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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괜찮아, 괜찮아!
조상미 지음 / 베어캣 / 2022년 7월
평점 :

할머니와 손자의 하루가 담긴 귀여운 그림책. 솔이는 집에 갈 시간이 되었지만 할머니와 떨어지기 싫다. 그래서 처음엔 집에 가자는 소리에 못들은척 하다가 결국엔 다리가 아프다, 모래놀이를 해야한다, 하면서 집에 가기를 계속 미룬다. 그런 솔이를 보며 할머니는 다 알면서도 모르는척 손주에게 맞춰준다.
할머니와 같이 만든 박스집에서 노는 것이 제일 좋고, 폭신폭신하고 보들보들한 할머니 품이 너무 좋다는 아이. 무조건적인 사랑을 받은 아이는 그냥 보고 있는 것 만으로도 마음이 참 몽글몽글 따듯해지는 것 같다. 할머니 앞에서 마음껏 웃고, 놀고, 징징거리기도 하는 솔이의 모습이 참 귀여웠지만, 한편으로는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렸을 적 외할머니는 일찍 돌아가시고, 할머니와는 서먹하게 지냈던 나는 할머니에 대한 정이 별로 없는 편이다. 우리엄마가 어렵게 낳은 남동생만 좋아하는 할머니는 나에게 이렇게 무조건적인 사랑을 베푼적이 없다. 물론 용돈도 한번씩 쥐어주시고, 잘 지내냐 안부를 묻기도 했지만 그 이상의 애정어린 손길은 받은 적이 없는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할머니 등에 업혀 활짝 웃는 솔이의 모습을 보며 마음이 괜시리 찡-해졌다.
그리고 책을 보며 든 궁금증. 솔이는 왜 엄마가 있는 집에 들어가기 싫은걸까? 가기 싫어하는 솔이를 할머니가 안쓰러운 얼굴로 쳐다보는 것 같기도 하고... 이 가족에겐 어떤 사연이 있는걸까? 뭔가 상상의 나래를 자꾸 펼쳐보게 만들었다.
옛 어린시절의 추억이 생각나고 책의 뒷이야기가 궁금해지는, 자꾸만 빠져들어 읽게 되는 좋은 그림책이었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지원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