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없이 사악하고 더없이 관대한 - 인간 본성의 역설
리처드 랭엄 지음, 이유 옮김 / 을유문화사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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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인류의 기질적 특성에 관한 한 우리는 흔히, 태생적인 기준에만 근거한 성선설이나 성악설 등의 이분법적 접근에 익숙하다. 그러나 어떤생명체건 오직 하나의 기질, 특성으로만 정의될 수 없다는 건 자명한일일 것이다.

그렇다면 저자가 책의 제목에서 드러내고 있듯, 인류 또는 인간의 한없이 <사악>하면서도 더없이 <관대>한 이중적, 모순적 기질의 역설은 어떻게 설명될 수 있는 것일까?
인류의 진화를 통해 나타난 <도덕>과 <폭력성>이라는 이중적 본성은 어떤 이유로, 어떠한 과정을 거쳐 인류에게 극대화되어 획득되어진걸까?

#2
저자는 야생동물 또는 인간에 의해 길들여진 여러 동물들, 소수집단, 기타 사례 등을 옮겨다니며 <스스로 길들여지기>라는 새로운 진화적 개념을 제시한다. 이 개념은 개체나 집단의 평화나 공존 또는 이익을 위해 <반응적 공격에 대항해 (진화적으로) 행한 선택>이다. 그 선택으로 발생한 진화생물학적 특성은 공격성의 감소, 머리의 흰 반점,흰발, 작은 신체-두개골·얼굴·턱·이빨·뇌, 섹스와 번식, 동성애 등 여러가지가 있다. 대표적으로 비교되는 생물종으로는 침팬치와 보노보, 네안데르탈인과  호모사피엔스, 개와 늑대 등이다.

이 지점에 이르면, 사육동물처럼 외부적 요인의 압력이나 영향력이 비교적 없는 인류(호모 사피엔스)의 경우, 어떤 외부적 선택압력이나 내부요인이 작용했길래 상호 모순적이라 할만한 평화적 <길들이기 증후군>과 전쟁으로까지 광포화되는 <폭력>을 극대화해 선택하게 되었는 지가 궁금해질 수 밖에 없게된다.

#3
열쇠를 찾기 위해 먼저 침팬지와 보노보를 비교해가며 야생에서 <스스로 길들이기>된 사례에 대해 탐구한다. 두 종의 폭력성의 정도를 구별짓게 한 주요 요인은 콩고강 북단과 남단이라는 <자연환경>과 그에 따른 <경쟁적vs공존적 공동체 문화의 형성>이 다. 인류의 조상 호모 사피엔스는 공존적 선택을 한 종이다.

그리고 <스스로 길들이기>의 가장 중요한 특징으로, 위에서 잠깐 언급했듯이, <유형화(幼形化)>라는 개념을 제시한다. 이는 어릴 적 종특(종의 특징)을 성인이 되어서도 유지한다는 것이다. 이 유형화는 내부 공동체를 가급적 평화롭고 공존적으로 유지하기 위하누진화적 선택이다. 덧붙여 유대강화와 사회적 놀이로서의 <동성애>, 그리고 폭군과 범법자들을 제어,제거하기위한 <약자적 연대>, <사형제도> 등의 법체계, <옳고 그름>의 가치판단에 대한 진화 등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

진화 과정에서 선택한 이런 개념들 내부에도 얼마든지 폭력성이 있지만, 여기까지는 주로 <더없이 관대한> 인간의 속성에 관한 진화생물학적인 개념들이다. 작은 공동체 규모의 <내부적> 영속성을 담보하기 위한 선택인 것이다.

#4
다음으로는 <한없이 사악한> 속성에 관한 것만 남게된다. 일개 공동체가 외부로의 확장을 원하거나 소규모 집단 간의 이익이 맞아 떨어질 때, 압도적인 힘과 폭력을 행사할 수 있게 해주는 <연합>, 그리고 마지막으로 잔혹하고 냉정하기 이를 데 없는 최고의 폭력 <전쟁>이다. 인간이 이 지구상에서 <가장 강렬하고 선명한 대비의 선과 악>을 한 몸과 마음안에 담고 있는 키메라적 존재임에 지적 구미가 당긴다면, 그리고 더 자세한 이야기와 사례,연구에 대해서 알고싶다면 책읽기를 강력히 권한다.

#5
일다보면 중복되는 사례 제시나 나열 등이 많아 좀 거슬린다. 도표나 도식, 사진이 전무해 이해를 종합해보는 데 어려움을 겪게되기도 한다. 그러나 전체적으로는 종횡무진 흥미진진하다. 마치 무협지처럼 각 종種의 진화적 선택들 사이를 누비며, 인간의 평화성과 잔혹한 폭력성의 양면에 대해 탐구해가는 쾌감을 느낄 수 있는 책이다. <자기 길들이기>와 <연합>이라는 새로운 진화생물학적 지평을 알게해준 리처드 랭엄, 좋은 책을 소개해준 을유문화사에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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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도 평전 - 조용한 혁명가
볼프강 슈라이버 지음, 이기숙 옮김 / 풍월당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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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지휘자이기에 앞서 자유.평등.평화주의자였던 아바도에 대한 오마쥬. 그가 남긴 수많은 명연주 명음반들 속에서이 귀한 평전이 하나의 지침서가 될 것임이 확실하다. 그가 남긴 음악 이상의 감동. 풍월당의 평전들은 그래서 알아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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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베르트 평전
엘리자베스 노먼 맥케이 지음, 이석호 옮김 / 풍월당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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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대하면서도 조밀하며, 그의 장단점, 예술과 일상을 가감없이 잘 조직해낸 평전이 또 있을까. 막연히 병약, 불우했으리란 그의 일생을 그 반대되는 지점에서 다시 바라보게되고, 그 기저에 자리잡고 있는 인간 슈베르트란 프리즘을 통해 그의 음악과 예술혼을 바라보게한다. 아마존 평점도 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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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스러운 탄생을 위한 출산 동반자 가이드 - 자연주의 출산을 생각하는 산모와 동반자가 알아야 할 모든 것
페니 심킨 지음, 정환욱 옮김 / 샨티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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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자연주의 시대입니다. 자연식, 자연농, 자연치유....

우리가 먹고 마시고 쓰는 것들이 자연과는 동떨어짐에서 오는

갖가지 병리현상에 대한 자연스런 반작용이리라 생각합니다.

 

그 가운데 가장 늦게 우리에게 각성된 분야가 출산분야인데요~

평소 자연적인 임시과 출산과 육아에 관심은 있었지만,

50대 중반 그것도 남자의 입장으로 이책을 집어들게 된 이유는

장래에 가족이 될 며느리와 여러 지인들에게 권하기 위해서 였습니다.

 

책읽은 느낌을 한줄로 요약하자면 [깨알같이 친절한 지침서]라는 것입니다.

자본의 논리에 따라 의료기술이 과도하게 개입하고,

임신과 출산과 초기의 육아는 의료진이라 칭해지는 전문가들에 맡겨집니다.

그로 인해 정작 주인공이 되어야 할

출산의 당사자와 배우자와 가족들은 출산이라는 신비에서 소외됩니다.

 

이 책은 제목에도 드러나 있듯

임신 후반 준비기에서부터 시작해, 진통과 출산, 출산 이후에 이르기까지를 다루고 있는

자연스런 출산을 위한 가이드 북입니다.

자연주의 출산이라고 해서 무조건적으로 자연적 출산을 강권하거나 권유하지 않고,

적절하고 합리적인 의료 개입과 둘라(출산보조인)의 역할 등에 대해서도

객관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는 것이

이 책이 가지는 가장 큰 미덕이라 생각됩니다.

 

[가정출산시 필요한 물품]에서부터 [산후우울증 진단법]에 이르는 상세한 여러 체크리스트.

그리고 [한눈에 보는 출산과정], [진통완화법] 등의 여러가지 유용한 표,

[진통과 출산에 도움이 되는 자세와 동작] 등 알기쉽게 그림을 곁들여 정리해놓은 여러 내용들은

출산을 처음 경험하는 모든 이들에겐 크나큰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책의 앞뒷면을 채우고 있는 유명인들의 자연주의 출산에 관한 칭찬들 또한

이 책이 갖는 상세한 정보들에 대한 믿음을 더해주고 있습니다.

덧붙여 앞표지 책갈피에 적혀있는 자연주의 출산 산전교육,

자연주의 출산을 경험한 가족들의 모임, 출산 동반자 양성과 자연주의 출산 교육 등의

관련 싸이트 정보는 정말 귀한 것이라 여겨집니다.

 

출산의 안전을 위해

의료진의 개입을 적극적으로 그러나 최소한으로 도모하면서,

출산의 신비와 환희를

산모와 아이, 그리고 조산사(둘라)와 출산동반자(가족 등) 모두 함께 누리고 맛보기 위한

실천적 지침서로서의 몫을 이 책이 충분히 다 할 것으로 믿습니다.

 

임신과 출산을 앞둔 모든 분들께

이 지침서의 일독을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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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일어나 어디로 향할 것인가 - 문제는 정책이다
스테판 에셀 & 에드가 모랭 지음, 장소미 옮김 / 푸른숲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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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지금 일어나 어디로 향할 것인가

문제는 정책이다

스테판 에셀+에드가 모랭, 장소미

푸른 숲

 

 

 

 

1

 

79쪽의 작고 얇은 책.

이 책은 정갈한 논리나 치밀한 수리, 통계수치들로 채워져 있어

읽는 이들에게

지식적인 쾌감을 선사하거나 인문학적 지평을 새로이 열어준다거나 하는

부류의 책은 아닙니다.

 

이 점은 직설적이며 화두와도 같은 책제목과 더불어

 뒷표지를 장식하고 있는

94세 노옹 에셀의 선언과도 같은 제언들을 봐도 단숨에 알 수 있습니다.

 

 


 

 

 

왜 개혁하고 혁신해야 하는가

민주주의의 위기는 경제 위기로 인해 악화되었고,

이 이중의 위기가 '포퓰리즘'이라는 단어로도 다 설명이 안되는

극우파들의 득세를 가속화했다.

좌파는 그 자체로 위기인데다, 불만을 해소하는 활로가 되지 못했다.

과거에는 몹시 활기찼던 민중의 힘도 이제는 분산되고 와해되었으며,

만연한 무력감과 체념이 곧 분노와 폭발로 변해버릴 위기에 놓여있다.

사회 전반에 걸쳐 다른 사상, 다른 정치가

시급히 요구되는 까닭이다.

 

 

다른 사상, 다른 정치 등을 아우르는

새로운 패러다임 정립의 시급성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프랑스,유럽, 그리고 세계라는 제목으로 쓴 글의 초입부터 등장합니다.

 

 

'인류 전체는 핵무기 확산, 민족적 종교적 갈등 분출, 생태계 파괴,

통제불능인 세계경제의 양면적 흐름, 금권의 횡포,

태고적부터의 폭력과 산업경제적 이해관계 특유의 폭력의 결합이 야기한 치명적 위험을

공통적으로 안고 있다.

20세기에 전체주의의 폭력을 겪고 난 인류는 이제

금융자본주의라는 괴물이 덤벼드는 동시에

갖가지 민족적,국가적,종교적 흑백논리와 광신이 위세를 떨치는 것을 목도하고 있다.

인류는 그 자체로 인간을 인간적인 삶으로 이끌지 못하는

대공황을 일으킬만한 온갖 위기들의 총체에 직면해 있다'

 

 

 

 

2

 

세계 인권선언의 기초를 놓았던 노투사가 일갈하는 바대로 이제 세계는

좌파와 우파, 자본가와 사회주의자, 부자와 가난뱅이로 나누어지는

경쟁과 분열의 체제를 버리고

지향과 지양의 목록을 작성하고 상호 공존협력할 시기에 다다랐습니다.

 

그 공존협력을 이끌어낼 방안은

단순히 어떤 종속에서 벗어나기 위해 폐쇄와 고립을 선택하는 일이 아니라,

세계적 연대와 국가적, 지역공동체적 연대를 도모하는 동시에

지역 고유의 미덕을 회복하는 일임을.

그러기 위해서 그 중심에 있는 정치와 정책에 대해 관심과 사랑을 가져줄 것을

13가지 부분으로 나누어 제언하고 있습니다.

 

 

 

 

 

그가운데 몇가지를 요약해봅니다.

 

 

웰리빙 정책

물질과 재화의 양,개인의 건강과 행복 등에만 초점이 맞추어진 웰빙 대신

자아실현, 사랑, 우정, 공동체의식이 바탕이 되는 웰리빙을 통해

삶의 질과 공동체와의 관계 속에서의 자아실현을 성취해가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연대의 활성화

투쟁을 향한 연대가 아니라 공존과 공생을 위한 연대의 활성화,

박애센터 등을 세워

고립되어가는 개인들, 타인에 대한 우정과 관심을 도모해야 합니다.

콜롬비아의 메데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로의 칸타갈루와 파방-파방지뉴에 조성된 빈민촌 파벨라,

베네수엘라의 카라카스 지역들의 청소년 교향악단의 예를 통해 드러나듯

인간적인 정책, 배려의 정책을 실현해야 합니다.

 

재도덕화

부정부패는 관공서 및 국가, 정치인들을 잠식하고

금권만능의 지배와, 이기주의를 억제하는 일체의 규범악화로 인해

우리생활 전반에도 만연해 있다.

재도덕화는 이윤주의의 후퇴와 연대의 활성화로부터 시작되어야 하고,

우선 공무원들과 사회적 사명을 띤 모든 직업인

즉, 의사,교사,검사,정치인 등의 윤리성을 회복시켜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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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불평등의 해소를 위해서는

특권층과 극빈층의 격차를 감시하는 상임위원회의 설립을 제안하고,

정치인들에게는

'쇄신을 위해서는 해체를 기꺼이 감수하라'고까지 과감히 직언합니다.

무기력과 치명적 체념만을 주입하는 기존의 부패하고 패거리적인 정치말고

윌투리브will-to-live, 살고싶다는 의지와 용기를 심어줄 수 있는 정치의 필요성을 외칩니다.

 

 

 

 

 

 

 

3

 

생산과 노동의 민중들 대신,

기득의 자본과 권력을 이용해 유통과 시스템을 움켜쥠으로써

99%의 민중을 우민화하고 지배하려드는 1%에 대해

각 분야의 정치적 제안을 통한 공존공색의 협력을 제안하는 선언서.

 

'체념과 좌절과 무관심을 떨치고 분노하라'며 일깨웠던 전작

분노하라에 이어 마찬가지로

오랜 경륜과 지혜가 녹아들어 오히려 지극히 평범해보일 수도 있는 문장의 제안서이지만,

그 별것 아닌 것 같아 보이는 단어와 제안들이 보여주는 평범한 가치들의 회복이야말로

우리 사회가 공존공생으로 나아가는 지름길임을

노옹의 형형한 눈빛과 목소리는 분명히 깨닫게 해주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22쪽에 적혀있는 공자의 한구절을 인용합니다.

 

좋은 정부가 통치할 때는 가난이 수치이고,

나쁜 정부가 통치할 때는 부가 수치이다.

공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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