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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ㅣ 원전으로 읽는 순수고전세계
헤로도토스 지음, 천병희 옮김 / 도서출판 숲 / 2009년 2월
평점 :
이 글은 할리카르낫소스 출신 헤로도토스가 제출하는 탐사 보고서다.
그 목적은 인간들의 행적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망각되고,
헬라스 인들과 비 헬라스인들의 위대하고도 놀라운 업적들이 사라지는 것을 막고,
무엇보다도 헬라스인들과 비 헬라스인들이 서로
전쟁을 하게 된 원인을 밝히는 데 있다.
헤로도토스의 역사에는 정말 방대한 역사적 사실들이 통합적으로 잘 정리되어 있다. 바로 그것은 그가 역사에 대한 열정이 얼마나 대단한 것이었는지를 증명한다. 아마도 오늘날에 이러한 책 한 권을 저술한다면 수많은 사람의 자원이 필요했으리라. 하지만 고대에 살았던 그는 스스로 이러한 대단한 일을 해냈으니 그의 업적은 칭찬하지 아니할 수 없는 것이다. 비록 오래전 이야기이지만 나는 이러한 이야기들 속에서 대단한 무엇인가를 발견한 느낌이다. 그것은 우선 역사의 신비로움이 그것이고 다른 것은 인간에게 주어진 한계 같은 것들이다. 아울러 저자가 역사를 서술하는 논점과 철학 그리고 생각이 독자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였으리라고 생각하게 한다.
서두에 인용한 짧은 글은 내가 읽어낸 900페이지를 육박하는 책 전체를 아우르는 말이 틀림없다. 역사는 사람이 만들어내는 시간의 흔적이므로 기념할만한 하며 누군가는 그러한 유물을 간직해야만 했던것인데, 그 이유는 인간의 역사를 통해 우리는 더 좋은 미래를 만들 수 있으리라는 기대 때문일 것이다.
아울러 이 책을 읽으며 전쟁이 갖는 의미는 무엇일까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우선 전쟁은 누군가의 "생각"에 의해 시작된다는 것을 발견했다. 어떤 경우에는 비중있는 사건이 또 어떤 경우에는 사소한 사건이 수많은 사람들의 일생에 영향을 미치는 전쟁을 탄생하게 했으니 이는 가만히 생각하면 할수록 기이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누가 전쟁을 이기게 하는가. 이 또한 나는 "생각"으로서 승리하게 된다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전쟁이 개인의 "생각"에서 비롯되듯이 전쟁의 승패도 개인의 "생각"으로 규정되어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여기서 말하는 개인이라함은 지도자를 말하는 것으로서, 그 지도자의 "생각"을 통해 국가와 국민의 미래가 결정된다는 사실이 이 책을 통해 내가 깨달은 바이다.
헤로도토스의 역사는 그 시대 그 지역의 전쟁사다. 그렇다면 오늘날은 과연 어떤 전쟁이 있을까? 오늘날에는 헤로도토스식의 전쟁은 없으리라고 본다. 그러나 다른 전쟁이 또한 존재하고 있다. 그 시대의 사람들은 자기 나라의 전쟁을 경험하며 고통스러워했지만 우리시대에는 우리시대의 전쟁을 통해 고통을 받고 있다. 역시 전쟁은 돌고 도는 것이며 그 전쟁을 통해 인간은 끊임없이 고통을 받고 살아간다. 그래서 이 책은 과연 오늘날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된다. 비록 전쟁의 양상은 바뀌었지만 여전히 우리는 전쟁과 같은 상황에 노출되어 있다.
끝으로 나는 이 책에서 인간의 잔악성을 보았다. 물론 그러한 역사적 사실이 나의 관심을 끌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관심이후에는 참담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어떻게 인간이 이럴 수 있을까? 이것이 인간의 타락이나 인간의 죄성의 증거란말인가. 하여튼, 나는 이 책속에서 상상조차할 수 없었던 인간의 잔악성을 보며 놀라움을 금치못하였다.
헤로도토스의 역사는 정말이지 읽기만해도 생각이 열리게 해주는 책인듯 싶다. 수많은 사람들이 출현하고 또 수많은 역사적 증거들이 나열되어 있으며 그 속에 흐르는 인간의 면면이 나로 하여금 생각의 깊이를 더하게 하였다. 역시 고전이 고전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따로 있었다. 힘겨운 책읽기 이지만 이러한 개인의 유익 때문에 나는 다른 고전을 손에 넣으려고 준비한다.