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우리 엄마는
산드라 지멘스 지음, 로시오 아라야 그림, 김지연 옮김 / 너와숲 / 2022년 9월
평점 :

추석 때 친정에 갔다가 엄마가 얘기하는 나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아주 아기 때 잠깐 한눈판 사이에 내가 문밖으로 나가 심장이 철렁했던 일, 잔병치레가 많아 일주일에도 몇 번씩 병원을 들락거린 일, 이야기를 하는 내내 엄마는 나를 보며 그 시절이 생각나는듯 환하게 웃었다.
내가 기억하는 엄마는 늘 밝은 모습이다. 소파에서 방방 뛰며 놀고 있는 나에게 그러다 다친다고 타이르며 조심스레 물을 먹여주던 모습, 엄마가 동생을 임신했을 때 내가 배에 손을 대자 아기가 꿈틀거려서 함께 신기해했던 기억, 물론 내가 밖에서 사고를 치고 와 도끼빗으로 엉덩이를 때리며 속상해하셨던 모습도 떠오르지만 ㅎㅎ 대체적으로는 늘 나에게 밝고 행복한 모습만 보여주셨다.
이 책의 주인공도 엄마와의 행복한 추억이 많아 보인다. 엄마가 눈이 사라질 정도로 크게 웃을 때 함께 웃고, 엄마의 꽃무늬 원피스 주머니에서 온갖 것들이 나오자 신기해하고, 자신이 선물한 검은색 목걸이를 소중하게 보관하는 엄마를 뿌듯하게 바라본다. 엄마 또한 계속해서 아이와 눈을 맞춘다. 손바닥만 한 작은 아이었을 때도, 허리에 닿을 만큼 컸을 때도, 계속 자라서 청소년이 되었을 때도 언제나처럼 따듯하게 눈을 맞추고 포근하게 안아준다. 그리고 드디어 때가 되었다는 듯, 마치 비행기태우기 놀이를 하는 것처럼 아이를 태워 떠나보낼 준비를 한다.
책을 읽으며 어릴 적 추억이 떠올랐고 갑자기 엄마가 보고 싶어졌다. 그리고 만약 나에게 아이가 있다면 함께 이 책을 꼭 읽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너에게 엄마는 어떤 존재야~? 하고 물어보고 '엄마에게도 엄마가 있다? 우리 엄마는 말이야~' 하고 이야기해 줄 것 같다.
마지막 장에는 엄마 얼굴 그리기와 표현하기 활동지가 수록되어 있어서 아이와 함께 해도 좋을 것 같다. 아이가 그린 나의 모습을 보며 얼마나 행복하고 뿌듯할까? ㅎㅎ 이 세상의 모든 엄마들이 부러워지는 순간이다. 첫 장부터 마지막 장까지 따듯한 엄마의 모습이 생각나게 하는, 마음이 몽글몽글하고 따듯해지는 그림책이었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지원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