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의 속도
엘리자베스 문 지음, 정소연 옮김 / 푸른숲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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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의 주인공 루는 전원 자폐인으로 구성된 한 거대기업의 특수분과 A부서에서 근무 중이다. 루와 A부서 직원들은 사내 연구소에서 새로 개발 중인 '정상화 수술'을 받아야하는 강요앞에서 위기에 처하게된다.
자폐가 사라지더라도 과연 나를 나라고 부를 수 있을까? 주인공 루는 자폐가 아니라 자기 자신을 지키기 위한 싸움을 시작한다.
 
 
어둠의 속도는 빛의 속도보다 빠를지 몰라. 빛이 있는 곳에 늘 어둠이 있어야 한다면, 어둠이 빛보다 먼저 나아가야지.
  
어둠은 빛이 없는 곳이죠. 빛이 아직 도착하지 않은 곳이요. 어둠이 더 빠를 수도 있어요ㅡ항상 먼저 있으니까요.
혹은 어둠에는 아무런 움직임이 없을 지도 모르지. 먼저 그 자리에 있으니까. 운동이 아니라 장소로.
어둠은 실체가 아니야. 그저 빛이 없는 상태를 일컫는 추상적인 개념일 뿐이야. 움직임을 가질 수가 없어......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빛도 어떤 추상적인 개념인 셈이지. 그리고 금세기 초에 빛을 멈추기 전까지 사람들은 빛이 운동, 입자, 파동으로만 존재한다고 말하곤 했어.
빛은 진짜야. 어둠은 빛이 없는 것이야.

어쩌면 그는 유감스럽지 않은지도 모른다. 표현할 인정이 없는지도 모른다. 나는 느끼지 않을 때에도 관습적인 말을 하도록 배워야 했다. 그것이 적응하고 함께 어울리는 법을 배운 행동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 책을 '과학소설이지만 한 인간의 여정에 관한 책'이자 '오해받지 않아도 되는 일들이 어떻게 잘못 받아들여지는지에 관한 이야기'라고 했다.
삶을 구성하는 많은 것들은 장애/비장애, 비정상/정상, 어둠/빛, 몰이해/이해와 같은 선명하고 극단적인 선으로 구획되어 있지않다. 우리 모두가 변화의 경계를 정확히 짚을 수 없는 스펙트럼상에서 살아가는 '진짜 인간'임을, 이 책은 말하고 있다.
자폐인과 직접 접하는 기회가 없었던 일상에서 이책으로 자폐인도 똑같은 사람이라는걸 느끼며 찡한 여운이 남겨지는 시간이었다.
이책과 또다른 작가의 책 '잔류 인구'도 궁금해 읽을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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