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서 시골에 왔습니다
안효원 지음 / 밤나무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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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쓴 글입니다.



나답게 살고 싶다.... 이 짧은 문장이 오래 마음에 남았다. 바쁘게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 '나는 과연 나답게 살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져본 적이 있었기에, 그 물음에 대한 작은 힌트를 얻고 싶다는 마음으로 밤나무출판사의 <아파서 시골에 왔습니다>를 선택하게 되었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아픔을 안고 도시를 떠나 시골로 향한 한 사람의 이야기이다. 몸과 마음이 지쳐버린 상태에서 자연 속으로 들어간다는 선택은 도피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책을 읽다 보면 그것이 오히려 가장 적극적인 회복의 방식임을 깨닫게 된다. 자연은 아무 말도 하지 않지만, 묵묵히 곁을 내어 주며 위로와 응원을 건넨다.


이야기는 중증 근무력증이라는 희귀병을 진단받은 한 기자의 삶의 방향 전환에서 시작된다. 50만명 중 한 명 꼴로 걸린다는 병은 일상의 균형을 단번에 무너뜨릴 수 있는 무거운 현실이지만, 저자는 그 상황을 비관이나 절망으로만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도시를 떠나 귀농을 결심하고, 기자 대신 농부의 길을 택하며 전혀 다른 인생의 장을 연다. 병으로 인해 멈춰 선 것이 아니라, 병을 계기로 삶의 속도를 조절하고 자신을 다시 바라보게 된 것이었다.


농사는 이론처럼 되지 않는다고 그는 말한다. 계획대로만 흘러가지 않는 자연 앞에서 그는 겸손을 배우고, 계절의 흐름에 몸을 맡기며 살아낸다. 논에서 벼를 키우는 일은 단순한 생계 수단을 넘어 자신의 삶을 일구는 과정이 된다. 그는 스스로 우렁이라 부르며 벼농사를 자랑스러워한다. 그 별명 속에는 흙과 함께 살아가는 자부심과 자연을 존중하는 마음이 담겨 있는 듯하다. 바람 소리와 흙냄새, 계절의 결을 섬세한 시선으로 담담히 표현하는 방식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자연 속에서 일하며 몸의 한계를 인정하고, 그 안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가는 태도는 '나답게 산다'는 말의 또 다른 정의처럼 느껴졌다. 완벽해지려 애쓰기보다 지금의 나를 받아들이고,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하는 삶. 그것이야 말로 저자가 말하는 진짜 변화일지도 모르겠다.
<아파서 시골에 왔습니다>는 15년 시골 생활을 부인의 권유로 정리해낸 기록으로 아주 사소한 일상과 솔직한 감정이 담겨 있다. 아프다는 사실을 숨기지 않고, 불안과 두려움을 인정하며, 때로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날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모습은 큰 용기를 준다. 그래서 더 부담없이 페이지를 넘기고, 작은 위로와 응원도 받게 되는것 같다.

<아파서 시골에 왔습니다>는 느리지만 단단한 삶의 기록이었다.
누구나 한 번쯤 답답한 도시를 떠나 자연과 함께 살아가고자 하는 작은 소망을 품어 본 적 이 있을 것이다. 막연한 로망을 화려하게 포장하지 않고, 대신 병과 함께 살아가는 현실, 예상치 못한 불편함, 경제적인 고민, 사람 사이의 거리까지도 담담히 말한다. 그래서 더 진솔하고 믿음이 가는것인가 보다. 도시의 속도에 지친 이들에게, 혹은 예기치 못한 상황 앞에서 방향을 잃은 이들에게 하루를 성실히 살아내는 태도를 보여주는 모습속에 평범한 반복이 결국 자기를 지탱하는 힘이 된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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