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단편 모음집이라고 해서 전혀 기대하지않았지만 찬호께이 책이니까 샀던 거였는데, 기대보다 50배 정도 만족스럽다. 각종 장르의 종합 선물 세트인데 70프로 이상 하나하나 작품이 충분히 완결성이 있다. 특히 첫작품이 좋았다. 그리고 많은 작품에 슬슬 지쳐갈 때 쯤 나오는 마인 주식회사(?) 이야기가 새로운 활력이 되어준다.각 작품마다 클래식 곡 제목이 부제이자 혹은 표제처럼 붙어있는데, 나는 클래식 음악을 잘 모르기때문에 전부 패쓰했으나 작가가 후기에서 친절하게 하나하나 덧붙여준다. 유독 작가가 감상을 많이 따라붙여 평소라면 작품에 쓴 걸로 됐지 뭘 일일이 설명을 다나 했을 나지만 이 단편집에서는 이것도 또 하나의 마무리 작품처럼 느껴졌다. 다만 중간 한 작품에 대한 붙임곡 설명을 위해 작가가 로맨스를 논하는데, 이사카 고타로가 연애소설집 내는 소리같이 들렸다.
세 번째 이사카 고타로의 책. AX는 최고였고 화이트래빗은 별로였는데, AX가 강렬해서 뭔 내용인지 들춰보지도 않고 그냥 샀다.읽기 직전까지 알고있었던 정보는 표지에 써있던 쌍둥이 이야기라는 것.얄팍한 두께의 책이고 내용도 쉴새없이 흘러가서 책장이 그야말로 술술 넘어간다. 좀 읽다 자겠지 생각했는데 나도 놀랄만큼 빨리 읽혀서 세시간도 채 안되어 완독했다. 작가는 설정이 재미있으면 스토리는 단순해도 되니까 일부러 스토리를 아담하게 만들었다고 하는데, 사실 나는 다 읽고도 옮긴이의 말에서 이 설명을 읽기 전까지 스토리가 단순한 줄 몰랐다. 되짚어보면 뻔하지만 과연 설정이 주는 흥미가 눈을 가려 죄다 신선하면서 개연성있어보인다.리드미컬한 문체가 딱 어울리는, 파란 쫄쫄이에 망토를 두르고 나타나 악당을 무찌르기 전 자신만만하게 포즈를 취하는 변신 히어로같은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