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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마션
앤디 위어 지음, 박아람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8월
평점 :
판매중지
나는 미국 소설을 별로 선호하는 편이 아니다.
작가의 국적으로 호불호를 따지는 게 좀 웃기는 일이라는 건 아는데 내가 본 대부분의 `트렌디한` 미국소설은 섬세한 인물 묘사보다는 마치 영화를 보는 듯한 역동적인 상황 묘사에 더 무게가 실려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소설은 또 대부분 영화화되더라)
이 책도 사실 도입부까지는 비슷한 느낌이었다. 위트니가 표류 생활을 시작하는 부분까지 읽고 정말 지루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타이밍에 영화를 보러 갔다.
영화는 매우 만족스러웠고, 원작에 대한 흥미가 다시 솟아올랐다. 당장 영화 본 그 날부터 책을 이어 읽기 시작했는데 놀라운 것은, 첫부분을 읽을 때보다 훨씬 흥미진진했다는 점이다. 마치 영화가 잘 만들어진 예고편의 역할을 한 것 같았다.
나는 갈증에 시달리는 것처럼 남는 시간마다 책을 읽었고, 도입부만 읽었을 때, 그리고 영화를 보고 나와서 친구에게 전했던 평을 정정할 수 밖에 없었다. (각각 ˝역시 나는 미국 소설이랑 안맞아. 다들 재밌다는데 완전 지루해.˝랑 ˝영화는 완전 재밌어. 역시 나는 미국 소설은 영화로 2차 창작된 걸 더 선호하나봐.˝ 였다.) 심지어 내가 책을 혹평했던 점이 부끄러워질 정도였다. 나는 스토리의 소위 말하는 `아어이다`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인데, 영화는 좀 더 페어리테일스러웠다면 소설에는 그 부분이 훨씬 아다리가 잘 맞았다.
인터넷에 떠도는 `공대생을 위한 개그`의 전문가급 퀼릿이 나온 듯 하다. 나도 어쩔 수 없는 이과생이기에 이러한 판타지에 열광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다음번에 또 이 작가의 책이 나온다면 주저하지않고 구매하게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