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초록말 벼리 ㅣ 샘터어린이문고 68
홍종의 지음, 이형진 그림 / 샘터사 / 2022년 8월
평점 :

말 중에서도 유독, '경주마'에 대한 책이 많은 것 같다. 경주마와 휴머노이드 기수의 이야기가 담긴 천선란 작가의 소설 '천개의 파랑'이나, 처음 경마장에 간 아이의 눈으로 바라본 말의 모습을 생동감있게 나타낸 조은영 작가의 그림책 '달려 토토'와 같은 책이 떠오른다. 두 권 다 재미있게 읽어서 기억하고 있는데, 이번에 소개할 책 '초록말 벼리'도 경주마의 마음 따듯하고 멋진 이야기라 오랫동안 머릿속에 남을 것 같다.
'벼리'는 경마장 벽면에 포스터가 붙을 만큼 인기있는 말이다. 네 번 출전해서 전부 다 1위를 했을만큼 우수한 품종의 말이다. 하지만 다섯 번째 출전을 했던 날, 불의의 사고로 인해 넘어지며 기수를 다치게 하고, 그 충격으로 더는 뛰지 못하게 된다. 기수를 다치게 했다는 죄책감에 시름시름 앓으며 눈물을 흘리는 벼리... 실의에 빠져있는 벼리에게는 다행히도 좋은 친구들이 곁에 있었다. 반들거리는 갈색털을 가진 '불화살'과 눈처럼 새하얀 백마 '수선화', 벼리의 아픈 마음을 보듬어주는 마필관리사 아저씨까지, 벼리를 아끼고 사랑하는 주변의 많은 친구들 덕에 기운을 내어 다시 한번 뛰기로 결심한다. 벼리는 과연 예전처럼 달릴 수 있을까? 트라우마를 이겨내고 멋지게 도약할 수 있을까?
'이형진' 작가가 그린 그림과 함께 읽으니 내용이 더욱 생동감있게 다가왔다. 특히나 경마장에서 말들이 달리는 모습은 정말 내 눈앞에서 생생하게 날뛰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야기 또한 마음속에 깊은 여운을 주었다. 평소에는 좁은 마구간 안에서 숨죽인 채 살다가 경기날만 되면 폭발적으로 뛰어야 하는 경주마의 삶은 우리 현대인들의 삶과도 무척 닮았다고 느껴졌다. 무조건 1등을 위해 달려야 하고, 뒤처지면 바로 버림받는 벼리와 친구들의 모습을 보면서 진정한 행복이란 무엇인가? 승부에 연연해하며 1등만을 추구하는 우리의 삶이 과연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가? 하는 의문들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아이들과 함께 이 책을 읽으며 1등 하지 않아서 더 행복한 초록말 벼리의 모습을 통해 진정한 행복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함께 이야기하고 싶다. 감동적이고 멋진 책이었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지원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