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테의 수기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41
라이너 마리아 릴케 지음, 박환덕 옮김 / 문예출판사 / 199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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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테의 수기라는 책 제목보다는 라이너 마리아 릴케라는 이름에 먼저 눈이 갔다. 그렇다고 그의 시를 읽어본 건 아니다. 그저 그의 이름을 많이 들어 봤을 뿐이다. 말테의 수기는 내가 처음 접하는 고전이다. 고전이라는 말 때문에 그런지 읽기 전부터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말테의 수기는 시인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가 썼기 때문에 좀 더 쉽게 다가 올 줄 알았다. 하지만 책을 읽어가면서 이런 나의 생각은 무참히 깨져 버렸다. 고전이긴 하지만 소설이기 때문에 편하게 읽으려고 했다. 하지만 책의 문법이 이상하기도 하고 그 내용 또한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 좀처럼 종잡을 수가 없었다. 그나마 작품해설을 보며 고개를 끄덕일 수 있었다. 작품해설에는 ‘이 작품은 흔히 있는 소설과는 달리 정리된 줄거리나 사건은 없다.’라고 말한다. 이 말이 있기에 그렇구나 하고 넘어가게 되었다. 그러면서 이 책의 원서는 어떻게 되어 있는지 궁금하기도 했다. 원서로 읽게 되면 번역에서 느끼지 못한 느낌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 소설은 크게 1, 2부로 되어 있다. 1부는 간단히 말하면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고 2부는 사랑에 대해 이야기한다. 위에서도 말하듯이 어떤 스토리나 줄거리가 있는 내용이 아니다 어디서 이야기가 끝나고 시작되는지 정확하지도 않다. 그렇기에 무엇을 이야기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다만 책을 읽으면서 나의 생각이 머무르게 했던 이야기 적어보려고 한다. 

1부 죽음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병원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이 책을 읽고 병원에 대해 새로운 생각을 갖게 되었다. 이 책은 “사람들은 살기 위해서 이 도시로 모여든다. 하지만 내게는 도리어 죽기 위해 모인다는 생각이 든다.”로 시작된다. 여기서 말하는 도시는 병원이 있다는 것을 말한다. 즉, 병원을 이야기 하는 것이다. 릴케는 병원에 모여드는 사람들을 보고 살려고 하는게 아니라 죽으러 모여드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 부분을 읽고 병원에 대해 새로운 생각을 갖게 했다. 이전까지는 다른 사람들처럼 병원에는 살려고 간다. 하지만 다르게 보면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병원에서 죽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즉 그가 말하는 것이 이게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다. 살기위해 모여드는 곳에서 릴케는 죽음을 봤던 것 같다. 

나의 첫 고전은 무지 힘들었다. 말테의 수기를 읽고도 나의 머릿속에 남는 것은 위에 말한 내용뿐이다. 서평도 어떻게 써야 할지 몰라 다른 분이 쓴 서평을 보니 다른 분도 나와 마찬가지 인 듯 했다. 혹시 고전을 시작하시는 분이라면 말테의 수기는 다음으로 넘기라고 말해주고 싶다. 처음 접하기에는 너무 어려운 감이 있다. 그래도 어찌하든 나의 첫 고전은 띠운 샘이 되었다. 앞으로 여러 고전에 더 신중히 도전해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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