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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도망자의 고백
야쿠마루 가쿠 지음, 이정민 옮김 / ㈜소미미디어 / 2022년 7월
평점 :

베스트셀러 '돌이킬 수 없는 약속'으로 유명한 야쿠마루 가쿠의 신작을 읽어보았다. 제목은 '어느 도망자의 고백'. 워낙 글을 쉽게 잘 써서 이번에도 2-3시간만에 360페이지정도 되는 책을 다 읽어버렸다. 카페에 앉아서 읽기 시작했는데 시간가는 줄 모르고 몰입했던 것 같다.
앞날이 창창한 20살 청년이 비 오는 날 술을 먹고 운전을 하다가 한 노인을 치고 달아난다. 사람을 친 것을 인지했으나 너무 겁을 먹은 나머지 도망친다. 하지만 빠른 수사로 청년은 잡히게 되고, 이제까지와는 전혀 다른, 손가락질 받는 처참한 인생을 살게 된다.
이 책은 독특하게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살인사건이 일어나고, 누가 범인인지 추리하는 형식이 아니라 처음부터 가해자가 범행을 저지르는 과정을 자세하게 보여준다. 그리고 그 한명의 실수로 인해 피해자의 가족은 물론, 가해자의 가족까지... 수 많은 피해자가 생겨나고 그들의 인생이 변하고 망가지는 과정을 처참할정도로 사실적이게 보여준다. 가해자는 고통 받는게 마땅하지만, 가해자의 가족들의 인생이 무너지는 과정은 보면서도 참 마음이 아팠다. 만약 내 가족이 실수를 저지른다면 내 인생도 이렇게 고통받는 것일까? 생각하니 뭔가 기분이 오싹하기도 하고 사람의 인생이란 참 알 수가 없구나... 씁쓸한 마음도 들었다.
가해자는 감옥에서 죗값을 치르고 나오지만, 그 이후에도 계속 살인자의 무게를 안고 살아간다. 험난한 그 과정에 잠시 정신을 놓고 나쁜길로 빠질뻔 하기도 하지만 다시 마음을 다잡고 속죄하는 마음으로 남은 인생을 살아간다. 그가 그럴 수 있었던 것은 함께해주는 가족과, 넓은 마음으로 그를 용서해준 피해자 가족이 있기 때문이었다. 사람은 누구나 죄를 짓는다. 하지만 그 죄를 본인이 얼마나 뉘우치는지, 그리고 죄의 무게를 함께 나눠들어주는 사람이 있는지가 인생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참 중요한 것 같다. 쉽게 읽혔지만, 책의 주제가 무거웠고, 사회에 던지는 메세지가 강한 책인 것 같다. 그래서 책을 덮고 나서도 한동안 여운이 가시지 않았다.
속도감 있는 전개에 흡입력 있는 스토리, 깊은 여운이 남는 주제까지. 휴가철 재밌게 읽을만한 소설로 추천한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지원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