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에는 코코아를 마블 카페 이야기
아오야마 미치코 지음, 권남희 옮김 / 문예춘추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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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도교와 호주의 시드니를 배경으로 각각 6편 총 12편의 연작 단편이 실려있다.
코코아를 마시는 곳은 벗나무 가로수 길 끝에 있는 아담하고 정갈한 '마블 카페'란 곳이다.
마블 카페의 주인인 '마스터'는 재능이 있어도 기회를 얻지 못한 사람들을 찾아내어 빛을 보게 하는 모든 이의 마스터.
첫 번째 화자인 마블 카페의 점원이자 점장인 와타루도 마스터가 첫눈에 알아본 인재다.
와타루를 필두로 하여 화자는 계속 바뀐다.
 
 
하나하나가 라이브다. 시행착오를 하고, 몸을 부딪치며 맞는지 어떤지 모르는 정답을 계속 찾아간다. 날마다 쑥쑥 소리가 날 듯이 자라는 아이들. 한 사람 한 사람과 마주하면서 아마 나도 자라고 있을 것이다.

상대를 생각하는 마음만큼은 전해질지 모릅니다. 게다가 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할지 상상하는 것만으로 즐겁기도 하고.

몸시 어려운 일이기도 하고, 아주 간단한 일이기도 하죠. 사랑하려고 마음먹고 사랑하는 게 아니니까. 사랑은 원래 굉장히 자유로운 거잖아요.

붉은 실. 그것은 새끼손가락과 새끼손가락을 잇는 미미한 한 가닥 실이 아니라, 서로의 몸속을 달리는 피를 말하는 게 아닐까. 미리 묶인 선을 손으로 더듬어 당기는 게 아니라, 여러 가지 경험을 쌓아가며 각자의 몸 속에 맥맥이 흐르는 붉은 실을 서로 공명하는 것이다. 그런 특별한 상대를 사람들은 게속 찾고 있을지도 모른다.

생각건대 올바른 겸허함이란 올바른 자신감이고, 진정한 부드러움은 진정한 씩씩함이 아닐까요.

너의 초록색을 구원해주는 사람이 있을 거야. 네가 그리는 것은 '너'이고 '당신'이야. 사람들이 제각기 자기한테 딱 맞는 한 장을 발견할 거야. 더 많은 사람에게 보여줘.

생각해보면 많건 적건 누구나가 누군가에게 그런 존재일지도 모른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우리는 누군가의 인생에 한자리 잡고 있다.

우리는 1초 앞도 모르는 채 살고 있다. 자기 의지만으로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대항할 수 없는 것도 맞은편에서 찾아온다. 그럴 때 끝없이 부푸는 불안은 우리에게 무서운 시나리오를 쓰게 한다. 자기가 만든 스토리인데 마치 누군가가 떠맡긴 미래처럼, 그리고 그것이 이미 정해진 것처럼 우리는 위협받고 있다.

늘 앉으시는 자리 말입니다. 좋아하는 자리에 앉는 것만으로 힘이 날 때도 있잖아요.
 
 
✏당장이라도 시드니행 비행기표를 끊어서 떠나고 싶을 만큼 생생한 시드니의 정서와 풍광에 마음이 동하지 않을 수 없다.
앞 장에 등장한 인물이 다음 장의 화자가 되는 배턴터치 식 구성과 훈훈한 내용에 책장이 술술 넘어간다.
화자가 이어지고, 화자의 지인들이 다른 이야기속에 등장하기도 한다.
등장한 가족이 화자가 되기도 하여 읽다 보면 어느새 미블카페 구석에 앉아서 다른 손님들 얘기를 듣고 있는 기분이든다.
마음이 따뜻해지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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