은 클립을 찾아서 봤는데 참 따듯하고 힐링되는 느낌의 예능인 것 같았다. 나중에 금전적으로 여유가 된다면 꼭 구매해서 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유희열의 "밤을 걷는 밤"이라는 이 책에는 그 프로그램에 나왔던 거리들에 대한 정보와 지도, 그리고 유희열이 했던 말, 그리고 거리를 걸으며 생각했던 글들이 차례로 실려있다.

귀여우면서도 찰떡같은 유희열 그림과 함께 곳곳의 풍경을 담은 사진들이 실려있어서 마치 직접 유희열과 함께 거리를 걷고 같이 이야기를 나누는 느낌이 따듯한 책이었다.

나는 내가 좋아하는 뮤지션이자 배우인 '마야 호크'의 노래와 함께 이 책을 읽었는데 뭔가 가슴이 몽글몽글하고 따듯해지는 그런 느낌이 들었다. 아무 배경음악 없이 책을 읽는 것 보다 나처럼 자신이 좋아하는 뮤지션의 잔잔한 음악을 들으며 같이 책을 읽으면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사진과 그림이 많아 쉽게 읽히니 가벼운 선물용으로도 좋은 책 같다. 지금 막 사랑을 시작한 연인, 혹은 두근두근하게 썸을 타고 있는 친구에게, 이 책을 선물하며 같이 서울의 밤 거리를 산책해보자고 조심스래 청해보는건 어떨까? 흐흐~ 생각만해도 좋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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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에 간 훌리안 - 2022 어린이도서연구회 추천도서 I LOVE 그림책
제시카 러브 지음,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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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시카 러브 작가의 "인어를 믿나요" 작품을 무척 재밌게 읽었었는데, 이번에 작가의 새로운 신작 그림책이 나왔다고 해서 바로 읽어보았다. 제목은 "결혼식에 간 훌리안"

결혼식에 화동으로 가게 된 훌리안과 마리솔이 아름다운 결혼식을 경험하고, 즐겁게 놀며 장난도 치고, 그러다가 옷도 버리는? 짧은 소동극이다.

 

"결혼식은 사랑을 위한 파티야!"

결혼식을 올리는 젊은 연인, 그리고 화동으로 서게 된 훌리안과 마리솔, 결혼식을 축하해주는 여러 하객들의 모습은 성별이 다들 모호하게 표현되어 있다. 예쁜 드레스를 입은 신부와 멋진 턱시도를 입은 신랑은 자세히 보면 같은 성별인 것 같고, 예쁜 보라색 턱시도에 보라색 구두를 신은 훌리안과 스포츠 모자를 쓰고 나타난 단발머리 마리솔도 여자아이인지, 남자아이인지 크게 두드러지게 나타나지 않는다.

하지만 주인공들이 어떤 성별인지, 결혼하는 부부가 남자커플인지 여자커플인지는 책에서 전혀 중요하지 않다. 오직 사랑을 위한 파티인 결혼식이기 때문에 성별에 상관 없이 사랑의 서약을 맺은 두 사람을 마음껏 축복해주면 되는 것이다.

 

 

 

피로연이 시작되자 이 둘은 서로 마음이 맞는 듯 즐겁게 뛰어다닌다. 그러다 흙탕물에 옷이 다 젖어버린 마리솔을 위해 훌리안이 옷을 벗어주고 예쁘게 꾸며준다. 그리고 둘은 마치 나비가 된 듯 날아다닌다.

 

 

밤새도록 이어지는 피로연을 뒤로하고 나무에 기대어 새근새근 잠든 훌리안과 마리솔을 보여주며 그림책은 끝이 난다.

제시카 러브 작가가 그린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그림들을 보며 눈을 뗄 수 없었다. 일단 완성도 높은 그림과 찬란한 색감이 너무 마음에 쏙 들었고 엄청나게 큰 스토리는 없지만 잔잔하면서도 아름답게, 그리고 자연스럽게 성정체성을 표현한 부분도 너무 좋았다.

부모님들이 아이들에게 이 책을 읽어주며 결혼은 어떤 것인지, 또 아이들은 결혼을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그리고 엄마아빠의 결혼은 어땠는지도 같이 이야기해보면 아이들이 더 책을 재미있게 읽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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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나무 아래 - 시체가 묻혀 있다
가지이 모토지로 지음, 이현욱 외 옮김 / 위북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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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분홍색의 표지와 "벚꽃"이 들어가는 제목만 보면 흡사 로맨틱한 연애소설처럼 보인다. 하지만 "벚꽃나무 아래"라는 제목 옆에 붙여진 부제목 '시체가 묻혀있다'를 보게 되면 왠지 모를 섬뜩함이 느껴진다. 나는 제목과 표지에서 이 책의 전체적인 주제인 평화롭고 행복해보이는 겉모습과, 그 이면에 서린 고통과 회환을 정말 잘 표현해준다고 생각했다.

가지이 모토지로라는 다소 생소한 작가의 단편집인 이 책은, 31세의 짧은 생을 살다 간 한 천재 작가의 작품이다. 어렸을 때 부터 병약했던 작가는 병원과 요양시설을 오가며 힘든 상황 속에서도 집필활동에 전념하여 이처럼 아름다운 작품을 남겼다.

책에는 총 12편의 단편이 실려있다. 책의 본제목인 '벚꽃나무 아래'를 비롯하여 '태평스러운 환자', '어느 벼랑 위에서 느낀 감정', '레몬' 등 찬연하면서도 왠지 모를 스산함이 느껴지는 독특한 매력의 작품들이 들어있다.

주변에서 걱정하지만 본인은 정작 태평스러운 환자, 아름답게 피어난 벚꽃나무를 보고 그 밑에 시체가 있을 것이라고 걱정하는 엉뚱한 사람, 방 안에 갇혀있는 파리를 보며 마치 병약한 자신의 모습과 닮았다고 생각하는 사람 등 다양한 인물이 나오지만 그 인물을 종합해보면 결국에는 글을 쓰는 작가 자신의 모습이다.

나는 책을 읽으며 작가가 힘든 몸의 고통 속에서도 이렇게 훌륭한 작품을 남겼다는 것이 놀라웠고 그가 조금만 더 건강하게 오래 살았더라면 생전에 더욱 멋진 작품들을 많이 남기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았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가 힘든 상황에 있었기 때문에 이렇게 처연하고 빛나는 작품이 탄생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나는 이제까지 소설을 읽을 때 이야기의 서술에 중심을 두면서 읽었는데 이 책은 그 전과는 다르게 마치 시를 읽을 때 처럼 묘사와 표현력에 중점을 두고 읽었다. 그러다보니 작품 본연의 느낌을 고스란히 흡수하는 느낌이어서 책을 다 읽고 나서 더 기분이 좋았다. 오랜만에 정말 책 다운 책을 읽은 것 같다. 그의 다른 작품도 꼭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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