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변이가 특정 환경에서 유기체의 적합성을 감소시키는 경우 (…) 이를 유전적 질환이라 부른다. 이런 변이가 다른 환경에서 적합성을 높인다면, 이를 ‘유전적 향상(genetic enhancement)’이라 부른다. 그러나 진화생물학과 유전학을 종합하면 이런 판단은 의미가 없어진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향상이나 질병은 특정 환경에서 특정 유전자형의 적합성을 말해주는데, 환경이 변화하면 이런 단어의 의미도 달라질 수 있다."
여기서도 세계를 가능하면 현실에 충실하게 측정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단순한 비용-편익-계산이 중요하다. 마찬가지로 우리 두뇌를 설계하는 진화에게는 우리가 세상에 대해 갖는 상이 얼마나 현실적인지는 ‘알 바 아니다’.
인식적 비합리성은 아주 정상적이고 평범한 것이며, 결코 병리학적, 즉 망상적 확신이나 취약한 인간만의 특징이 아니다. 진화적 안경을 쓰고 관찰하면 인식적 비합리성은 ‘버그’가 아니라 ‘특징’이며, 오류가 아니라 기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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