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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로 간 여우 - 한국어린이교육문화연구원 으뜸책 선정 ㅣ 다정다감 그림책 4
연우 지음 / 다정다감 / 2023년 4월
평점 :

연우 작가님의 그림책 「바다로 간 여우」를 읽어보았다. 이 책은 작가님의 첫 작품으로 보금자리를 떠난 여우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숲 속에 큰 불이 나 통나무를 타고 바다로 가게 된 여우는 그곳에서 여러 친구들을 본다. 등껍질을 집으로 생각하는 거북이와 하늘을 마음껏 날아다니는 갈매기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유유히 바다를 여행한다. 그러다 폭풍우에 휩쓸려 바다에 빠지게 되는데, 그때 넓은 바다를 품고 있는 큰 고래가 여우를 구해준다.
이 책을 한 번 읽었을 땐 그냥 여우의 여행 정도로 가볍게 읽을 수 있다. 하지만 계속하여 재독하고 곱씹어볼수록 책에 담겨있는 여러 메세지들이 눈에 들어온다. 주인공 여우는 새출발을 앞둔 아이, 혹은 마음 속에 꽉 들어찬 고민을 벗어나고 싶은 사람, 또는 더 넓게 나아가 삶의 터전을 벗어나 새로운 곳에 정착해야 하는 난민으로도 보여진다. 바다에서 만난 동물들도 여러 유형의 사람들을 나타내는 것 같다. 거북이는 심지가 단단한 사람, 갈매기는 자유로운 삶을 사는 사람으로 보여진다. 그리고 마지막 고래는 힘들어하는 여우를 따듯하게 감싸주고 가야할 길을 안내해주는, 마치 부모님과 같은 모습으로 비춰진다.
내가 생각하는 좋은 그림책은 유려한 글과 섬세한 그림이 있는 책이 아니라, 간결한 글과 그림으로도 다양한 해석을 할 수 있는 그림책이다. 그러한 면에서 「바다로 간 여우」는 나에게 많은 여운을 주는 좋은 그림책인 것 같다. 계속 펼쳐보고 싶게 만들어주는 마음이 따듯해지는 그림책이었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지원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