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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러와 고프 - 한국어린이교육문화연구원 으뜸책, 2024 북스타트 선정도서, 2024 행복한아침독서 추천도서 ㅣ 미소 그림책 1
양은아 지음 / 이루리북스 / 2023년 2월
평점 :

늑대와 돼지는 옛 이솝우화에서도 그렇고 일반적으로 알려진 상식으로도 서로 반대되는 느낌의 동물이다. 심지어 극 중 이름도 돼지 '블러'와 늑대 '고프'이다. 배부르다와 배고프다는 의미를 담은 이름 같은데 이 또한 반대되는 말이다.
여하튼 돼지 '블러'는 밤 중에 길을 잃고 늑대 '고프'가 사는 집에 방문하게 된다. 고프는 블러를 잡아먹기 위해 융숭히 대접하며 맛있는 것을 먹이고 푹 재운다. 하지만 그 다음 날 속셈을 알게된 블러가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며 고프를 현혹시킨다. 잡아먹기 전에 딱딱한 살을 물렁하게 만들어야 한다며 안마를 하도록 시키고, 돼지의 비린내를 없애야 한다며 함께 바다에 풍덩 빠져 신나게 논다. 마지막으로 이 둘은 함께 블루베리를 먹으며 멋진 노을을 바라보는데...
늑대와 돼지가 사랑에 빠진다는 관계설정도 독특했고, 이야기가 빤하지 않게 흘러가서 읽는 내내 재미가 있었다. 예측할 수 없는 스토리에 뭐지? 어떻게 되는거지? 궁금해하며 페이지를 계속 넘겼던 것 같다. 블러와 고프의 관계를 어떻게 볼 수 있을까? 인간과 동물, 혹은 반대되는 성향을 가진 연인, 더 넓게는 친구관계, 부모자녀관계로도 해석해볼 수 있을 것 같다.
특히나 나는 이 책에서 늑대의 옆에 있는 '새'의 존재에 대해 눈길이 갔다. 점점 돼지에게 빠져 자신이 갖고 있던 성향을 버리게 되는 늑대와 달리 처음부터 끝까지 한결같은 모습으로 '고프! 정신차려!'라고 말한다. 새의 의미는 뭘까? 이 또한 다양한 관점으로 생각해보게 되었다.
예측할 수 없는 스토리에 관계에 대한 여러 의미를 생각해볼 수 있게 하는 흥미롭고 재미있는 그림책이었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지원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