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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 레코드 ㅣ 다림 청소년 문학
이혜린 지음 / 다림 / 2022년 12월
평점 :

나는 꿈을 자주 꾸는 편이다. 무시무시한 살인귀가 나오는 악몽을 꾸기도 하고, 환상의 나라에서 하늘을 날아다니는 행복한 꿈을 꾸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 잠에서 깨어나면 내용을 기억하지 못한다. 꿈속에서 느꼈던 감정만 어렴풋이 생각날 뿐 보통은 금방 잊어버리기 일쑤다.
이 책에 나오는 '드림 레코드'라는 곳은 이러한 두루뭉실한 꿈을 뇌파기기를 통해 선명한 영상으로 재생시켜주는 곳이다. 꽤 비싼 값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이 레코드에 열광한다. 하늘나라로 간 자신의 가족을 보기 위해, 조상이 불러준 로또 번호를 다시 기억하기 위해, 작가의 영감을 되살리기 위해 등등 각자만의 사연을 품고 드림 레코드를 찾는다.
주인공 가은이는 학교 건물 3층에서 떨어져 크게 다친다. 왜 떨어진 것일까? 상황을 파악하려 하지만 가은이는 단기 기억 상실증에 걸렸고, 엎친데 덮친격으로 CCTV 사각지대인 곳이라 자료도 남아 있지 않다. 그래서 경찰은 가은 엄마에게 사건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 '드림 레코드'에서 가은이의 꿈을 들여다보기를 권하는데... 꿈 속에는 그 동안 가은이가 당했던 학교폭력이 고스란히 영상으로 나와 재생된다. 그 영상을 보고 드림 레코드 직원과 가은의 엄마는 경악하고, 폭력을 저지른 아이들을 조사하지만 가은이 떨어졌을 때 그 아이들이 매점에 있었다는 알리바이가 밝혀진다. 과연 그 날의 진실은 무엇이었을까? 무엇이 가은이를 그 높은 곳에서 떨어지게 한 것일까?
환상과 미지의 공간으로 여겨지는 '꿈'을 지독히 현실적이고 끔찍한 '학교폭력'과 연결지어 이야기를 만들어낸 점이 놀라웠다. 그래서 처음엔 판타지적인 요소가 있어 가볍게 읽기 시작했는데, 끝으로 갈 수록 어두운 내용들이 나와 책을 다 읽고 나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내가 꾼 꿈을 온전히 기억하게 된다면 그것은 과연 좋을까 나쁠까? 사람들은 자신이 꾼 꿈을 기억하고 싶어할까? 아이들은 이 책을 읽고 어떤 생각을 할까? 그리고 만약 실제로 '드림 레코드'가 있다면 어떤 꿈을 기억해내고 싶어할까? 학생들과 이 책을 함께 읽고 다양한 토론을 해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학교폭력의 대처방안과 심각성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를 나눠볼 수 있을 것 같다. 학생들과 꼭 함께 읽어보고 싶은 좋은 청소년소설이었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지원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