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피스트
헬레네 플루드 지음, 강선재 옮김 / 푸른숲 / 202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고등학교 시절 진로를 정할 때 심리학과를 고민했을만큼 예전부터 심리학에 관심이 많았다. 조금만 더 공부를 잘 했더라면 원하던 대학의 심리학과를 가서 상담사가 되었을 수도? 사람들이 내게 고민을 털어놓을 때 조언을 해주진 않지만 공감하면서 얘기는 잘 들어주는 편이다.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 사람의 성향을 파악하고, 어떤 사람인지 정의하는것도 재미있다.

이렇듯 심리학에 관심이 많은 나는 새로나온 책 목록을 쭉 훑다가 "테라피스트"라는 심리스릴러 소설을 보게 되었다. 평소 스릴러 소설을 좋아하는데다, 실제 노르웨이에서 심리학자로 활동하고 있는 여성작가가 집필한 작품이라고 해서 망설이지 않고 바로 읽어보았다.

이 책에 나오는 여주인공은 작가와 마찬가지로 심리학을 전공한 테라피스트(심리상담가)이다. 주로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상담을 하고 있다. 여느날과 다를 바 없던 아침, 남편은 친구들과 주말여행을 떠난다며 일찍 나가고, 주인공은 평소처럼 아이들을 상담한다. 그날따라 전화를 받지 않는 남편... 이상하다 생각했지만 대수롭지 않게 넘겨버렸다. 그런데 갑자기 남편의 친구에게 전화가 오더니 남편이 약속장소에 나타나지 않았다고 한다. 이상하다, 분명 오전에 친구들을 잘 만났다고 음성메세지를 남겼는데...? 그 이후로 남편이 24시간 이상 소식이 없자 주인공은 경찰에 신고를 하게 되고, 그 후 얼마 뒤에 경찰은 외딴 숲속에서 남편의 시신을 발견한다.

남편은 왜 아내에게 거짓말을 했을까? 남편은 왜 살해당했을까? 그리고 분명 집에 주인공 혼자 있는데 자꾸 물건이 사라지고 발소리가 들리는거지...?

소설은 주인공의 1인칭 시점으로 전개가 되는데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무겁고, 침침하고, 우울하다. 주인공의 내면 심리상태가 잘 나타난 것 같다. 남편이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고도 주인공은 슬퍼하거나 오열하는 대신 굉장히 차분한 태도로 일관한다. 그래서 초반엔 책을 읽으며 '혹시 부인이 범인인가...?'라고 생각했는데 그건 아니였다. 여튼 그러한 태도 때문에 경찰에게 용의자로 오해를 받기도 하지만, 결국엔 범인이 밝혀지게 되고 주인공은 남편이 숨긴 추악한 진실을 알게 된다.

책은 전체적으로 좀 두껍지만 글도 어렵지 않고 뒤에 반전도 있어서 꽤 재미있게 읽었다. 하지만 내가 자주 보던 스토리여서 (차분한 아내, 바람피고 있던 남편의 죽음, 복수, 밝혀진 진실? 과 같은) 뭔가 머리를 꽝 맞은듯한 충격적이고 획기적인 느낌은 좀 덜했던 것 같다.

다만 심리학자가 쓴 심리스릴러 소설이라 그런지 주인공과 주변사람들에 대한 자세한 심리묘사가 좋았고 시종일관 차분하고 당당한 캐릭터인 주인공도 멋있었다.

요즘같은 더운 날 뒷골을 서늘하게 해주는 이런 심리스릴러 소설을 읽으며 휴가를 만끽하면 더할나위 없이 좋을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