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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규칙이 있는 나라 - 2023 문학나눔 선정도서 ㅣ 만만책꽂이
임수경 지음, 이창희 그림 / 상도어린이 / 2022년 10월
평점 :

유독 선에 집착하는 한 아이. 그 아이는 돌담이 삐뚤어져 있다고, 퍼즐이 일렬로 맞지 않는다고, 산책길에 강아지가 선을 따라 걷지 않는다고 싫어한다. 그렇게 선에 집착하며 주변의 눈총을 받고 가족들을 힘들게 하던 어느 날, 엄마 아빠와 산책을 나갔다가 우연히 줄무늬 스카프를 주우며 '이상한 규칙이 있는 나라'에 입성하게 된다. 그 나라는 아이가 원하던 데로 모든 것이 반듯하게 일자로 되어있는 곳이었다. 사람들의 머리도 일자, 눈썹도 일자, 보도블록에 선도 밟으면 안 되고, 심지어 학교 수업도 시곗바늘이 일자가 되는 9시 15분에 시작한다. 자신이 원하던 세계에 와서 기쁜 마음도 잠시, 이 이상한 규칙들 때문에 주인공은 힘든 일들을 겪는다. 과연 아이는 이 나라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까? 선을 지켜야 하는 강박을 벗어낼 수 있을까?
이 책의 저자는 실제 초등학교에 근무하고 있는 교사이다. 주인공 '신비'처럼 선에 집착하는 어떤 한 아이를 보고 이 책을 집필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 아이도 그렇고, 신비도 그렇고 선을 맞추는 것에 집착하는 이유는 단 하나이다. '칭찬받고 싶어서'. 초반에 책을 읽으며 신비는 왜 이렇게 선에 집착할까? 궁금했는데 늘 바쁜 부모님에게 관심받고 싶고, 선생님께 칭찬받는게 좋아서 그런다는 것을 보고 괜스레 마음이 찡해졌다. 어른들의 기준에 맞춰서 아이를 대하다 보니 한창 어지르고 맘껏 뛰어다닐 시기에 그러지 못하고 이상한 규칙에 매달리게 된 것 같아 마음이 안타깝고 슬펐다. 내가 살고 있는 세상의 '선'은 내가 만들어 가는 것인데 말이다.
이 책을 보고 선이란 뭘까? 규칙이란 뭘까? 진정으로 옳고 그른 것은 어떻게 판단할 수 있을까? 등 다양한 질문들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아이들과 이 책을 함께 읽으며 나만의 강박적인 행동이 있는지, 그러한 행동을 어겼을 때 어떠한 감정을 느끼는지, 그리고 이제는 바닥의 선 말고 주변의 아름다운 꽃들을 둘러볼 수 있도록 바뀐 신비처럼 자신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 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봐도 좋을 것 같다. 아이들과 함께 읽고 생각할 수 있는 멋진 어린이소설이었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지원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