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어링/ 조규미/ 자음과모음

페어링 ㅣ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98
조규미 지음 / 자음과모음 / 2022년 9월

입학 첫날부터 무선이어폰을 잃어버려 온 반을 뒤집어놔 비공식적 은따가 되어버린 수민이. 그런 수민이에게 반에서 제일 공부도 잘하고 예쁜 세진이가 '다차원' 멤버에 들어올 것을 권유한다. '다차원'이란 '다른 차원에 사는 아이들'의 줄임말로 반에서 제일 엘리트 코스를 밟고 있는 3명을 지칭한다. 공부도 못하고 아이들에게 따돌림받는 나를...? 왜...? 의심스럽지만 일단 들어나 보자 하고 모임 장소인 장애아동 쉼터에 가게 된다. 그곳에서 수민이는 세진이의 봉사하는 사진만 열심히 찍어주는데... 아니, 여기까지 날 부른 이유가 이거였어? 사진 찍고 너네가 과외다, 학원이다 핑계대면서 슬슬 먼저 빠져나가면 나 혼자 봉사 뒷정리를 다 하라고?! 세진이의 의도가 훤히 보였지만 수민이는 차마 거절하지 못한다.

기본 줄거리만 보면 흔한 청소년소설처럼 보이지만, 이 안에는 예상외의 판타지도 있고, 입시문제, 자살, 부모와의 갈등 등 다양한 주제가 섞여있다. 그래서 책을 좀 더 다채롭게 즐길 수 있고 청소년의 여러 문제들에 대해 깊이 있게 생각해 볼 수 있었다. 특히 우연히 주운 무선이어폰에서 나오는 낯선 이의 목소리에 집과 학교에서 늘 혼자고 외로운 수민이가 많은 위로를 받는 부분에서는 찡하면서도 내가 그 이어폰 속의 목소리가 되어 수민이를 직접 위로해 주고 싶었다.

그리고 작년쯤 한창 이슈가 되었던 '답안지 유출사건'에 대해 나옴으로써 청소년 시기의 입시문제에 대해서도 무게감 있게 다룬다. 항상 완벽하고 모범적이고 선망의 대상이었던 세진이가 사실은 부모님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해 자살충동을 느낄 정도로 힘들어하고, 입시비리를 저지르며 양심의 가책을 느껴 더욱 망가져가는 부분에서는 안타까우면서도 여러 감정이 느껴져 많은 생각이 들었다.

청소년들의 문제에 대해 다시 한번 고민해 보게 하고, 또 신비로운 판타지가 색다른 느낌을 주는 멋진 소설 '페어링'. 주변에 공부와 친구 문제로 고민하고 있는 청소년들에게 추천해 주고 싶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지원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