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을 읽다
서현숙 지음 / 사계절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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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차갑고 깊은 어두운 바닷속으로 배가 가라앉고 있을 때 선장도 탈출하고 경찰도 수수방관하고 있을 때 손내밀고 자신의 구명조끼를 벗어 아이를 살린 선생님이 있었다. 모두가 절망이라고 말하지만 우리가 희망이라 말할 수 있는 것은 그곳에서 찾을 수 있다.


2. 나는 이 책을 읽기 전에 소년원이 범죄를 저지른 나이 어린 사람들이 가는 교도소인줄 알았지 또다른 모습의 학교라는 것을 알지 못했다. 도대체 어떤 사람들이 소년원을 갈까 하는 궁금증은 책을 몇 장 읽기도 전에 사라지고 한 선생님의 국어수업 이야기에 빠지게 되었다. 그리고 어느새 나는 선생님과 함께 독서수업을 초대받아 그 곳에서 책을 읽고 있는 느낌을 받았다. 봄이라는 계절이 다 지나가기도 전에 나는 그 특별한 학교와 선생님, 그리고 아이들의 이야기가 애뜻하고 가슴이 아려 눈물이 나기 시작했다. 나도 '회색 인간'을 읽고 싶다. 나도 김동식 작가를, 탁경은 작가를, 박찬일 쉐프를 만나고 싶다. 같은 책을 읽고 그들만이 아는 아주 작고 친밀한 대화를 하는 그 카타르시스를 맛보고 싶다. 학교에 오래도록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는 내가 꿈꾸던 수업이 바로 이 특별한 학교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부러웠다.


3. 나는 환대를 안다. 19시간 버스를 타고 사막과 고원 협곡을 넘어 더 이상 한 발자국도 뗄 수 없을 정도로 지쳤을 때 나를 위해 따뜻한 수프와 빵을 준비해놓고 촛불을 켜놓은 그때 그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다. 책 속의 아이들은 태어나 한 번도 받지 못한 환대를 책을 들고온 선생님께 받았다. 이 찰나의 기억이 학교를 나와 돌아갈 곳이 없는 아이에게조차도 섬광이 될 것이다. 나는 그렇게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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