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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색이 없으면 민트색도 괜찮아 - 구한나리 문구 소설집 ㅣ 꿈꾸는돌 31
구한나리 지음 / 돌베개 / 2022년 5월
평점 :

귀여운 표지와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제목에 확 끌려서 읽게 되었다. 문구에 대한 이야기라길래 막연히 에세이일꺼라고 생각했는데, 문구를 주제로 한 단편소설집이었다.
‘올리브색이 없으면 민트색도 괜찮아’ 이 작품은 고등학교에 수학교사로 근무중인 작가가 청소년과 문구를 주제로 쓴 소설이다. 청소년을 실제로 옆에서 늘 보고 함께하는 사람이 쓴 글이라 그런지 청소년의 고민과 감정들을 매우 세세하게 그려내었다. 그래서 아이들은 매우 공감하면서 읽을 것 같고, 어른들은 ‘나도 그땐 그랬지...’ 하는 추억에 잠기며 읽게 될 것 같다. 나 또한 책을 읽는 내내 학창시절의 내 모습이 떠올랐다. 나도 소설 속 주인공들 같은 친구가 있었더라면... 하는 생각도 해보고, 그때 나는 어떤 생각을 했었지? 어떤 고민들이 있었지? 옛기억을 차분히 떠올려보기도 했다.
작가님은 소설 초고를 늘 만년필로 쓸 만큼 문구 마니아라고 한다. 그래서 책에는 굉장히 다양한 문구들이 나온다. ‘모리스 스타플로 3C’에게 바친다는 헌정사부터 일단 눈에 확 들어온다. 보통 가족이나 위인에게 바친다는 건 많이 봤는데 볼펜에게 책을 바친다는 책은 처음 봐서 무척 독특했다. (이 볼펜은 첫 단편에서 등장인물들을 연결해주는 중요한 물건으로 나오는데, 결국 나도 이 책을 보고 영업당해서 구매해버렸다.) 볼펜 외에도 스테플러, 핸드메이드 필통, 만년필, 더블클립 등 다양한 문구들이 나온다. 주인공들은 이 문구들을 매개로 함께 소통하며 우정을 쌓아나간다. 이 과정이 어색하지 않고 매끄럽게 이어진다. 한부모가정, 다문화가정 등 다양한 형태의 가족들도 나오고 청소년들의 공부와 진로에 대한 고민들도 나온다. 책을 보는 내내 미소가 지어지기도, 또 코 끝이 찡해지기도 하면서 푹 빠져 읽게 되었던 것 같다. 공부, 성적에 한창 예민할 청소년들에게 잠깐 쉬어가라며, 이 책을 꼭 읽어보라고 추천해주고 싶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지원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